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말하기 수업 - 사람을 설득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말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테리 수플랫 지음, 정지현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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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책을 고를 때 '그 책을 왜 읽고 싶은지?'를 생각한다. 신기하게도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이나 호기심이 특정한 책을 선택하게 만든다.


나는 중학교 때까지 대중 앞에 나서는데 크게 긴장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발표 수업을 크게 망친 이후로 '말하기'는 나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직장 생활에서도 두세 명이라도 모인 자리라면 나는 곧 긴장하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잠기고, 말은 빨라지며 등 뒤에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말해야 할 상황은 지금까지 삶을 살며 언제나 존재했었다. 운이 좋으면 피했고, 그렇지 않은 상황은 소극적인 자세로 꾸역 꾸역 상황을 넘겨왔다.


매 순간 '이번엔 발표 안 하게 해주세요.'라고 빌었고,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하는 순간은 긴장된 채로 제대로 된 발표를 한 적이 없었다. 그 결과 '말하기'는 계속해서 나에게 멀어져만 가고 있었다.


<백악관 말하기 수업>은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8년 내내 그의 연설문을 작성해 준 '테리 수플랫'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다. 오바마는 재임 기간 중 훌륭한 연설을 많이 한 대통령으로 손 꼽힌다. 이 책은 그런 멋진 연설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원고를 쓴 사람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커졌다.


작가는 연설문을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대중 앞에서 긴장하지 않고 말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그것도 오바마라는 인물이 평소 '말하기'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과 실제로 본인이 하는 방법들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듣고, 바라본 입장에서 독자에게 전해주고 있었다.




말하기가 두려운 이유


대중앞에서 말할 때 긴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이유를 인간 생존 본능에 근거해서 설명한 내용에서 근본적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서 안전, 사랑, 소속감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거절은 생존에 치명적이었어요. 가족이나 부족에서 쫓겨나면 곧바로 늑대 무리에 던져지는 셈이니까요. 말 그대로 목숨을 잃을 수 있었죠." 그의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말이 듣는 사람들에게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말하기를 피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됐다.




나만의 이야기를 하라.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내게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우리는 말하기를 제안받을 경우 끊임없이 마음속의 의심의 목소리에 시달려야 한다.


하지만,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말한다면 어떨까? 세상 그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고, 그 이야기를 할 때는 생기가 도는 그런 이야기들 말이다. 그 이야기를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자신 있고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위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백악관 말하기 수업>>에는 말하기를 잘 하기 위한 다양한 노하우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상투적이지 않고 실용적인 실천 방안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말하기'라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게 이 책을 읽는 나에겐 최우선의 과제였다. 그리고 찾은 힌트는 '나만의 이야기'였다.


물론 직장에서 업무 보고할 때 상사한테 한 소리 들으려고 나만의 이야기를 하느냐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속마음을 직장 상사에게 하라는 말이 아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을 만들라는 뜻이다. 수동적으로 준비해서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되지말고, 보고 내용을 속속들이 이해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스토리'를 전해야 한다는 말이다.




마치며,


작가 테리 수플렛은 지난 8년 동안 오바마의 곁에서 그의 연설문을 만들어준 사람이다. 연설문을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말하기'에 관한 오바마의 철학을 가장 많이 배운 사람이라 생각한다.


대통령의 연설문을 만든 사람이기에 그가 매우 특별한 사람 아닐까 생각한다. 예상외로 그는 매우 내성적이고, 말하기를 무척이나 두려워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는 오바마의 대부분 연설장에 따라갔고, 그가 청중과 공감하는 과정을 현장에서 보고 배워왔다.


한국어 제목으로 <백악관 말하기 수업>이라 되어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보다, 그 능력을 한 단계 높이고 싶은 독자에게 어울리는 책처럼 비칠 수 있다. 이 책의 원제목은 'Say It Well'이다. 어디에도 White house(백악관)이라는 단어는 들어있지 않다. 그러니 말하기에 두려움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실체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찾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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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 CEO의 서재 45
아키모토 유지 지음, 정지영 옮김 / 센시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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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지만 답을 알 수 없었던 질문, '왜 성공한 사람들은 미술관엘 갈까?', '왜 부자들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을까?'의 힌트를 찾길 바라는 기대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에는 떠나지 않는 이미지가 하나 있었다. 그건 무한상사에 등장한 GD가 가지고 나온 팝아트였다.


