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성교육 - 아이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하는
김소영 지음 / 빌리버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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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초3이 되고나니 슬슬 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듣자니 아이들 몇 명 팀을 짜서 엄마들이 비용을 대고 전문강사에게 성교육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문가에게 성교육을 맡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더라도 엄마인 내가 제대로 된 성교육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이 책을 만났다.

    

 


 

 

작가는 성교육을 위한 준비로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아이 때부터 경계 존중 교육을 하여야 하며, 거절하는 힘을 길러주고, 가족끼리도 사생활을 존중하며, 외모에 대한 관심을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참 공감도 많이 되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조금씩 해왔던 노력들의 방향이 틀리지 않아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희미하게 알던 내용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사례를 통해 적절하게 내가 해야할 말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친구가 너무 좋아 달려가서 안아요. 그 친구는 당황하겠죠. 아이한테 묻습니다.

왜 갑자기 친구를 안았어?”

친구가 너무 좋아서 그랬어.”

좋아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 그런데 친구도 지금 안고 싶었을까? OO이도 아빠가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하면서 볼을 부비고 뽀뽀할 때 싫다고 한 적 있었잖아.

 

 

    

6살 둘째 반의 여자친구들이 대체로 다정하고 살갑다. 밖에서 둘째아이를 만나면 이름을 부르며 다가와서 안아줄 때도 있다. 한번은 집 앞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여자친구들 대여섯 명이 우리 아이를 보고 달려와서 한꺼번에 꼭 안아준 적도 있다. 주목받을 때 긴장하는 둘째는 여자 친구들이 다가와 적극적으로 친근감을 드러낼 때 대부분 얼음이 되어 가만히 있을 때가 많다. 그리고 안아 주는걸 부담스러워할 때도 있다.

 

그런데 사실 나는 둘째가 상대방아이가 반가워하며 먼저 다가오는데도 반가움도 표현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거나 외려 살짝 밀쳐낼 때 괜히 상대방 아이와 그 부모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먼저 호의로 다정하게 대한 건데 우리 아이가 거절하는 것만 같아서.

 

그런데 위 내용을 읽고는 그렇게 바라볼 게 아니구나! 깨달았다. 둘째는 반가움을 표현하더라도 갑자기 안는 행동을 싫어할 수 있고, 그럴 때 부모인 나는 우리 아이가 반가워해준 건 좋지만 지금 안는 건 싫어라고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거구나. 상대방 아이에게는 경계존중 교육을, 우리 아이에게는 거절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너도 같이 안아주라고 슬쩍 등 떠민 엄마가 그 순간 둘째는 야속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기회가 닿으면 꼭 둘째에게 다시 이야기 해주고 싶다. 반가운 마음은 고맙게 받고 불편한 행동에 대해서는 거절해도 된다고 말이다.

 

 


 

2장에서는 대화로 막힘없이 풀어가는 성교육 노하우 14가지를 담고 있다.

언제부터 성교육을 해야하는지가 제일 궁금한 것 중 하나인데, 작가는 호기심 어린 질문을 할 때가 성교육을 시작할 때라고 한다. 그리고 유아기 아이의 질문에는 단순하게 즉시 대답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아이들과 대화할 때 아이의 감정을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아이들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마음도 가지고, 아이 방에 들어갈 때 노크하는 습관도 들여야 하며, 자극적인 성착취물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 화를 내거나 당황하지 말고 성착취물에 관해 먼저 대화하려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양육자가 서로 미루지 말고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방법도 있으니 도움을 받으라고 한다. 부끄러워서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만들만 안 된다고.

사실 말은 쉬운데,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이의 사생활을 맞닥들이면 여유를 가지고 아이와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어쩌면 이런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준비해보기도 하고 그런 갑작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는 노하우도 배워 실천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TV 드라마에서 데이트하다가 남자가 여자를 벽에 밀어붙이면서 키스해요. 대사도 없고, 동의도 없고 그냥 스킨십만 나왔는데 박력 있는 남자의 모습으로 그리면, 아이들도 데이트와 스킨십은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어요. 함께 드라마를 보시다가 이런 장면이 나오면 자녀에게 물어보세요.

