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서의 명상
앤 스완슨 지음, 심태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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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전문가 수업을 통해 명상에 본격 입문하고 나서 한동안 명상 행위에 빠져 살았던 적이 있었어요. 다만 단기 활동에 그쳐 습관으로까지 형성되지는 않아 아쉬움을 느끼곤 했어요. 시그마북스에서 “일상으로서의 명상”이라는 제목으로 번역서가 나왔다고 하여 그럼 이참에 한번 또 명상에 빠져볼까나 하는 마음으로 책을 얼른 읽고 싶었어요.


받아보니 양장에 가로와 세로 길이 차이가 크지 않은, 손에 잡고 보기 적당한 크기의 책이었어요. 훌훌 넘겨보니 표지 한가운데 있는 귀여운 그림체가 내지에도 전체적으로 적용되어 있더라고요. “현생에 지친 당신을 위한 가장 쉬운 명상 입문서”라는 표지 하단 문구처럼 독자들이 심리적 저항 없이 명상을 접할 수 있게 기획되고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명상의 개념, 원리, 방법, 자세 등 명상에 관한 모든 것이 총망라되어 있는 책이에요. 200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 분량에서 알 수 있듯이 각 장의 설명은 길지 않은 편이에요. 명상에 입문하는 독자를 타깃으로 만들어졌기에 이렇게 가볍고, 부담 없이 산뜻하게 제작되지 않았나 싶어요.


얼른 자리 잡고 앉아 명상이 하고 싶어지는 책 내용이 펼쳐져 있어요. 작년에 배울 때 지나쳤던 것들을 이번에 책을 통해 다시 점검해보기도 하고, 그 당시에 아예 건드리지도 않았던 몇 가지 자세들을 책을 통해 처음으로 배울 수 있었어요. 특히 니드라를 좋아했었는데,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당시에 너무 누워만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명상에 임하며 가져야할 마음가짐이나 취해야 할 자세를 자세하게 글로 설명하고, 필요시 그림으로 보충 설명해서 독자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침대 옆에 놓고 자기 전에 어둑어둑한 방에서 몇 페이지씩 넘겨보면서 따라도 해보고 그냥 읽어도 보고 하는 식으로 활용하기 딱 좋을 것 같아요. 건강한 심신 형성에 미치는 명상의 효과를 내재화할 수 있겠지요.


 



*컬처블룸 통한 시그마북스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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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애니 프루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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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환경 분야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쓴 책이지 않을까 했는데, 알고 보니 소설가가 썼다고 하여 관심이 생겼던 책입니다. “시핑 뉴스”, “아코디언 크라임” 등을 쓴 미국 소설가라고 합니다. 서문에 따르면 습지에 관한 에세이를 적으려던 것이 원래 계획이었는데, 쓰다 보니 방대해져서 이 정도 분량을 갖춘 논픽션 글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뭐가 되었든 상당한 집필 경력을 보유한 작가가 탄탄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쓴 글이라고 하니 신뢰감도 생기고, 제대로 문장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초반부를 읽으며 어린 시절 경험이 한 사람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1930년대 코네티컷 동부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작가는 동식물 생명체와 가까이서 지냈던 과거를 회상하는 한편 인간이 이런 자연에 끼친 악영향을 간단하게 말합니다. 습지의 역사가 곧 습지 파괴의 역사라고 언급한 올리버 래컴(Oliver Rackham)의 말을 인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지’에 관한 이야기로 돌입합니다.


책 표지에 제목 옆쪽과 아래쪽에 쓰여 있는 ‘펜’, ‘보그’, ‘스웜프’ 모두 토탄이 생성되는 습지의 어느 한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이라고 표지에 쓰인 문장을 보고선 처음에 어디 지명을 가리키는 건가 했는데 말입니다. 


펜, 보그, 스웜프를 각각 전면에 다루는 2장부터 4장까지의 본문은 서문과 1장에 비해 읽기에 버거움을 느꼈습니다. 비문학 지문, 영어 능력 평가에 나오는 읽기 및 듣기 지문에 나올 것만 같은 문장으로 보였습니다. 외국 지명, 인명, 작품명, 과학 용어 등이 상당하고, 참고자료 직접인용과 이에 대한 각주까지 본문에 포함되어 있고, 지면에 문장 배열까지 촘촘해서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자연과 생태 관련 글을 많이 접하지 않아 더 그렇게 느끼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자연, 생태계, 기후 변화 위기, 습지 등에 관해 일정정도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흥미를 느끼며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학수첩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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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의 법칙 - 무너진 체형을 바로잡는 내 몸 사용 설명서
운동하는 데이브(최충식) 지음 / 가나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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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상태에서 ‘아 다리 꼬고 앉으면 안 되는데...’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꼰 다리를 풀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 저... 유튜브를 통해 생활 속 체형 교정 방법을 전달하는 작가의 책이라고 하여 관심이 갔던 책입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미세하게 거북목 자세를 하다가, 고쳐 앉아 나머지 글을 쓰기로 다짐할 정도로 바른 자세와 체형 교정은 당장 저에게 너무나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책이라는 매체의 장점을 100% 활용해서 사람들의 무너진 체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책이었습니다. 그림 자료가 워낙 잘 마련되어 있어서, 신체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독자라 할지라도 어려움 없이 글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정 신체 부위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를 분석한 후, 제대로 된 자세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는 순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운동 exercise”라는 제목으로 각 장 후반부에 당장이라도 간편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간단한 동작을 동반하는 체형 교정 방법이 제시되어 특히 좋았습니다. 요즘 해가 떨어지고 나서는 날씨가 아주 약간이나마 야외 활동을 하기에 좋아져서, 런닝을 즐기고 있는데 책에서 소개한 자세들을 운동 전후에 간단하게 하는 걸 오늘부터 해 볼 생각입니다. 


