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노희경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늘 방어적 자세로 사랑을 했다고 고백한 노희경, 상처받지 않고 상처주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고백한다. 사랑하다 끝나버리면 그 사랑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상처를 받게, 주게 되어있다. 어쩌면 사랑하는 순간에도 의도하지 않았던 상처를 주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것 마저 사랑하게 되면 당연히 겪는 과정이다. 사랑에는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처, 아픔, 미안함, 죄책감, 미련도 포함되어 있다. 노희경의 사랑에 비난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게 틀렸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그녀의 사랑 역시 사랑을 하는 하나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다주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는가. 사랑엔 답이 없다. 그녀의 책을 읽으며 나도 사랑하고 싶어졌다.

 

  불륜 , 나약한 인간에게 찾아든 잔인한 시험-왕가위의 <화양연화>의 리첸(장만옥)과 차우(양조위)의 사랑에 노희경은 살짝 불만을 토로한다. 귀엽게.^^ 아내가 있는 남자를, 남편이 있는 여자를 사랑한 두 남녀의 이야기. 사랑하지만 사랑한다는 말조차 표현하지 못하는 두 사람. 이런 사랑이 못마땅한 노희경. 나는 왕가위 감독의 생각과 비슷하다. 저런 사랑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해서 아프고 사랑한다고 해서 다 표현 못하는...만질 수 없으나 마음만으로 하는 사랑.

 

  <내가 사는 이유>를 노희경이 썼다니. 당시 굉장히 열심히 봤었던, 나의 마음을 뺏았던 드라마였는데 그 드라마의 작가가 노희경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연기자 나문희씨의 천진난만한 바보연기가 아주 인상적였던, 김영옥씨의 욕이 구수했던, 청각장애인 이민영씨에게 마음쓰이던, 장용씨 금보라씨의 알콩달콩한 사랑이 재미나던 그 드라마. 솔직히 손창민씨와 이영애씨가 잘 생각이 안나나...-_-;;; 그들은 어땠더라.;; 내가 사랑한 드라마였는데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노희경이 칭찬한 '...' 연기의 달인 윤여정씨의 연기도 생각이 잘..^^;; 내가 노희경을 인식하게 된 것은 <바보 같은 사랑>에서였다. 가슴졸이며 열심히 봤었는데 기억나는 것이 없지. 기억은 없더라도 남아있는 느낌은 '아픔.' 옥희도 상우도 영숙도 안됐었다. 나에겐...표민수와 노희경은 상우를 옥희에게 보낼 것인가 영숙에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랬구나. <그들이 사는 세상>에선 지오와 준영보다 난 규호와 해진의 사랑이 더 신경쓰이더라고ㅋ. 다니엘 미친 미스 ㅋㅋ 이 책에 지오와 준영의 글이 있어 좋다.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서..표민수와 노희경의 편지도 좋다. 너무 예쁜 우정이기에.

 

  노희경을 글을 읽으며 내사랑도 정리를 해보았다. 내가 찾는 사랑은  네비게이션 같은 사랑이 아니다. 길을 가르쳐 주고 답을 알려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등대 같은 사람. 멀리서 빛을 밝히어 비록 내가 길을 잃더라도 다시 찾아갈 수 있게 지표가 되어주는 사랑. 나도 그도 그런 사람이었으면, 그런 사랑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늘 미안한 마음이다. 사람에게...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으로 인해 고통받을까 봐서. 나의 행동, 말, 혹은 마음마저도 짐이지 않을까 싶어서...사랑하다 끝나버리더라도 그 사랑이 미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까까님 덕분에 좋은 책 읽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까까님도 예쁜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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