아들, 저기서 여자가 키스하는데 동의한 거 봤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언제 동의했어요?”

남자가 키스하기 전에 여자한테 눈빛으로 동의를 구했잖아

난 못 봤는데. 근데 눈빛으로 동의를 구했다고요?”

, 눈으로 물어봤어. 눈으로 물어보는 걸 비언어라고 하는데, 말이 아니라 눈빛이나 행동으로 물어보는 거야.”

현실에서는 상대방이 동의해야 한다고 교육하는데, 미디어에서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유튜브를 많이 보는지 넷플릭스를 많이 보는지 주로 접하는 미디어를 알아야 합니다. 생활 속 미디어에 감취진 편견을 알아야 합니다. 미디어가 위험한 이유와 문제점르 정확하고 쉽게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면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주세요.

 

 

 

 

사실 TV를 거의 보지 않는지라 아직 이런 장면을 아이와 함께 본 적이 없지만 영화도 점점 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친구들이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와서 드라마에 대해 물어본 적도 있어서 영상을 볼 때 스킨십하는 장면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3도 볼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이면 그냥 보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때 뭔가를 알려주어야 하는 건지, 알려주어야 한다면 뭘 알려주어야 하는건지 말이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스킨십하는 것을 보고 배운 아이들은 남자아이들의 경우 스킨십은 동의를 구하지 않고 박력있게 시도하는 것이라고 배울 수 있고, 여자아이들은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스킨십을 시도할 때 그 순간 그 스킨십이 싫어도 평소 좋아하는 사이니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를 꼭 나누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에는 또 2차 성징과 관련하여 특히 월경에 대해 자세히 잘 다루고 있다. 생식기 모습도 그림으로 설명하며 정확한 명칭도 알려주고, 다양한 종류의 월경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사실 나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 많아 그저 내 경험만 딸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을 뿐이었는데 책을 통해 여러 용품에 대해서도 정확하고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아이에게도 잘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직은 조금 시간이 남았지만 6살 둘째는 남자아이인지라 남자 청소년의 2차성징에 대해서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게에 남편이 알아서? 잘 설명해주어야겠지! 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책을 통해 남성 청소년의 2차 성징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비록 성별은 다르더라도 아이의 사춘기를 잘 이해하려면 엄마도 아이의 2차 성징에 대해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의 성은 좀 다가가기 어렵다는 막연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은 정말 제목대로 돌직구로 궁금한 점에 대해 알려줄 뿐아니라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고 배울 수 있었던 책이라서 무척 도움이 되었다. 남편에게도 권해줄 생각이다. 우리가 함께 읽고 우리가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선일 것 같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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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사장 구드래곤 구드래곤 시리즈 1
박현숙 지음, 이경석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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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사장 구드래곤

 

1이 된 딸이 처음으로 문고 책을 접하면서 도서관에서 빌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이라는 책을 읽고는 정말 재미있다며 서너 번을 더 읽고는 구입하고 싶다고 했다. 문고 책을 구입해달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은터라 내심 정말 기뻐하며 기분좋게 사주었다. 이후에 한 출판사의 저학년문고를 20권씩 나누어 샀는데 이책 저책 제목을 보고 흥미를 끄는 책부터 스스로 골라서 읽었는데, 어느 날 엄마! 이 책도 정말 재밌는데 작가를 보니까! 박현숙 작가님이 쓴 거였어!’라며 놀라워했다. 그 후로도 몇 권 더 박현숙 작가님의 책을 골라서 읽으며 엄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박현숙 작가님이야!’라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내심 놀랐다.

