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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
주제 사라마구 지음, 박정훈 옮김 / 해냄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번쯤 '그때가 참 좋았었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지나온 나의 과거에 대해 생각을 하고는 한다.
친구들과 여름이면 동네 근처에 있는 냇가에 가서 수영도 하고 개구리도 잡던 기억들
겨울이면 눈이 오는 날 경사가 진 모든 길은 눈썰매장이되고 우리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친구들과 미리 약속을 하지 않아도 밖에 눈이 내리고 있으면 너나 할것 없이 밖으로 나와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면서 놀았던 기억들이 난다.
올 겨울 동안 눈이 내리는 것을 한번도 못 보았던 나는 그때 눈이 펑펑 내리던 나의 어린시절이 생각나곤 했다.
봄이 되면 생각나는 나의 어린시절들,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나의 어린시절들 가끔 그런 추억들을 다시 꺼내어 볼때면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좋은 추억들이 있지만 반면에 기억조차 하기 싫은 추억들 역시 존재한다.
[주제 사라마구 작은 기억들]은 4세에서 부터 15세까지의 유년기 시절의 기억들을 하나둘 맞추어 가면서 주제 사라마구의 소년기를 시적인 표현을 더한 에세이 책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회상하면서 조각난 기억들의 퍼즐을 맞추듯 하나둘 맞추어가면서 써내려간 주제 사라마구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하고 있다.
중간 중간 '나의 기억으로는'이라는 문장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소설이라는 착각을 할 정도로 섬세한 표현들과 주제 사라마구의 특유의 시적인 표현에 빠져 어린시절의 나의 기억들도 조금씩 떠올리며 읽게 되었다.
운명의 해독 불가능한 페이지에 , 우연의 맹목적인 구불구불한 길 위에 나의 탄생을 마치기 위해서
지나온 기억들이 모두 백프로 나의 기억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왜곡된 상태로 나의 머리속에 기억되어지는 일들도 가끔 있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기억들은 있는 그대로 나의 기억속에 존재하지만, 기분 나쁜 기억들 생각하기 싫은 기억들은 내가 강제적으로 왜곡된 기억으로 저장해 놓는 노력으로 백프로 정확한 기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저자 역시 해독 불가능한 페이지라는 기억의 한 페이지속에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자각하고 또 자각하면서 어린시절 그때의 기억을 꺼내어 보고 잘 못된 기억은 다시 수정하면서 저자의 유년기 소년의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다.
인간 본성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혼동에 빠지게 하고 방향을 상실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주제 사라마구는 이미 많은 책을 집필하기 전부터 본인의 소년기 이야기를 주제로한 책을 쓰기로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모든 것이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인간의 본성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혼동에 빠지는지를 보여 주고 싶었기에 이 책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저자의 모든 생각을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가벼운 에세이책을 읽어 왔던 나에게 주제 사라마구의 에세이는 묵직한 무엇인가를 던져 주면서 문장 하나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모두 망각의 홍수에 휩쓸려 오랜세월동안 깊이 파뭍혀 있었다.
어린시절의 모든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제일 즐거웠던 일, 제일 슬폈던 일, 제일 힘들 었던 일, 제일 행복했던 일 등 제일이라는 단어가 붙는 일등 기억들만이 어린시절의 나의 모습이 왜곡되지 않은채 보여 질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 치며 내가 기억하지 못했던 기억들을 하나둘 소환하게 해준다.
살아가면서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나의 학창시절의 기억이 친구의 말로 하나둘 나의 기억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제 사라마구 역시 많은 시간이 지난뒤에 자신의 유년기 시절의 이야기로 글을 쓰기로 결심하면서 망각에 홍수에 휩쓸려 오랜세월 동안 깊이 파뭍힌 그때의 기억들 꺼내어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기억이 더듬이를 잃고 헤매다가 기억의 파편들을 하나둘씩 그러모아 새롭게 짜 맞출 수 있게 되었다.
어제의 일도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주제 사라마구는 많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때 어린시절의 기억들을 찾아내 그때의 상황들과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 가족의 잦은 이사의 원인, 가난했던 어린시절과 그때 만난 사람들과의 기억들, 전쟁속에 불안정한 사회에 대한 저자의 생활과 생각들이 의심과 미결정이 지배하던 곳을 확신과 진실로 대체 하면서 주제 사라마구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기억의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완전하지 못했던 기억들이 완전체가 되어가고 하나의 사건이 되고 그 사건이 다시 또다른 사건을 기억하게 만들게 하면서 어린시절 잊고 지냈던 추억의 기억들이 다시 생생한 기억들로 되 살아난다.
[작은 기억들] 책을 읽으면서 잊고 지냈던 나의 어린시절의 기억들도 여러개 생각이 났다.
#에세이#주제사라마구#유럽문학
엄밀히 말해서 틀린 기억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주제 사라마구의 어린시절 이야기 속에 문득 문득 생각 났던 나의 어린시절로 돌아가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어린시절과 친구가 생각하는 나의 어린시절은 틀린적이 여러번 있다.
나는 그런 행동을 한적이 없는데 친구는 분명히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고 기억한다.
보는 관점과 관심의 정도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의 기억도 친구의 기억도 모두 맞지만 그 상황에서 각자가 느끼고 생각했던 차이로 서로 조금 다른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제 사라마구의 말대로 틀린 기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소년이 여전히 나의 마음에 존재한다는 저자의 말대로 우리들 마음속에도 소년으로서 소녀로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