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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김용주 지음 / 소동 / 2023년 11월
평점 :
나는 매일매일 삶에 치여 살았기에 미술작품을 관람할 여유가 없었고, 미술관에 거의 가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내 삶을 돌이켜 보았을 때, 남들에게 좋은 일만 대신해주며 살았던 것 같고, 나에게는 정작 시간을 내어준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러한 지난 내 삶에 대한 후회와, 미련했던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이 공존하는 이 시점에 나는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이 책은 국립현대미술관 1호 공간디자이너인 저자의 다양한 전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실제 전시 사진들과 함께 저자의 스토리가 들어가 있어서, 하나의 전시를 하기 위해서는 이토록 공부하고 고뇌하고 다양한 작업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저자가 참으로 대단해보였다. 그와 동시에, 다들 각자의 영역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온 것일까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내 분야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성과를 내고 인정받았는데, 한순간에 나쁜 사람들로 인해 이렇게 힘들어질 수도 있는 것인가하는 한탄과 함께 말이다. 나는 국립현대미술관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만큼 미술 작품, 전시 작품과 가까이 할 심리적인 안정이 없었던 내 과거가 많이도 씁쓸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전시디자인이라는 영역을 거의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전시라는 작품을 통해 작가의 삶을 통찰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리고 하나의 작품이지만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다양하고, 그로인해 파생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 신비로웠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은 나이기에, 언젠가는 나도 남들처럼 미술 작품과 전시디자인을 보고 느끼고 경험하고 사색하는 그러한 순간들이 도래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