(찾아보니) 로베로 브리또라는 브라질 팝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으로 무식함이 콘셉트인 무도 직원들은 이 예술품을 '뱀이다 뱀'하며 예술과 유머의 경계선에서 유쾌함을 전했다.


티브이 속 유명인들의 거실 벽에는 그림이 걸려 있거나, 조형물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일까, 그냥 예뻐 보여서 소장하는 걸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예술에 대한 나의 수준은 딱 무한상사 속 멤버들 수준이다. 작품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단지 '보이는 대로' 받아들이는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 내 주변에 로베로 브리또의 팝 아트를 가진 사람이 있었다면 나 역시 '귀여운 뱀이네'라고 말했을 것이다.


영화 속 갤러리는 멋진 정장이나 우아한 드레스를 차려입고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격식이 필요하고, 돈이 많은 사람이 입장할 수 있는 곳으로 비쳤다. 영화 속 간접 경험의 영향일까? 나에게 미술관이나 갤러리는 특별한 사람들만 가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 입구에는 마치 '예술을 모르는 사람은 들어오지 말 것'이라고 적혀있는 것 같았다. 고정관념 속 출입제한 문구는 들어가면 창피당할 거야. 그러니 자존감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어라고 항상 말하곤 있었다. 정말 그런 걸까? 책 덕분에 예술가란 어떤 사람들인지, 예술의 발전 과정 등을 이해하며 내 고정관념에 작은 균열을 만들 수 있었다.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에서 '예술가'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인지 이해할 수 있는 건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됐다. 그들은 특별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맞긴 하다. 어느 영역이나 그렇듯이 특별함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은 0.000001%의 소수다. (없다고 부정하진 않겠다.)


예술품을 탄생시키는 아티스트들은 '예술'이란 영역에서 부단한 노력으로 자신만의 감각, 세계관을 키워온 사람들이라고 이해해야 했다. 아티스트는 '예술' 분야로 자기 감각을 계속 단련시켜 예술적인 직관이 뛰어난 사람들이다. 이는 다른 분야에서 과업을 이룬 사람들의 성장 방식과 기본적인 속성은 같았다.


그들은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자신이 믿는 바를 실현하기 위해 실행과 실패를 무수히 반복한 사람들이다. 나아가는 방향을 항상 주시하며 무뎌진 정신을 다듬었고 예리하게 만들어 직관을 강화한 결과 사고를 확장하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해 내지 못한 것들 만들거나, 이뤄낸 것이다.


우리 두뇌는 평소에 절전모드에 있다. 왜냐하면 위기 상황에 대응하려면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뇌의 특성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도보다는 익숙함을 추구하고 안정감을 유지하려 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상태는 사고를 굳어지게 만든다는 단점이 있다.


약육강식의 원리가 적용되는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면 금방 경쟁자에게 추월당할 것이다. 그래서 사업가나 기업의 리더들은 항상 혁신적인 생각으로 시장을 앞서나가려 노력해야 한다. 즉, 리더들은 미술관에 가는 이유는 고정 관념에 갇히려는 머리를 계속 말랑말랑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미술관에서 간다고 자연스럽게 유연하고 혁신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미술관에서 마주하는 작품들은 하나의 촉매제일 뿐이다. 바로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움을 주는 촉매제라는 뜻이다. 미술품이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아티스트들이 탄생시키는 예술품이 곧 고정 관념을 벗어난 사고로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며,


연애하던 시절, 인사동이나 홍대에서 가봤던 작은 갤러리들. 그때의 감정은 솔직히 '재미없다'에 가까웠다. 물론 지금 미술관에 간다고 해서 큰 감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라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내 생각은 조금은 바뀌었다.


