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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까칠한 너의 이름은
이진 외 지음 / 책담 / 2025년 8월
평점 :
#쓸데없이칠한너의이름은 네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소재는 #음악 이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각기 다르다. 음악을 좋아하는 딸아이에게 선물하기에 좋았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규리, 쇼팽을 사랑하는 아랑과 요안, 유리가 흥얼거리는 멜로디의 제목을 찾고자 하는 경주, 마이소울스틱을 찾는 아이. 이야기속 아이들은 저마다 음악을 마주하는 자세가 달랐다. 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같았다.
이 세상에 음악이 사라진다면. 생각만으로 적막이 흘렸다. 딸아이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세븐틴의 노래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고 부르는 것도 금지 된다고 생각하면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소설속에서 만난 아이들은 음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눈앞에 보인 문제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드럼을 잘 치고 싶었던 아이의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투영 되어 보이기도 했다.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이 만들어 낸 욕심이 아니였을까.


이 세계에서 노래 하는 일은 큰 죄고, 이 세계 아이들은 태어나서 한 번도 노래해 본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나는 나 말고 이 세계에 노래 부를 줄 아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반가워 앞뒤를 가릴 짬이 없었다.
노래가 사라진 세계. 상상만으로도 적막하다. 우리는 태어날때부터 엄마의 입을 통해 노래를 듣는다. 배우지 않아도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다. 수백번 들었던 노래는 자연스레 입을 통해서 흥얼거리게 한다. #소리를들려줘 소설은 음악이 사라진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딸아이가 제일 감정을 담고 읽은 부분이기도 하다.

"그때도, 지금도 선생님 생각은 비슷해. 쇼팽은 오케스트라를 염두해 두고 이 작품을 쓰지 않았어. 쇼팽 머릿속에는 피아노밖에 없었으니까. 신기할 정도로 쇼팽은 피아노가 아닌 악기를 위해서 작품을 쓰지 않았어. 쇼팽에게는 오직 피아노만이 음악이었던 거지."
아랑과 요안이 쇼팽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피아노만을 사랑한 쇼팽의 마음이 그들이 오직 연주하고 싶은 음악가의 연주곡이 아니였을까. 변함없이 하나만을 위한 삶을 살기는 쉬운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이 어쩌면 지금의 쇼팽의 음악을 만들어 냈는지도 모른다. #쓸데없이까칠한너의이름은 소설에서는 서로의 상처를 마주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어준 음악이 아랑과 요안을 조금은 위로 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지금까지 너무나 행운이 가득한 인생이었기에, 그간 없었던 불행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완벽한유리 소설에서는 행운이 가득한 인생을 산 유리가 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유리에게 불행이 닥친다. 불안한 유리를 위해 잠탐정 경주는 또다른 유리가 존재했던 세계들로 탐험을 떠난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소설은 흥미로웠다. 지금 나에게 오는 불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불행뒤에 숨은 행운이 곧 다가올 세계에 존재할 거라는 희망을 주는 이야기로 읽혔다.

내가 그 스틱을 발견한 건 우연이 아니었다. 열다섯 내 인생을 돌아볼 때 어느 것 하나 우연인 것은 없었다. 모든 것은 이미 기다리고 있는 연결 고리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내 선택은 그 과정일 뿐이었다.
#마이소울스틱 소설은 드럼 천재를 소리를 듣던 아이의 이야기다. 자신의 드럼실력이 더이상 늘지 않아 괴로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뭉클했고 안쓰러워 보였다. 그 자체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되는 이야기였다. 어느순간 자신의 실력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 재능이 처음부터 없었다는 의심이 드는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과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갈등한다. 그럴때 요술봉 같은 도구가 짠하고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 그 마음이 이 소설속에 있다.
네 편의 소설 모두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는 시점이 있다. 하지만 그 먹먹함은 다시 희망으로 되살아난다. #청소년소설 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울림이 있었다. 아이와 함께 읽기 좋은 소설책을 오랜만에 만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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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