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젊음의 프레임에 갇혀 있던 미용 치료의 진짜 정의를 환자들을 통해 새로이 배우게 된다. 피부과 의사가 점 하나를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의사로 산다는 건 두 종류의 긴장을 숙명으로 안고 가는 일이다. 하나는 시술대 앞에서 긴장이다. 레이저를 쏘기 전, 주사를 놓기 전, 손이 떨리지 않도록 숨을 고르는 순간의 긴장은 경험이 쌓이면서 조금씩 옅어진다.
그런데 또 다른 긴장은 세월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진다. 진료실이 열리고 환자가 자리에 앉을 때, 무엇을 보여주려고 소매를 걷거나 말을 내밀 때, 환부를 보면서 엄습하는 긴장이다. 그래서 피부과 의사는 늘 의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수십 년 동안 같은 진료를 반복해도 ‘혹시’를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점 하나를 보면서도 조직 검사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애매한 병변 하나를 보면서도 대학병원으로 보내야 할지 망설인다.
혹시 과잉 진료가 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면서도, 반대로 혹시 놓치는 것은 아닐까 더 깊게 고민한다. 백 명 가운데 아흔 아홉 명이 괜찮다고 해도 단 한 명을 놓치는 순간, 그 결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부지런히 학회에 참석하고, 논문을 읽고, 새로운 진단 기준을 공부한다. 진료 경력이 쌓일수록 모든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놓치면 안 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절실히 깨닫게 된다.
그래서 저자의 진단을 의심하고 또 의심할 수밖에 없다. 먼 지역에서 우리 병원까지 내원하던 60대 남성 환자가 다시 찾아왔던 그날처럼 말이다. 좋은 피부과 의사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레이저를 잘 쏘고 시술을 잘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남들이 지나칠 수 있는 작은 신호를 끝까지 놓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의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역할인지도 모른다.
저자들은 부부이고 함께 병원을 운영하고 함께 책을 쓰고 함께 일을 해서 너무 좋을 것 같다. 잡티나 지루성 두피염을 해결하는 건 이 책을 보고 의사를 잘 찾아가야 하는 것 같다. 이 책을 보고 개인이 직접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안 나온다. 저자가 우리의 마지막 피부과 의사가 될 수 있을만큼 정성을 다한다는 얘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