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 - 여행, 인간과 대자연의 소리 없는 위로
함길수 글 사진 / 상상출판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예전에 김미식작가의 사진책에서 처음 만난 마다가스카르 그리고 바오밥나무. 마다가스카르와 바오밥나무가 실존하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어린왕자의 행성에 있던 거대하면서도 귀엽게 생긴 바오밥나무의 실제모습은 웅장했다. 필리핀 보홀섬에서 보았던 초콜릿 힐과 같은 신비하면서도 경이로운 자연의 선물이다. 그 바오밥나무 때문인지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란 책과 인연이 되었다.

 

  P75 바나나 한 송이를 팔기 위해 쉴 새 없이 멈추지 않는 열정, 아프리카 장터의 삶은 간절한 순간들로 이어진다. 아름답게 기다리고, 소중하게 건네준다. 가끔은 슬퍼도 산다는 건 희망이며, 선물임이 분명하다.

 

  여행을 하다보면 평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발견한다. 우리나라가 참 잘산다는 것. 도로도 깨끗하고 거지도 다른 나라들보다는 적고 말이다. 물질적으로는 풍부하나 마음까지 풍부한지는 의문이다. 자살율도 높고 사는데만 급급해 심적 여유는 가난한 이웃나라 그네들보다 없다. 그렇게 못살 수 없으며 찢어지게 가난하고 거지인데도 유머와 위트가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인생에 목적도 중요하지만 사는 그 자체만으로 인생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P150 지구는 아름답다. 그 어느 곳이라도, 하늘에서 바라본 지구는 경이롭다. 터키 아나톨리아 중부 고원 한가운데있는 카파도키아는 거대한 페리바자(요정의 굴뚝)가 즐비하여 다른 행성에 와 있는 착각을 일으키는 곳이다. 이른 새벽, 자연과 인간이 창조한 파노라마를 만나 보았다.

 

  친구도 친오빠도 다녀온 곳 터키. 그 곳에 가면 모두들 어김없이 열기구체험을 하는데 그들이 찍은 사진은 아름답고 황홀하다. 사진을 보고 있으니 또 가고픔 마음이 꿈틀거린다. 꿈꾸면 언젠가 나의 꿈이 나를 그 곳으로 인도해주겠지? 사진도 아름답지만 사진으로 다 담을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보고 가슴속에 새기고 싶다.

 

  P158 미얀마를 이해하는 것은 미얀마인들의 정신세계이며 생활인 불교를 이해하는 것과도 같다. 미얀마인이 된다는 것은 곧 불교도가 된다는 것이다. 주고 받는다는 것은 결국, 너와 내가 하나임을 믿는 것이다.

 

 소승불교를 믿는 미얀마에서는, 공양하는 신도들에게 스님은 감사 표시를 하지 않는다. 공덕을 쌓을 기회를 스님이 주기 때문에, 오히려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스님들의 얼굴과 표정에서 경건함과 당당한 진지함을 엿볼 수 있다. 구걸이 아닌 베풂과 공덕을 쌓을 마음을 나누어 주기 때문이다. 이런점이 미얀마가 인도를 넘어 실질적인 불교 종주국이 된 주된 이유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이른 아침에 이루어지는 탁발의식을 한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미얀마는 아니었고 이웃나라 라오스였는데 미얀마에서 이뤄지는 탁발의식가 비슷해보였다. 스님들은 신도들에게 탁발을 받아서 가난한 아이들에게 다시 나눠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 너무 어린 아이들이 탁발을 받기위해 잠도 덜 깬 채 새벽 4시부터 강을 건너와 탁발의식을 기다리는 것이 마음이 애잔하면서도 그런 나눔 덕분에 아이와 아이가족들이 살아가는 게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릴 적엔 돈이 없어서 나이가 드니 시간이 없어서 많은 곳을 다녀보지는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시간이 많을 때 더 많은 곳을 다녔어야하는 건데 싶어 안타깝다. 나의 아이는 그런 후회가 없으라고 어릴 때부터 여행자금을 조금씩 모아두고 있다. 여행은 삶의 에너지를 채워준다. 지친 영혼이 여행을 통해 마음의 쉼표를 찍고 에너지를 채워 다시 힘차게 살아가게 한다. 일상이 번잡하여 도저히 떠날 상황이 아니라면 이럴 땐 여행서적을 펼치면 어떨까. 책속에 세상이 있으니깐. <사람이 그리움을 부른다>를 통해 오랜만에 마음의 휴식을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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