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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생각
박상재 지음, 김현정 그림 / 샘터사 / 2024년 11월
평점 :
몽글한 감정을 자극하는 책을 만났다. 최순애 시인의 시 #오빠생각을 모티브로 한 동화집이다. 그리움이 물든 소녀의 모습에 어린시절 즐겨 불렸던 노랫가사를 흥얼 거렸다. '뜸북 뜸북 뜸북새`'로 시작하는 오빠생각은 어린시절 자주 부르던 노래다. 내 또래의 어른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자랐다. 음악시간은 물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흥얼 거리던 노래다. 그래서 였을까. #오빠생각 #동화책을 읽으며 어린시절이 그리움으로 다가왔다.
동화속 주인공 순이와 홍이가 뛰어 노는 장면에서는 소식이 끊긴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고, 정신없이 놀다 어두워진 밤 산길을 내려오는 순이와 홍이 모습에 해가 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놀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시다던 오빠를 기다리는 순이의 모습에는 오빠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다.


아버지 등에 엎힌 순이 모습이 편안해 보인다. 몸이 약한 순이를 아버지는 업고 학교까지 바래다 준다. 따스한 봄날 아버지와 순이의 다정함에 빙그레 미소가 지어지는 장면이다. 학교에 가기 싫어 하는 순이를 다정한 등에 엎고 걷는 아버지의 모습에 다정했던 그리움을 생각해 본다.

언덕길에서 다양한 꽃들 속에 있는 순이와 홍이다. 꽃을 보기 위해 꽃이 피는 곳으로 찾아 가는 요즘과는 달리 어릴적 나의 동네는 꽃들이 걷는 곳곳에 있었다. 그래도 아직 시골길에는 어린시절 보았던 꽃들을 볼 수 있다. 도시길의 삭막함을 벗어나 가끔 시골길을 찾기도 한다.

가지런히 놓인 꽃신 그림에 순이의 그리움이 담겨져 있는 듯했다.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던 오빠는 노랫말이 끝날 때까지 오지 않는다. 오빠생각 동화책에서도 오빠는 아직 돌아 오지 않았다. 서울 쪽 하늘을 바라보는 순이의 그리움만이 가득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다. 나만큼 오빠생각 동요를 즐겨 부르지는 않았지만 노래를 알고 있었다. 원래는 동시 였는데 동요로 부르다가 이번에 동화책으로 읽을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아이도 흥미로워했다. 몇 달전 전학간 친구가 보고 싶다던 아이의 마음이 순이의 마음과 통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아이도 어른에게도 잔잔한 그리움을 전한다. 누구에게나 그리운 대상 하나쯤은 가지고 살고 있지 않을까. 그 그리움에 대한 감정이 책을 읽으며 더 크게 더 깊게 다가 오는 것 같다. 글과 그림을 함께 보는 재미도 책의 흥미를 더 해준다.
2025년은 오빠생각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깊어지는 가을 오빠를 기다리던 순이의 감성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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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