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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애니 프루 지음, 김승욱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8월
평점 :
기후와 환경 분야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쓴 책이지 않을까 했는데, 알고 보니 소설가가 썼다고 하여 관심이 생겼던 책입니다. “시핑 뉴스”, “아코디언 크라임” 등을 쓴 미국 소설가라고 합니다. 서문에 따르면 습지에 관한 에세이를 적으려던 것이 원래 계획이었는데, 쓰다 보니 방대해져서 이 정도 분량을 갖춘 논픽션 글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뭐가 되었든 상당한 집필 경력을 보유한 작가가 탄탄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쓴 글이라고 하니 신뢰감도 생기고, 제대로 문장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초반부를 읽으며 어린 시절 경험이 한 사람의 일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1930년대 코네티컷 동부 지역에서 태어났다는 작가는 동식물 생명체와 가까이서 지냈던 과거를 회상하는 한편 인간이 이런 자연에 끼친 악영향을 간단하게 말합니다. 습지의 역사가 곧 습지 파괴의 역사라고 언급한 올리버 래컴(Oliver Rackham)의 말을 인용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지’에 관한 이야기로 돌입합니다.
책 표지에 제목 옆쪽과 아래쪽에 쓰여 있는 ‘펜’, ‘보그’, ‘스웜프’ 모두 토탄이 생성되는 습지의 어느 한 부분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이라고 표지에 쓰인 문장을 보고선 처음에 어디 지명을 가리키는 건가 했는데 말입니다.
펜, 보그, 스웜프를 각각 전면에 다루는 2장부터 4장까지의 본문은 서문과 1장에 비해 읽기에 버거움을 느꼈습니다. 비문학 지문, 영어 능력 평가에 나오는 읽기 및 듣기 지문에 나올 것만 같은 문장으로 보였습니다. 외국 지명, 인명, 작품명, 과학 용어 등이 상당하고, 참고자료 직접인용과 이에 대한 각주까지 본문에 포함되어 있고, 지면에 문장 배열까지 촘촘해서 읽기 쉽지 않았습니다. 자연과 생태 관련 글을 많이 접하지 않아 더 그렇게 느끼기도 한 것 같습니다.
자연, 생태계, 기후 변화 위기, 습지 등에 관해 일정정도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흥미를 느끼며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학수첩 도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