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 - 죽을 만큼, 죽일 만큼 서로를 사랑했던 엄마와 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진환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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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고 싶은 딸과 외면하는 엄마, 그 속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 이 소설은 엄마의 고백과 딸의 고백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소설은 여성이 아이를 가짐으로써 경험하는 감정, 양육과 가정 역활에 대한 압박, 자기 청체성의 탐색등을 솔직하게 그려낸다. 작가#미나토가나에는 #모성을 발표하면서그녀가 스스로 작가를 그만두어도 좋다는 생각으로 썼다고 말한 만큼 혼신을 다한 이 작품은 2022년 영화화가 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엄마와 딸의 내면적인 성장과 모성의 복잡성을 통해 이를 더욱 심층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아이와의 관계를 형성하고 어떻게 가정과 사회의 기대와 충동하면서 자신의 아이를 양육하는지에 대한 고뇌와 고민을 소설을 통해 표현 하고 있다.

"아이를 낳은 여자가 전부 엄마가 되는 건 아니에요." 책 속의 문장은 우리를 불편한 질문앞에 마주하게 만들었다. 아이를 낳는다고 모두가 모성이 있는 것은 아니니깐. 책의 말처럼 아이는 그냥 낳을 수 있으니깐.

소설의 이야기는 엄마의 고백과 딸의 회상이 엇갈리면서 드러나는 사건의 불편한진실과 마주한다.


자식 같은 건 낳고 싶지 않았단다. 자식만 없었어도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었을 거란다. '그딴 옛날 사정 따위 알게 뭐야. 그럼 그냥 뒤져버리시던가'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걸 도로 삼킨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는 이런 생물들이 잔뜩 있다는 말로 나 자신을 타이르면 단념해 버린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 다양한 사람들 속에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딸이라는 굴레속에서 사랑을 갈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에게 공평한 사랑을 나눌 수는 없지만 인간으로서 가지는 최소한의 도리는 깨지 말았으면 한다.

내 단 한가지 바람은 엄마가 날 상냥헤게 어루만져주는 것이었다. '열심히 노력했구나'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길 바랐다. 그런 사랑을 받고 싶었다.

'그러니까 엄마, 이 손을 놓지 말아줘!'

딸의 고백을 읽으며 마음이 여러번 쩌릿했다. 아주 사소한 말한마디. 사소한 행동하나에 딸은 세상을 모두 얻은 것 같은 기쁨을 느낀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잠깐 느끼는 감정이거나 상상속의 사랑에 불구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울컥했다.

"아니, 역시 안 되겠어. 집사람의 하트가 해가 갈수록 빛이 바래고 줄어드는 게 보일 거 아냐. 게다가 내 사랑이 줄어드는 게 보인다면 지독한 잔소리를 들은 게 뻔해. 역시 사랑 같은 건 보이지 않는 게 좋겠어. 아니, 오히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세상이 지금의 형태로 유지될 수 있는 거야. 그렇게 생각해보면 모든 걸 바친다는 건 굳이 입밖에 낼 만한 말이 아니야."

뭐든 지나치면 화가 되는 법. 헌신적인 사랑을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바라바주고, 이해해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사랑이라는 탈을 쓴 집착에 불과하다. 그러니 너무 완벽한 사랑을 줄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좋은 것을 주지 못하니 아무것도 안주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다. .

모성이란 게 모든 여자에게 있는 건 아니고, 그것 없이도 아이는 낳을 수 있죠. 아이가 태어난 다음부터 모성이 생겨나기 시작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요. 반대로 모성을 갖고 있었는데도 누군가의 딸로 남고 싶다, 보호받는 입장으로 남고 싶다고 강하게 바람으로써 무의식중에 내면의 모성을 배제해버리는 여자도 있는 거죠"

세상에는 받아들이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 처럼 되는 일들이 많다. 인정할 수 없을 때 그것들을 바로 잡고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위해 불필요한 감정소비를 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받아들인다면 불편한 감정싸움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사람이야'라고 생각해버리면 그 사람이 주는 뾰족한 말들이 더이상 가슴을 찔려대지 않을지도 모른다. 모든 이에게 모성이라는 것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다. 책의 말처럼 "모성 따윈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다"

책을 읽으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생각했고, 그것들이 절대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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