 

문고 책을 읽게 된 지 얼마 안됐는데,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어주긴 했지만 스스로 읽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문고 책을 처음 접했는데, 그것도 처음에는 내가 읽어주면서 서서히 읽기 독립을 하게 되었다. ‘우리 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예요라고 자랑스럽게 말을 할 수는 없는 아이였기 때문에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너가 재밌게 읽은 작가가 이분이네~ 라며 굳이 인지시켜 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좋아하는 작가가 생겼다고 말을 하니 얼마나 흐뭇하고 기뻤는지 모른다. 그리고 아이에게 문고책의 재미를 알게 해 주신 박현숙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다. 이후에도 수상한 시리즈 등 박현숙 작가님 책을 계속 재미있게 읽으면서 점점 책도 확장되어 다양한 이야기책을 읽고 있다.

 

박현숙 작가님이 쓴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마트사장 구드래곤도 아이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정작 나는 박현숙 작가님의 책을 한 번도 읽어보지 않았다. 문득 아이가 어떤 부분이 좋아서 이 작가님의 책을 좋아하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단 책 겉표지 그림이 사람같지만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인물이 덩치에 안맞게 바늘을 들고 있다. 제목이 마트 사장 구드래곤이니 아마 이 사람?이 구드래곤인가보다 짐작을 할 수 있다. 드래곤이니 용인가? 그렇게 보기에는 그냥 사람같기도 하고~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만하다.

 

 

차례에는 14챕터로 소제목이 나오는데 소제목을 보니 ‘2. 용이 될 구렁이, 구드래곤이 나온다. 겉표지의 그 사람?은 용이 되고 싶은 구렁이인가보다 그런데 다른 소제목을 보니 이름이 등장한다. 도통 예상이 안 된다.

 

 

다시 한 장을 넘기니 등장인물이 나온다. 구드래곤, 순동, 아용, 영민, 그리고 용몽록이라는 책도 등장한다. 간단하게 등장인물에 대한 소개가 나오니 책을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하기가 쉽다. 요즘 아이들 책은 이렇게 시작전에 캐릭터 소개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스토리를 간추리자면, 88번 비늘이 없는 구렁이인 구드래곤은 용이 엄청 되고 싶어하는데, 용몽록이라는 책에 용이 될 수 있는 비법?이 적혀 있다. 88번 비늘이 없는 경우에는 살아 있는 강아지 이름, 살아 있는 고양이 이름, 살아 있는 아이 이름을 각각 하나씩 얻어서 비늘이 있던 자리에 꿰매 붙이면 비늘을 되살릴 수 있다는 거다. 쉽게 강아지, 고양이 이름을 구한 구드래곤이 아이 이름을 얻기 위한 과정을 담고 있다.

 

어른들에게는 구성이 워낙 단순하고 진행 역시 개연성이 조금 없는 듯이 느껴질 수 있지만 초등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는 이정도 구성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겠다 싶다. 그리고 읽으면서 아이들이 뭔가 스스로 자신의 내재된 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꺼리도 적당히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대로 끝인가? 싶었는데, 기가 막히게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마지막에 장치를 두고 있다. 사실 성인인 나는 책에 푹 빠져들어 읽지는 않고 내 아이가 이 부분을 읽을 때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런 어휘를 알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 발짝 물러나 객과적으로 평가를 하면서 보는 느낌으로 읽었는데 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객관적 시점에서 벗어나 오롯이 독자로서 내용에 빠져서 구드래곤이 어떻게 날개 비늘을 잃어도 용이 될 수 있을까?’ 2권이 궁금해졌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 역시 1권을 읽으면 2권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2권이 나오면 나도 또 읽을 것 같다. 스토리 자체는 성인인 나에게는 너무 단순했지만 궁금하다. 어떤 이야기가 기다려질지. 이런 점이 아이들을 또 책으로 이끄는 것이겠지?

