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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난바다
김멜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김멜라 / 리듬 난바다
파도처럼 반복되는 사랑과 구원의 리듬
리듬 난바다는 #김멜라 작가가 주간 문학동네 연재를 바탕으로 새롭게 다듬어 출간한 장편소설로,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 사랑과 미움, 그리고 욕망의 움직임이 점차 농도 짙게 번져나감을 보여준다. 최근 여러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독자와 평단의 주목을 받은 김멜라의 성취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이다.
남쪽에는 붉고 우람한 침식 바위가, 북쪽에는 옥녀산이 솟은 바닷가 마을. 그곳에서 #딸기농장 을 운영하는 젊은 농부 을주. 매일 어야끈을 한 #도베르만 오복이와 함께 해변을 산책하는 것을 가장 큰 기쁨으로 여긴다.
그런 을주의 시선을 사로잡은 인물, 바로 옥녀산 삼층집에 사는 비밀스러운 외지인 둘희. 둘희는 재작년 절벽에서 한 남자가 추락사한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는 소문 속 인물로, 마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하얗고 둥근 얼굴에 알 수 없는 사연을 품은 듯한 둘희에게 을주는 알 수 없는 끌림을 느꼇고 을주는 몇 차례 우연히 둘희와 마주치며, 조금씩 마음이 그녀에게로 기울었다.
서로의 존재를 의식한다 생각 했지만, 둘희가 돌연 을주를 완전히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며 혼란 속에서 방황하다가 마침내 결심한다. 둘희가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겠다고.
시점을 옮겨가며 둘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옥녀산 산마루에 자리한 한 사무실, 그곳에서는 #카메라 앞에 앉아 시청자들의 욕설을 그대로 받아내는 기묘한 방송이 진행된다. 익명의 시청자들은 분노와 혐오를 마음껏 쏟아내고, 출연자는 그 모든 욕을 온몸으로 감당한다.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욕받이 백신으로 #면역력 을 키운다”는 것이 방송이 내세우는 명분. 욕을 견딘 대가로 상생 지원금을 제공하는 곳으로, 노둘희는 이 인터넷 방송 <욕+받이>의 팀장으로 대표 한기연과 일하고 있다. 둘희의 과거 14년 전, 영화 <더없이 오래 사는 따개비>를 통해 한기연이라는 감독에게 깊이 매료되어 연인사이로 발전 되었다.
스캔들과 표절 논란으로 늘 세간의 도마 위에 오른 인물 한기연. 결혼한 #국회의원 과의 불륜설부터 데뷔작의 표절 의혹까지 온갖 비난이 쏟아졌지만, 둘희는 그 논란 너머에 숨어 있는 진짜 예술을 발견했다.
세 사람의 관계는 바다와 달처럼 서로를 끌어당기고 밀어내며 미묘한 균형을 만들었다. 그 감정의 결은 물결처럼 계속 반복되며, 파괴와 재생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처음엔 잔잔한 물결처럼 시작되지만 어느 순간 인물들의 감정이 한꺼번에 덮쳐오며, 독서 내내 내가 거대한 파도 속을 지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01p 오래된 기억일수록 더 자주 마음속으로 되뇌이므로 기억이라기보다 이야기에 가까워진다.
135p 사람들은 '한 사람의 사정'이라는 거추장스러운 껍질을 재빨리 벗겨내고 당장 입에 넣어 달콤하게 소비할 수 있는 거짓말을 원했어.
146p 난 괜찮아요. 걱정하지 말아요. 사랑은 취미 삼아 하는 거죠.
#문학동네 @munhakdongne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