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처음으로 이런 병서를 보았습니다. 새로 수입된 이런 원서가 번역된다면 아마도 해상방위에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책은 가난한 서생이 구입할 수가 없지요.감사합니다. 잘 읽고 돌려드립니다." 이렇게 무사히 마무리하고 나니 기뻤다.그 책을 베끼는 데 며칠이 걸렸는지 확실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도 20~30일 사이에 끝냈던 것 같다. 그러니 원서의 주인은 전혀 의심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런 보물의내용을 감쪽같이 내 것으로 만든 이 일은 악한이 보물창고에 잠입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 P71

어쨌든 당시 오가타 서생들은 십중팔구 목적도 없이 고학을 하는 사람들이었지만, 목적이 없는 덕분에 오히려 에도의 서생들보다 공부를 잘할 수 있었던 듯하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의 서생들 역시 학문을 공부하면서 동시에 지나치게 자신의 앞날을 걱정하면 오히려 학업에 지장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별 생각 없이 책만 보는 것은 가장 좋지 않다. 하지만 또한 방금 말했듯이 항상 자신의 앞날만 걱정하여, 어떻게 하면 입신출세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수중에 돈이들어올까, 어떻게 하면 멋진 집에 살면서 호의호식할 수 있을까 하는것만 염두에 두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결코 진정한 공부가 아니라고생각한다. 면학하는 중에는 그저 조용히 지내는 것이 최상일 것이라는게 나의 결론이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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