 

150페이지 가량으로 그리 두껍지도 않고, 내용 상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고 이야기 책이라 술술 읽혀서 저학년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이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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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마음 탐구 생활 - 어린이를 위한 정통 심리학 교재 마음 학교 1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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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정통 심리학 교재 : 친구마음 탐구생활

 


새로 전학온 김심리라는 심리박사가 아이들의 고민을 듣고 심리를 이용해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이야기로 형식을 가지면서 하지 말라는 건 왜 더 하고 싶어지는지, 친구가 가지고 있는 물건은 왜 사고 싶은지 또는 대부분 친구들이 관심을 갖거나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건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드는지, 의식과 전의식, 무의식은 무엇이고 우리 생각에 어떻게 관여하고 있는지, 언더독 효과는 뭔지, 왜 약자는 착한 것 같고 강자는 나빠보이는지, 바넘은 누구이고 포러효과는 무엇인지, 편향의 의미와 편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에피소드를 통해 쉽게 설명해주는데, 아이들에게 생긴 문제를 김심리라는 아이가 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해주면서 독자들에게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각각 심리에 대한 설명은 만화형식으로 알기 쉽게 그림과 함께 설명해줘서 어렵지 않고 이해가 매우 쉬웠다.

 

내용을 읽으면 맞아 사람들한테 그런 심리가 있지...할 수 있을 정도로 성인인 나에게는 낯설지 않은 내용이지만 용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그런 용어가 나오게 된 유래는 더욱 알지 못한 경우가 많았는데 책을 통해 그 용어가 나오게 된 유래를 설명하면서 각종 심리학 단어들을 소개하고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예를 들어 약자를 응원하게 되는 심리를 언더독효과라고 칭한다는 건 알았지만 왜 그렇게 말하는지 전혀 몰랐는데, 오래전엔 투견장에서 수컷 개들끼리 싸움을 붙여 놓고 구경을 했는데 싸움이 붙은 두 마리 개 중에서 위에 올라타 우세를 보이는 개를 탑독, 반대로 힘이 약해 아래에 깔린 개를 언더독이라고 불렀단다. 한마디로 탑독은 강자, 언더독은 약자인 셈이다.












와 닿았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

아무리 고민을 해도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김심리는 생각이라는 건 달리기랑 똑같아. 쉬지 않고 하면 언젠가는 지쳐서 쓰러져 버리지라며 생각과 달리기가 뭐냐고? 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심리상담소 내용이 나온다.




 

이어서 고민하는 친구가 충분히 쉬었다고 해도 결승선에 도착하려면 어쨌든 달려야 하잖아. 마찬가지로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려면 결국 생각을 해야하는 거 아니야? 쉰다고 해결책이 나온다는 건 가만히 서 있는데 결승선을 통과한거나 다름없는거 같은데.”라고 말하자,

두 발로 걷지 않고도 도착하는 방법”, “무의식이라는 건 우리 마음 속 깊숙한 곳에 있는 에스컬레이터 같은 거거든.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지. 그래서 가만히 서 있어도 가고 싶은 곳까지 갈 수 있는 거야.”라고 하면서 의식과 무의식에 대해서 또 설명을 해준다.

 

이후 김심리와 고민하는 친구의 대화는 이어지고, “무의식에 있는 기억들은 떠오르지 못하는거 아니었어?”라고 묻자 김심리는 무의식 속 기억을 붙잡고 있는 무거운 추를 잘라내면 돼. 자유럽게 떠오를 수 있도록.”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이어 브루잉 효과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유레카! 이 단어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참 이야기와 심리학 용어에 대한 설명을 적절히 잘 버무려졌다고 느꼈다. 아이들이 읽기에도 잘 이해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고 예도 적절하게 들고 있어서 초3인 딸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생각과 달리기의 공통점은 꾸준히 사용하되 그 만큼 휴식을 취해야한다는 부분이 내내 마음에 남아 있다.