추상적인 '자아실현'이라는 단어가 아티스트들에게는 구체적인 삶의 목표라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그 결과를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모습이 '성장'을 갈망하는 내 모습과도 닮아있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또한 책을 통해 마르쉘 뒤샹의 '샘'으로 시작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 속 작가도 현대 미술은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하지만, "어렵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것"이라고 덧붙인 문장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세상은 늘 그래왔지만, 지금처럼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미술이라는 분야를 통해 아티스트들이 자신이 믿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는 바로 '삶에 대한 주체성과 적극성'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미술관이 단순히 작품을 보는 곳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를 조용히 이야기해 주는 공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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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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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책이라고 하면 으레 딱딱한 공식과 복잡한 문제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맷 파커의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원제: Love Triangle: The Life-changing Magic of Trigonometry)>는 이러한 편견을 유쾌하게 뒤집어 놓았다.


이 책은 제목에서 풍기는 낭만적인 분위기와는 달리, 우리의 삶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삼각법의 경이로움을 탐험하는 흥미진진한 여정을 선물해 줬다. 또한 저자는 'Humble Pi'와 같은 베스트셀러로 이미 수학을 대중에게 친근하게 만든 검증된 스토리텔러로 이번 책에서도 삼각법의 역사와 응용 방법을 유머와 기발한 일화들로 들려줬다.




삼각형이 그려온 문명의 궤적


맷 파커는 삼각법이 어떻게 고대 문명의 초석이 되었는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건설할 때 사용했던 줄과 매듭, 그리고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별자리를 관측하며 삼각형의 규칙을 발견했던 과정이 마치 흥미로운 역사 소설처럼 펼쳐진다. 이 책은 수학적 발견이 단 한순간의 영감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당시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시행착오의 산물이었음을 생생하게 보여줬다.


또한 단순히 과거를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기술에 어떻게 쓰이는지도 설명하며 삼각형이 우리 삶의 일부분이라는 점도 설명한다. 현재는 모두가 당연하게 GPS 기반의 내비게이션,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 그리고 복잡한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하는데, 이 모든 게 삼각법이라는 단순한 원리에 기반하고 있었다.


삼각법으로 '돼지 폐사시킨 한 열기구 사고'와 같은 이야기는 과학적으로 억울함을 풀어준 사례로 수학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의도된 편안함, 수학자 맞아?


책을 읽다 보면 그의 문체에서 '수학자 맞아?'라는 질문이 생기게끔 그는 매우 유쾌한 사람이었다. 개인적인 고정 관념이겠지만, 수학자라면 근엄하고 미간에 주름이 있는 얼굴이 떠오른다.


반면 맷 파커의 문체는 자유로웠고, 친구와 대화하듯 편안한 어조로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피타고라스는 '수학계의 비욘세'와 같다"라는 비유처럼, 독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유머와 중간중간 삽입된 배 나온 맷 파커의 이미지는 잠시 '풋'하고 웃어줄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했다.


또한, 어려운 개념을 설명할 때도 일상적인 예시들이 적절히 활용되어 있기에 읽는 동안 길을 잃지 않고 그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었다. 때때로 그의 넘치는 열정이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곧 수학에 대한 그의 에너지 발산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마치며,


'Love Triangle'은 수학에 관심이 많은 독자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에 수학을 어려워했던 사람들에게도 도움 될 책이라 생각한다.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은 수학이 단순히 시험 점수를 위한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인류의 지성과 창의성이 응축된 살아있는 지식임을 깨닫게 해줬다. 삼각형이라는 가장 단순한 도형이 어떻게 우리의 세계를 지탱하고 있는지에 대한 맷 파커의 깊이 있는 통찰은 독자에게 수학에 대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용기를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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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매니지먼트 - 무의식을 내 편으로 만드는 궁극의 뇌 사용법
아키마 사나에 지음, 오시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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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서적을 좋아한다. 나에 대해 모르던 사실을 하나씩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깨달음은 필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우연히 발생하기에 뇌 과학 책을 읽을 때는 '이번에는 어떤 깨달음을 얻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브레인 매니지먼트> 책 표지에는 '무의식을 내 편으로 만드는...'이라는 문장이 있었다. 과학적으로 두뇌의 메커니즘이 하나 둘 밝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부분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고 '무의식'이라는 단어로 포장되어 있다. 미지의 무의식을 내 편으로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겠다고 말하는 게 다소 과장스럽지만 지적 호기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두뇌를 쓴다'는 무슨 뜻일까?


