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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 - AI 시대를 설계한 가장 논쟁적인 CEO의 통찰과 전력
키치 헤이기 지음, 유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의 원제목은 <The Optimist: Sam Altman, OpenAI, and the Race to Invent the Future>이다.
실리콘밸리 생태계나 벤처 투자 그리고 스타트업 세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지금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왜냐하면 세상을 바꾸고 있는 AI의 창시자인 샘 올트먼에 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길수록, 기대감은 점차 피로감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샘 올트먼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준 수많은 인물들의 등장과 그들 그리고 그 당시 미국에 대한 이해가 짧은 제게 빠른 전개는 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의 홍수와 낯선 생태계 속의 방황
이 책은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키치 헤이거가 250번 넘는 인터뷰를 통해 샘 올트먼이라는 인물을 파고든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방대한 인터뷰 내용이 담겨 있어 풍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이 생태계가 낯선 독자에게는 그 인터뷰 내용 중심의 전개 방식이 큰 장벽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인물의 이름이 연이어 등장하고, 그들의 발언과 행적이 빠르게 이어집니다. 누가 누구인지, 어떤 관계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다음 인물이 등장하고 새로운 사건이 전개되는 식이죠. 마치 거대한 실리콘밸리 파티에 초대받았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쉴 새 없이 오고 가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샘 올트먼의 생애에 참 많은 주변 인물이 등장했고, 그들에 대한 설명이 쏟아져 나오는데 각각의 인물이 이 복잡한 생태계에서 어떤 위치에 있고 왜 중요한지 충분히 이해하기는 다소 어려웠습니다.
피로 속에서 만난 한 줄기 빛: GPT의 놀라운 성장 스토리
책의 초반부와 중반부를 힘겹게 헤쳐나가던 중,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이야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2019년부터 2024년까지 OpenAI의 GPT가 어떻게 성장했는지에 대한 상세한 스토리는 저에게 엄청난 흥미를 안겨주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인공지능'이라는 것이 실제로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눈앞에 나타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이죠.
책은 OpenAI가 GPT 모델들을 어떻게 개발해왔는지, 초기 GPT-1의 한계부터 GPT-2, GPT-3를 거쳐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GPT-4에 이르기까지의 기술적 진보와 그 과정에서의 도전들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처음에는 제한된 성능을 가졌던 모델이 어떻게 점점 더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는 능력을 키워갔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시행착오와 돌파구가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저처럼 기술 문외한인 사람에게도 충분히 이해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GPT의 폭발적인 대중화 과정과 그로 인해 전 세계가 AI의 잠재력에 주목하게 된 계기, 그리고 샘 올트먼이 이 과정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는지에 대한 묘사는 책의 앞부분에서 느꼈던 피로감을 싹 잊게 할 만큼 강렬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아, 이게 바로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AI 혁명이구나!" 하고 무릎을 쳤습니다. 복잡했던 실리콘밸리의 인물 관계나 투자 생태계는 잠시 잊고, 순수하게 기술 발전의 경이로움에 매료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마치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마치며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은 실리콘밸리와 벤처 투자 생태계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에게는 다소 불친절하고 빠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초반의 피로감은 분명 존재하지만, OpenAI의 GPT가 겪어온 놀라운 성장 스토리에 이르면 그 모든 어려움이 보상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샘 올트먼이라는 한 인물의 삶과 야망을 통해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으며, 어떤 중요한 질문들에 답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임은 분명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인물 정보(?)의 과부하와 낯선 환경에 대한 피로감을 느꼈지만,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의미를 던지는 책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특히 GPT의 발전 과정을 상세히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앞부분의 어려움을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으나,
솔직한 생각을 담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