 

3이 되면서 그동안 하지 않았던 학습을 이젠 조금씩 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을 하며 이런 저런 것들을 검색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이미 많은 학습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로인해 내 마음은 몹시 어수선해졌고 초조함이 생겼다. 단순히 지금부터 열심히 하자! 는 결론이었다면 이렇게 갈팡질팡한 마음은 아니었을텐데, 아이는 좀 놀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휴식은 배우는 시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마음이 어수선했던거다. 이미 많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또래 아이들에 비해 이제 학습자로서 조금씩 습관을 들이려니 결과만 놓고 보면 자꾸 뒤쳐진 느낌이 들어 부지런히 쫓아가야만 할 것 같고 그러자니 아이에게 휴식시간이 사라져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힘들기만 했던 거다. 지금은 어느 정도 생각을 정돈했지만 때때로 마음이 흔들린다.

 

그런데 생각은 달리기라서 꾸준히 해야하지만 그 만큼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그래! 학습하는 것도 머리를 쓰는 거고 그래서 과부하가 되지 않도록 휴식이 반드시 필요해! 계속 뛰다보면 결국 지치는 순간이 찾아오고 쉬라는 몸의 말을 듣지 않으면 부상 위험이높아지는 것처럼 공부하는 것도 꾸준히 해야하지만 쉬지 않고 할 수는 없지! 흔들리는 내 마음을 잡아줄 닻이 하나 더 생긴 기분이다. 그리고 지금 아이가 하는 학습이 아이에게 과한 것은 아닌지 내 생각이 아니라 아이에게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달리는건 아이니까. 옆에 있는 내가 보기에 힘들지 않아 보인다고 해서 계속 뛰라고 할 수는 없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목이 친구마음 탐구생활이라서 아이들 사이에 발생하는 불편한 관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해결책을 심리라는 관점에서 제시하는 책이 아닐까 짐작했는데, 이책을 읽는다고 당장 불편했던 친구사이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얻을 수 있거나 뭐 그런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내용에 비해 제목이 다소 진부하고 덜 매력적인 것 같다. 그러나 내용은 너무나 만족스럽다. 읽으면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마음상태로 이미 특정용어로 규정되어져 있다는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도 재미가 있을 뿐 아니라 에피소드를 잘 이용해서 그 마음 상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예를 들어 설명해주기 때문에 이해가 쉽고 내 마음을 알고 나면 모든 문제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 아이들에게도 자기의 마음, 감정을 알게 도와주어 궁극적으로는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으로 자라도록 돕는데 충분히 역할을 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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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디저트 - 전통과 현대를 품은 트렌디 한식 디저트
정운경.김정희.이수연 지음 / 북앤미디어디엔터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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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에 흥미도 관심도 없던 나이지만 결혼을 할 때 괜히 오븐이 사고 싶었다. 결혼을 하면 집에서 쿠기도 굽고 오븐을 이용한 요리도 하는게 당연한 건줄 알았기 때문이다. 아마 당시 결혼준비를 하면서 알아본 신혼제품에 다양한 종류의 오븐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도 으레 그런 줄 알았던 거다. 그래서일까? 집에는 쿠키나 빵을 만들 수 있는 요리책도 있고, 간단한 오븐요리를 소개하고 있는 요리책도 있다. 그리고 실제로 신혼초에는 쿠키도 만들어 본적이 있고, 오븐을 이용해서 이런 저런 요리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떡은? 사실 떡을 집에서 만들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떡은 당연히 떡집에서 사오는 것으로 여겼던 것 같다. 그러나 둘째 아이가 계란 알러지가 있어서 계란이 들어간 보통의 빵을 먹지 못하면서 생일에 생일 떡을 주문하다가 세 번째 생일에는 둘째 아이를 위해서 백설기 생일떡을 직접 집에서 만들어 본 적이 있었다. 간편하게 나온 백설기 떡케잌 키트를 사서 거기에 적힌대로 쪄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떡집에서 사다 먹은 백설기와는 사뭇 다른 식감과 맛이었다. 그때 백설기 만드는 법을 검색하면서 생각해보니 어렸을 적에 집에서는 방앗간에서 곱게 갈아온 찹쌀가루 등으로 떡도 쪄서 먹었던 것 같고, 할머니는 식혜와 수정과를 정말 잘 만드셔서 늘 맛있게 먹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븐요리가 쿠키만들기가 조금 더 익숙하고 시중에서 다양한 요리책도 만날 수 있지 우리 전통 떡이나 음료를 집에서 만드는건 괜히 낯선 느낌이 있다.