책에서는 말을 타는 사람을 비유해 말에 고삐를 씌워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듯이, 우리 무의식에도 고삐 같은 걸 씌우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고삐를 씌웠지만 말에서 떨어져 말에 끌려다니는 나쁜 케이스도 있다!


대부분의 일상적인 행동은 습관이나 무의식적인 반응으로 이루어진다. 이는 뇌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반복적인 행동을 '시스템화'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걷기나 운전처럼 익숙한 행동은 크게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시스템화된 행동은 일상을 효율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개인의 발전과 적응력을 저해하고 무의식적으로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익숙한 패턴만 반복하기에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도전할 기회 자연스럽게 피하게 된다. 또한 뇌의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반사적인 행동이 습관이 되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남을 따르거나(부화뇌동), 과거의 실패한 패턴을 반복할 가능성이 커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체성을 잃는다는 데 있다. 자신의 행동이나 선택에 대해 '왜 그렇게 행동했지?'라고 의문을 던지는 과정이 사라지게 되면 스스로를 돌아보고 개선할 기회를 놓치고, 삶의 만족도와 의미를 찾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무의식에 고삐를 씌운다는 두뇌를 쓴다는 의미로 단순히 지식을 기억하고 계산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분석하며, 창의적인 생각을 만들어내는 능동적인 과정이다.




주의 대상 1호는 뇌의 절전모드


진화론적 관점에서 볼 때, 뇌는 인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만 사용하고, 위기 상황이나 새로운 위협에 직면했을 때만 최대 효율로 가동되도록 진화했다. 이는 에너지가 부족했던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중요한 전략이었기 때문이다.


뇌의 절전 모드는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는 대신, 단순하고 익숙한 방식으로 상황을 판단하게 만들었다. '꼬리표 달기'는 바로 이러한 과정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뇌는 낯선 정보나 사람을 만났을 때, 일일이 개별적인 특성을 분석하는 대신, 기존에 저장된 범주에 넣어버린다. '저 사람은 A 집단에 속해', '이런 상황은 B 유형에 해당해'와 같이 딱지를 붙이는 것이다. 이러한 단순화는 세상을 '옳고 그름', '우리와 그들', '선과 악'처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사고방식으로 이어진다. '차이'를 있는 그대로의 '다름'으로 인정하고 존중하기보다는, 내가 속한 범주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해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런 방식은 에너지를 아껴주지만, 동시에 유연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방해한다. 즉, 두뇌를 쓰지 않는 상태를 유지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변화하기 위한 노력


두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절전 모드를 벗어나야 한다. 절전모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저항 요소를 이겨낼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의지력도 한계가 있다. 모든 일을 하는데 많은 의지력이 필요하다면 곧 원상태로 회귀하게 될 것이다.


그보다는 저항의 수준을 낮추는 게 더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개인과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 중 나에게 적용하면 좋을 것들만 추려봤다. 우선은 '있는 것 찾기'라는 삶의 긍정적인 요소를 재구성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것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이미 내가 가진 것들 중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아내고 인식하는 연습입니다.


예를 들어, 퇴근길에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보기보다는 '오늘 날씨가 좋네', '저 꽃 색깔이 예쁘네'와 같이 주변의 사소한 것들을 관찰하면 뇌가 외부 자극에 대해 단순히 반응하기 보다 의식적으로 탐색하는 활동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너무 거창하면 시작하기 뇌는 (혹은 무의식) 큰 저항을 느낀다. 따라서 '의식적'이지만 '작게' 시작하며 무의식을 조금씩 변화시키는 것이다. 나는 이를 일상적인 루틴에 녹여 많은 부분을 변화시킨 사람들을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의식이 알아채지 못할 만큼의 작은 시작을 매일 반복해 그 크기를 키워 무의식에 영향을 준 사람들이었다.


또 하나 주체성 깨닫기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활용해 볼 필요가 있었다. 주체성 깨닫기는 자신에 대해 깨닫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했다. 자신의 무의식적인 행동 패턴이나 습관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어떤 상황에서 내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등을 기록하거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행위다. 이는 뇌의 '자동 반응' 시스템을 인지하고 멈춤의 과정으로 내가 가진 생각과 행동을 주체적으로 통제하는 첫걸음이 된다.