독자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스타일의 문체도 눈에 띄는 책입니다. 팩트를 날리되, 표현 형식은 다정해서 거북함을 느낄 일이 없었습니다.

저를 찾아오는 분들 중에도 운동에 욕심을 내는 분들이 있습니다. 높은 무게를 들고 운동해야 진짜 운동을 한 듯한 성취감이 든다는 분들이죠. 하지만 무게를 감당할 만큼 체형이 바로잡혀 있지 않다면 절대 중량 운동을 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씀 드립니다. “피사의 사탑 위에 관광객들이 올라가는 거 보셨어요?” p.167


일상생활 중 자세를 교정하고 간단한 운동을 통해 체형 교정까지 원하는 독자라면 후회하지 않을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컬처블룸을 통한 가나문화콘텐츠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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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퍼실리테이션 테크닉 - 직접 쓰면서 익히는 퍼실리테이터 스킬 워크북
멜리사 알다나 외 지음, 박민정 옮김 / 유엑스리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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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참석했던 워크샵에서 ‘퍼실리테이터’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주도하던 멋진 인물이 있었습니다. 사회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으로 만들어진 워크숍 참석자들의 테이블에 접근하며 상세한 피드백을 주고 어려움을 맞은 참석자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을 보며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역할에 감탄했던 바 있습니다. 유엑스리뷰에서 번역서로 나온 “한 권으로 끝내는 퍼실리테이션 테크닉”을 보자마자 그때 기억이 떠오르면서, 궁금한 마음에 읽어 보았습니다. 책을 통해 업무상 조율하고 조정하는 능력에 관한 영감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스킬 워크북”이라고 표지에 쓰인 소개에 딱 맞게 본문이 상당히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자가 펜을 들고 이런저런 표시도 하고, 글도 쓰면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책입니다. 그냥 읽고 끝나는 책은 지금껏 많았지만, 성인 대상으로 나온 책 중에 이렇게 독자의 적극적인 활동을 요하는 책은 드물게 봐 와서,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퍼실리테이션”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서 독자마다 원하는 능력을 보다 개발할 수 있게 일상, 모임, 참여, 조직 변화라는 네 가지 측면으로 구분해서 원하는 목표에 따라 어떤 순서로 책을 활용하면 좋을지 추천하는 것이 책 초반에 제시되어 있는 점입니다. 조직 시스템화 같은 것에 가장 관심이 있어서 저는 4번 코스를 따라 책을 읽고 활용해 보았습니다.


이론과 활동이 적절하게 조화된 쓸모 있는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론만 있었다면 피상적으로 다가왔을 퍼실리테이션 속성과 퍼실리테이터 자질을 다양한 참여형 코너를 통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갖가지 모임이나 조직에서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자질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후회 없을 책입니다.




유엑스리뷰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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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부족해 국어 시험 망친 십대에게 - 알아두면 좋을 딜레마·신드롬·효과·법칙
이윤옥 지음 / 초봄책방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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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이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이라면 모두 공감할 ‘시간 부족’ 문제를 책 제목에 거론하는 점이 흥미로워 관심이 생겼던 책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졌다면 주어진 비문학 지문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여 문제를 오답 없이 풀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정말 많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제가 과거에 그랬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국어 시험을 강의하는 강사들 중에서 일부는 배경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국어 시험 망친 십대에게”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지금껏 국어, 독서, 언어 시험에 등장했던 개념어를 한 데 모아서 학생들이 이해하여 나중에 시험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입니다.


책은 총 네 개 장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딜레마, 효과, 신드롬, 알아두면 쓸모 있는 개념어라는 제목으로 나뉘어진 장 아래에 관련된 개념어 수십 개가 정의와 구체적인 설명과 함께 제시되어 있습니다. 일부 개념어에 대해서는 비문학 지문 출제 예시까지 나와 있습니다. 대충 개념만 읽어 보아도 참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를 개념어 학습 없이 시험 내 지문으로 맞닥뜨렸을 때 느낄 당혹감은 얼마나 클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국어 시험 망친 십대에게” 책을 통해 훑어보는 식으로라도 한 번 접한 후에 관련된 지문을 시험에서 마주한다면 무엇보다도 긴장감도 사라질 것 같습니다.


일반교양 차원에서도 유익한 책으로 보입니다. 문해력 기르기를 목적으로 이런 개념어를 한 번 정리해두면 좋아 보입니다. 


책에 소개된 개념어 수십 개 중에서,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얼마 전에 본 기억 때문인지 관련된 개념어 ‘레밍 효과’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주체성 없이 어떤 집단이나 사회, 타인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좇아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군중 심리”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독일 나치에서 어느 가정에서나 쉽게 언론 보도를 접할 수 있게 라디오를 값 싸게 보급했다고 합니다. 일반인들은 나치당의 이념을 듣고 지지와 동조를 보내면서 충실한 군중으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컬처블룸을 통해 초봄책방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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