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 인생 3라운드에서 詩에게 길을 묻다
최복현 지음 / 양문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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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3라운드,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여태껏 인생을 나누어 생각하지 않고 살아왔으니 모를 수 밖이다. 저자는 3라운드를 이렇게 말한다. 평균적으로 직장인들이 은퇴를 할 시점인 60세 즈음이라고. 신체적 독립기인 1라운드와 경제적 독립기인 2라운드를 지나 마지막 노년기인 4라운드의 행복을 위해 준비하는 시기라고. 아이들은 다 성장하여 부모를 찾지 않고 하던 일도 그만두게 되는 이 시점, 어쩌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는 시기를 저자는 3라운드, 다시 꿈꿀 시기라고 한다. 저자는 대단히 긍정적인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처음에 책과 마주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3라운드라면 지금 2라운드를 살고 있는 나와는 인생시점이 맞지 않는다고. 내가 볼 책이 아니고 3라운드의 시점에 있는 사람들이 읽어야하는 책이 아닌가 싶었다. 책을 읽으며 참으로 우둔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3라운드 언젠가는 나도 그 시점을 살게 될 것이고, 또 이 책은 3라운드의 사람에게만 해당이 되는 내용으로 엮여있지 않았다. 그냥 인생의 어느 라운드, 어느 시점을 살든 누구에게나 지혜를 나눠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읽을수록 젊은이들이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과 시와 이야기가 있어 편안한 에세이 같으면서도 글이 힘이 있어 독자를 움직이게 하는 계발서 같은 책이다. 책속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다 있다. 저자는 바쁘게 달려가는 나를 멈춰 세운다.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책도 읽지 않고 사람도 만나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지내던 나에게 책은 바쁘지만 바쁘더라도 그 바쁨 속에서 시간을 내어 책도 읽고 사람도 만나고 생각도 해야 하는 거라고 말해준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는 대로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말, 책은 내가 지금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지 않은지 꼬집는다. 책은 나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 삶에 지친 나를 잠깐이나마 쉬게 한다.

 

  <인생3라운드에서 부모의 길을 묻는 그대에게>를 읽으며 부모됨을 생각해본다. 어쩜 나는 부모의 입장을 그리도 헤아려 보지 않았을까. 어쩌면 인간이 그렇게 생겨먹었나 보다. 어린 나이에 그 것을 다 헤아리기란 쉽지 않으니 말이다. 부모님은 여린 우리를 지켜주셨고 사랑으로 키우셨다. 그 것이 힘이 들지라도. 나 또한 그렇게 살아가야지. 자식을 위해서라면 우직하게 말이야. 저자는 장성한 딸을 떠나보내며 가슴아파한다. 나 또한 그렇겠지. 어렴풋이 미래를 떠올려본다.

  

   P158 인생이 생기 있으려면 처음을 찾아다녀야 한다...처음을 찾으려 하지 않는 게으름이 우리를 권태롭게 하고 삶에 회의를 느끼게 한다...지금 함께 지내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과 처음이란 그 무엇이 있지 말라는 법은 없다.

 

  누구나에게 처음이 있고 또 살면서 수많은 처음을 접하게 된다. 처음의 어색함, 낯설음, 두려움 때문에 처음을 피하게 된다면 처음이 주는 떨림, 설렘, 기쁨과 흥분, 행복감을 얻을 수 없다. 삶에 안주하는 것, 더 이상의 처음과의 만남이 없는 것, 그 것은 우리 삶을 시들하게 한다. 함께하는 사람은 분명 내가 안다고 생각하고 익숙한 사람이지만 그 사람과도 처음은 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듯, 어제의 그와 오늘의 그가 다르다. 오늘 만나는 그는 분명 처음이고, 살아가면서 그의 처음 모습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반대로 그 사람도 내게서 처음 느껴지는 것들이 많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다. 처음은 분명 사람관계에서도 소원해지거나 시들해지지 않게 해준다.

 

  P225 살아 있으니까 고통을 느끼고, 살아 있으니까 고뇌도 찾아온다.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무거움도 느끼지 못하고, 아픔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삶은 무미건조하다

 

  어쩌면 삶에서 고통은 당연하다. 누구나에게 고통은 찾아온다.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고통을 이겨내도록 노력해야한다. 고통은 생의 감각이다. '자살'이란 사건사고를 접할 때 마음이 쓰리다. 무엇이 그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결국 죽음을 선택하게 하였는가. 고통을 극복할 수 없었을까. 힘들면 쉬어가고 막다른 길이면 돌아가고 세상에 방법은 많은데 말이다. 고통도 지나고 보면 추억할 날이 온다. 그 것도 한순간이니.

 

  P270 꿈을 찾는 사람은 언제나 젊은이다...젊다고 꿈을 꾸고, 나이가 들었다고 꿈을 꾸지 않는 건 아니다...아무리 젊어도 꿈을 꾸지 않으면 이미 마음이 늙어 노인만한 열정도 갖지 못한다.

 

  P294 지금의 선택이 나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지금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그 선택의 결과는 내가 존재하는 한 내 책임이다...선택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으로 사는 일이다.

 

  책을 읽으며 내 꿈은 무엇인지 내게 되묻게 되었고 다시 꿈꾸게 되었다. 언제나 젊은이로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보고, 수많은 처음에 도전할 것이다. 선택할 땐 신중하게 할 것이지만 그 결과엔 책임을 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살 것이다. 이 책의 첫 번째 독자가 되었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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