마치며,


이 책은 뇌를 그저 사용하는 기관이 아닌,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변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제시한다. 무의식은 우리를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편리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자유로운 사고와 주체적인 삶을 방해하는 '절전 모드'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브레인 매니지먼트》가 말하는 것은 뇌의 절전 모드를 해제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삶의 주인이 되는 방법이다. 거창한 의지나 큰 노력이 아니라, '있는 것 찾기'처럼 주변을 의식적으로 관찰하고, '작은 시작'을 통해 무의식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금까지 무의식이 이끄는 대로 살았다면, 이제는 당신이 무의식에 고삐를 씌우고 삶의 방향을 직접 조종할 차례이다. 뇌의 잠재력을 깨워 당신만의 주체적인 삶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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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생의 수학 공부 - 읽다 보면 저절로 개념이 잡히는 놀라운 이야기
김승태.김영인 지음, 최영수 감수 / 위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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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수학'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사칙 연산만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학'이란 과목의 의미는 시험 점수를 위해 공부했던 딱딱한 과목이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생활 속에 수학의 많은 요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기존의 딱딱한 수학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수학을 알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겼다.


<문과생의 수학 공부>는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충분한 책이었다. 함수, 기하, 확률과 같은 수학적 요소들이 우리 생활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많은 생활 속 수학을 사례를 알려주기에 하나하나를 자세히 이해하는 데는 지면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미분을 활용하는 3D 캐릭터 작업


매주 애니메이션을 한 편씩 본다. 과거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은 변화하는 보여주기 위해 한 장 한 장 그려내어 연속된 모습이 하나의 영상으로 완성되었다. 즉, 사람의 손이 무척이나 많이 가는 작업이었다.


디즈니, 픽사는 3차원의 애니메이션을 많이 만든다. 3D 영상은 2D에 비해 매우 부드럽게 동작이 연결된다. 바로 프레임의 개수의 차이다, 프레임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드럽게 동작이 연결되는 것이다. 과거에는 프레임을 인력으로 한 장 한 장 그려야 했으나 3D로 넘어오며 '미분'을 활용해 캐릭터 작업이 이뤄졌다는 사실이 신선했다.


"토이스토리에서 스티브 잡스는 미세하게 다른 그림을 빠르게 넘기는 방식으로 움직임을 표현하였던 기존 방식과 달리 그가 영입한 수학자들은 작가들이 그린 그림을 미분 공식으로 수식화하기 시작했다. 수직화된 그림은 크기가 커지거나 동작이 달라져도 선이 어떻게 이어질지 예측이 디기 때문에 미분을 활용하여 하나의 그림만으로 다양한 크기의 움직임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건축물에 적용되는 기하의 원리


타원은 두 고정점에서의 거리의 합이 일정한 점들의 자취하고 한다. 학창 시절에 배웠을 텐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아무튼 <문과생의 수학 공부>를 통해 정의를 다시금 알게 되었다. 거리의 합이 일정한 타원의 두 고정점을 타원의 초점이라고 부른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런 타원의 원리가 적용된 유명한 장소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인데 속삭이는 회랑이라는 신비의 장소로 유명하다. 신비의 장소라 불리는 데는 타원의 원리가 있었다. 이 안에서 먼 거리의 타원의 초점에 있는 두 사람은 그보다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말보다 더 잘 들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타원의 두 고정점으로 모든 파동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마치며,


<문과생의 수학 공부>는 6개 챕터에서 각 챕터의 주제마다 실생활에 적용되는 수학 원리를 소개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모르고 지나쳤던, 또는 어슴푸레하게 당연히 그러겠지라고 생각했던 사물, 현상, 구조 속에 수학의 원리가 넓게 퍼져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책 속에서 너무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어 모든 내용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수학 공식을 학문적으로 이해하려 들기보다, '이런 수학 원리들이 사용되었구나!'라고 감탄하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런 감탄의 과정을 겪으며 책장을 덮으면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이 전보다는 넓어질 거라 생각한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언이 있다. 이 책이 여러분들께 그런 시작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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