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가장 최근에 울어본 적은? 

   공사면접으로 이런 질문이 있었답니다. 저의 지인은 '저번 시험에 떨어졌을 때 피눈물을 흘렸다'고 말하려고 생각해뒀는데 면접을 같이보던 다른 누군가 앞서 말해버려 할말을 잃고 당황했다더군요. 생각을 짜내 다른 대답으로 임기응변을 했답니다. 가만히 듣고있던 면접관이 "왜 저는 절대 울지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없노?"이러시더랍니다. 그 것은 거짓말이 아닐까요^^a  있어도 극히 희박하지 않을까..생각됩니다. 저는 가장 최근에 운 적..좀전..^^; <루팡의 소식>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답니다. 마지막에 남은 50페이지는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눈물이 나서 빨리 읽어내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이 책을 휴머니즘 추리소설이라 하나봐요. 페이지 곳곳에 인간미가 넘쳐납니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처음엔 헛갈립니다. 그들의 인간사도 얽히고 설켜 매우 복잡하구요. 그렇지만 이 책에선 어느 하나 소홀하게 다루어진 인물이 없습니다. 각각의 사연이 있다고 할까요. 그리고 작가는 대부분의 인물들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려 노력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작품보다 매력적인 인물이 많다고 할까요. 작가 특유의 세심함과 사려깊음이 돋보였어요. 책속의 주인공들이 현실로 걸어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로.^^a

  책을 읽으면서 저도 같이 추리를 해봤지요. 나름의 가설을 정하고 하나씩 제거해가는 방법으로 말이죠.실행범A와 방조자B라는 가설을 세우고 용의자를 대입하여 봄으로 진범을 추리해 보았지요. 실행범은 맞췄는데 방조자는 내가 생각했던 인물이 아니여서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정황을 다시 되짚어봤을 때 아^^; 오..^^; '바보 도티는 소리'를 해댔지요. 내가 방조자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놀랍게도 진범이더라구요. '이러저러해서 그가 수상하다'생각했는데 작가의 풀이방식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서 내생각과 작가의 생각을 비교하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아! 그런거구나'싶기도 하구요..^^ 기존 추리소설이 보였줬던 공포스러움을 살짝 걷어냈지만 내용은 더 깊이있고 그렇게 가볍지않은 소설이었습니다. 

  처음엔 저의 호기심을 부추겼고 중반으로 갈수록 재밌어서 눈을 못 떼게 나를 붙잡더니 종반부에서 진지함에 감탄을 금하지 못하게 하더라구요. 유머와 감동을 덧붙힌 차별화된 추리소설이라고 할까요. <루팡의 소식> 등장인물 중 다치바나라는 남자가 있는데 처음엔 불량학생이면서도 명석하고 차분한 그의 성격에 호감이 갔었어요. 중반부로 접어들었을 때, 그는 노숙자가 되어있어 실로 큰 충격이었습니다. 진실의 순간,15년의 고통,아픔과 그의 순수함에 저는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지요. 너무 가엽더군요. 다치바나가요.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해서 의문이 생기더군요. '소마는 왜 자살했을까?', '이 사건의 신고자는 누굴까?' 하구요. 사실 진범을 가려내는 것보다 이 대목에서 받은 충격이 더 컸습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추리물들은 충격과 찜찜함을 제게 안겨줬는데 루팡은 찜찜함대신 따뜻함을 선물해서 좋았습니다. 

  422p "아기 곰이 밤중에 벌떡 일어나 아빠 곰의 품으로 뛰어든다. 낮에 소풍갔던 산이나 시내가 보였다고 놀라서 말한다. 엄마 곰이 꿈이라고 가르쳐주려 하지만, 아빠 곰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것은 추억이라고 하는 거야'라고 아기 곰에게 말해준다.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면 언제라도 그곳에 갈 수 있어. 집에 있으면서도 면 번이고 즐거워할 수 있어. 하지만 나쁜 짓만 하고 있으면 추억은 하나도 남지 않아. 그러면 시시하잖아....."

역자후기 중에서-

  '무엇이든 부풀리고, 늘이고, 계속 늘여서, 충분히 풍요로워졌는데도 어디가 풍요로워졌는지 다들 점점 알 수 없어져 버렸지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사람들은 다들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2007년 대미를 장식한 책 ..사실 누군가의 작품에 별로 점수를 매기는 것은 늘 자신이 없는 일이지만,

  이 책은 겨울밤하늘의 별들을 모두 옮겨놓고 싶은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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