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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 마돈나 [VCD]
이해영 외 감독, 류덕환 외 출연 / 대경DVD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좋아하는 시나리오,구성, 배우, 장소, 감독(?) 다 갖춘 영화. 개봉 당시에도 좋았고 지금봐도 좋은 영화. 괜찮았는데 그다지 흥행은 못했었던 것 같다. 나는 이런 류의 영화가 좋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는 드라마, 코미디다. [천하장사 마돈나]처럼
[천하장사 마돈나]는 소재부터가 참신한 칭찬할 만한 그런 영화이다. 소년 오동구, 여자가 되기 위해 씨름을 하다. 그 누구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여자가 되기위해 가장 남성적인 스포츠 씨름을 하게 되는 동구. 스토리의 큰 줄기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좋다.
주, 조연들의 개성넘치는 연기.
우리의 동구 류덕환,[웰컴 투 동막골] 소년 인민군, 그가 오동구로 돌아왔다. 어찌 저렇게 살을 찌웠다가 영화끝내고 다시 원상복귀를 해 무슨 일이 있었었냐는 듯한 모습에 의뭉스럽기까지 하다. 요요도 전혀 없고. 그의 연기야 뭐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저 류덕환 나오는 영화라면 '아 보러가야지'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로 믿음이 간다고 할까. 영화에서 동구는 '그냥 살고 싶은' 평범한 소년이다.
동구 아빠 김윤석씨 여기서도 김윤석씨만의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불운의 복서 출신으로 낮에는 중장비 운전 기사로, 밤에는 술주정뱅이 아버지 역으로 출연하시다. 주정연긴 실감난다. 김윤석씨 다른 영화에서도 조연으로 많이 출연하셨는데 '숨은 김윤석씨 찾기' 재미나다. 연기를 안하는 것 같으면서도 하는 특이한 스타일의 배우.
동구 엄마 이상아씨. 영화를 보며 '이상아 오랜만이네' 했었는데 이때만 해도 날씬했는데 최근 무척 살이 찌셨다. 동구랑 몸매교환을 하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두 배우다 컨셉일 테지. 가출한 동구의 엄마. 그렇지만 동구를 많이 사랑하는 것이 느껴진다.
"동구는 자신을 사랑하거든, 그래서 난 동구를 사랑해."
동구의 씨름부 선생님 백윤식씨 말로 해서 무엇하랴. 이분이야 뭐 정평이 나 있으신 분인 걸. 연기가 좋으시다. 예전엔 저분 연기가 느끼하고 딱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분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모든 연기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승화시킨 그리고 관객을 설득시킨 그런 분. 오동구 스승역도 잘 어울리신다.
"씨름해라. 소질 있네. 오동구! 이름도 소질 있네."
씨름부 주장 이언. 지금은 고인이 된 이언이란 사람을 나는 이 영화에서 처음 만났다. 그후 TV 모델 프로에 나오는 것을 보고 모델인가보다 싶었다. 그를 기억하는 이유는 처음 보지만 완벽한 씨름기술(난 씨름을 잘 모르지만 )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멋지다고 생각하며 현직 씨름선순가 생각했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들은 말인데 그는 원래 씨름선수 출신의 모델이라고 한다. 모델이 되기 위해 씨름을 포기했고 살을 뺐는데 아이러니하게 [천하장사 마돈나]를 찍게 됨으로 그는 다시 씨름판 위에 섰다고 한다
오동구의 일본어 선생님 초난강씨. 초난강씨 내가 좋아하는 일본 배우다. 최근 일본에서 만취상태로 알몸 난동을 피웠다는 기사에 웃음이 나왔다. 깡마른 몸매일 거라며, 뼈밖에 없으니 딱딱하겠지 생각했다. 초난강씨의 연기도 좋다. 영화에 잘 어울린다.
그 밖의 친구들도 좋았다. 동구 친구 종만이 박영서도 좋았고 문세윤도 정말로 씨름부원 같아 좋았다.
동구: 근데 춤은 왜 배우려고 그러세요?
덩치1(문세윤): 흥 나잖아.
덩치 1이던가, 덩치 3중의 한명이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로선 낯선 소재인 것은 분명하다. 트랜스젠더를 다르게 이해할 기회를 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다른 감독이, 다른 배우가 만들었다면 이렇게 유쾌하게 풀어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자칫 무겁고 칙칙해질 수도 있는 이야기를 오동구라는 평범한 소년의 꿈에 잘 편승시킨 것 같다. 여자가 되는 것이 꿈인 소년 오동구 파이팅..!!
영화 내내 배경이 되었던 인천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동구가 부르는 Like A Virgin도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