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무비 - Sad Movi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난 영화가 좋다. 이건 아무에게도 한번도 말한 적이 없는데 고등학교 수련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었나, 중요한 것이었나 다섯가지 적어서 하나 하나 제하고 마지막 하나를 거두어서 수련원 교관과 아이들이 함께 보는 그런 내용의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이들은 대부분 가족, 조국 뭐 이런 것이었는데 나는 영화였다. 그 교관이 한 말이 생각이 난다. '고작 영화 때문에 가족을 버려?' 아니다. 난 가족을 버린 것이 아니다. 다만 영화를 선택했을 뿐. "그게 무에 다르냐"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확연히 다르다. 그 것은 애초에 선택할 수 없는 두가지를 억지스레 선택하도록 강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영화를 사랑할 뿐이었다. 우리 가족 만큼.

  이 것도 나의 최측근이 아닌면 모르는 일인데..^^; 난 자랑스러운 태국기 앞에 조국가 민족을 위하여 거수경례를 하지 않는다. 뭐 거창하게 파시즘 이런 것 때문이 아니라 이제까지 많이 했으니깐, 그리고 애국심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잖아. 마음속에 있는 거지. 꼭 국위선양해야 애국자고 그런 것 아니니깐. 그냥 펑범하게 묵묵히 내 삶을 열심히 사는 것도 애국이니깐.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국가가 내게 해준 게 뭔데? ^^ㅋ;; 내가 거수경례 안한다고 나라 팔아 먹겠어? 난 나라 팔아먹을 정도로 고위층에 있지도 않아. 이건 뭐래.;; 아무튼 난 절대 나라 팔아 먹지 않는다. 그런 사람 아니니깐. 야구장에 가면 경기시작 전에 거수경례 하는데 이거 참 그렇다. 그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거잖아.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그렇지만 아이들이 지금 시대에 맞게 조금은 개방적으로 이해해줬음 좋겠다는 생각은 한다. 애국심의 중요성을 저평가한 것이 아니라 거수경례를 좋아하지 않는 어른이구나고 말이다. 그럼 고맙겠다. 나중에 "너희 아이들 앞에서도 그럴 거니?" 라면 그러겠지.^^;; 난 원래 그런 사람이니깐. 고집이 황소도 울고갈 정도.;  

  아니 영화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다른 이야기가 슬 따라나왔다.^^; 난 워낙 산만해서 한가지 이야기 잘 못한다. 이 이야기 했다 저 이야기 했다 또 다시 이 이야기 하는..--;;그게 고치려고 해도 잘 안된다.;; 나도 ADHD였을지 모른다는 의심이 살짝.^^;; 난 영화를 사랑하는 만큼 보통 영화를 그리 저평가하지는 않는다. 그 만든 사람의 마음으로,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보니깐 하나 하나가 다 의미이고 보석이다. 그런 나의 주관적인 평가로도 그리 높은 평가를 못받는 영화도 있지만.;; 노고 다 알겠는데도 도대체 왜 만들었는지 모를 영화들도 있으니깐. 나의 영화평에서 저평가 작품이 적은 이유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만 보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본 영화가 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래도 어느 정도 내 취향에 맞는 영화들이니 점수가 그럭 저럭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 <새드무비> 난 이런 영화 안좋아한다. 최루성의 영화라고 대놓고 광고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개봉 당시 안 봤다. 이 영화. 난 손수건 몇장이 필요하단 그런 영화 싫다. 슬픈 영화 싫다. 그냥 일상에서 뜻밖에 만나는 그런 슬픔이 좋다. 당연할 수 밖에 없는 슬픔은 싫다. 예전엔 영화관은 입장로와 퇴장로가 같았었는데 울기라도 하면 꼴이 사나웠다.;; 그래서 저런 당연히 슬플 수 밖에 없는 이야기는 영화관에선 싫다는 이야기다. 난 안 그래도 잘 우는데...울본데...날 일부러 울릴 필요는 없잖아.;; 슬픈 영화는 혼자서 은밀하게.^^ 그래서 이 영화 집에서 봤다. 영화가 슬프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연한 소릴 ^^;; 사람의 이야기니깐...사람의 모든 감정들이 녹아나 있는데 슬픔이, 아련함이 조금 더 하다는 것이지. 4가지의 이별 이야기. 연인들의 이별도 슬프지만 어머니와 아들의 이별 많이 슬프다. 좋아하는 이에 대한 설레임, 망설임, 떨림, 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한없이 아까주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해 아프고 싶은 마음. 그 마음들이 다 예쁘다.  

  영화는 슬픈 영화 맞긴 한데 영화가 좀 애매하다. 모자의 이별에서는 눈물이 펑펑 났었는데 이상하게도 임수정의 이야기엔 슬프긴 한데 눈물이 안난다. 세개는 너무 적고 네게는 너무 많아^^ㅋ 사랑이 끝났음을 인식 못하는 한남자도 참 답답하고 가슴 아프지만 생사기로의 이별만큼 하랴 싶다. 여진구가 이 영화를 통해 데뷔했나 보네. 첫연기라는데 능숙해서 처음같지 않다. 그리고 음악. 익숙한 편안한 목소리. 장필순이구나.^^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 이제는 헤어져 만날 수 없는 그 사람들을 가끔 떠올려본다. 그때 더 잘할 걸. 나의 철없음이 원망스럽다. 이말도 못했다. 고마웠다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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