 

그러다가 ‘K-디저트 전통과 현대를 품은 트렌디 한식 디저트이 책을 만났다. 세상에! 작품과도 같은 너무 예쁜 한식 디저트들을 만드는 법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 전에 다양한 도구를 하나하나 소개하며 언제 사용하는지 알려주고 재료에 대해서도 하나 하나 소개해준다. 요리에 큰 흥미도 없고 잘 할 줄도 모르는 나같은 사람에게 이런 친절한 책이 정말 필요하다.





 

PART 1 준비과정

 

1. 도구 / 2.재표 / 3.고물 만들기 / 4. 떡 만들기의 기본

 

떡을 쌀가루로 만든다는 것만 알지 어떤 쌀가루로 만들어야 하는지도 왜 그 쌀을 선택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너무나 친절하고 또 요리의 기본?을 알게해주는 설명이다. 이런 성분과 용도에 대한 설명을 알면 나중에 설령 레시피에 적힌 재료가 없어도 대체할 만한 다른 재료를 떠올릴 수 있는 요리 짬이 생기게 된다.

 

멥쌀가루 : 아밀로스와 마밀로펙틴의 성분을 지난 떡의 주재료로 찰기는 적지만 설기와 송편, 절편 등에 사용되며 베이킹에도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찹쌀가루 : 아밀로펙틴이 주성분으로 찰기가 있어 인절미와 찰떡 등의 주재료로 쓰이며 불릴 때 수분을 많이 먹는 특성으로 인해 제조 시 수분을 적게 해서 익히는 특성이 있다.

 

 

색을 내는데 사용하는 다양한 천연재료들도 소개해주는데, 솔직히 이렇게 많은 재료가 있는줄 처음 알았다.

 

치자가루 : 치자나무의 열매로 약간의 쓴맛을 지닌 노란색을 띱니다. 건조된 열매를 잘라서 물에 우려 색을 쓰는데 물의 양에 따라 색의 농도를 조절하면 됩니다.

파래가루 : 햊류인 파래 분말로 특유의 향과 색이 있으며 한과나 강정을 만들 때 쓰기도 하고 경단의 고물로 쓰기도 합니다. 특유의 향으로 인해 호불호가 있어 첨가할 때 이를 고려하는게 좋습니다.

 

고물 만들기도 따로 간단하게 알려주는데 너무 유용하다. 붉은팥고물 만들기, 거피팥고물 만들기, 흑임자 고물만들기, 대추고 만들기를 소개해준다. 거피팥이란게 따로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이미 우리가 많이 먹어본 식재료들이지만 그 이름도 모르고 있는 것들이 제법 있는데, 거피팥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떡만들기의 기본에서는 1. 쌀가루를 다루는 요령/ 2. 떡 만들기의 기본 상식 / 3. 기타 재료의 손질을 나누어 설명해준다.

 

쌀가루를 냉동실에 저장해서 사용할 경우 해동을 해야 한단다. 솔직히 가루는 어는 것도 아니기에 막바로 사용할 수 있는 줄 알았는데 가루형태로 냉동보관 된 것도 보이지 않지만 입자가 얼어있으니 해동을 한 후 사용해야 하나보다. 그리고 건식상태의 쌀가루를 사용할 때는 만들고자 하는 종류의 떡마다 다르지만 수분을 공급해서 습식상태의 쌀가루로 만든 후 떡을 만들어야 한단다. 쌀가루면 다 똑같은 쌀가루인줄 알았더니 건식상태 쌀가루와 습식상태 쌀가루로 나뉘어진다니 신기하다.




 

이책에는 주전부리 1 / 주전부리 2 / 마실거리 로 총 50 가지의 다양한 요리법이 소개되고 있다. 왼쪽엔 완성품의 사진이 나오고 오른쪽페이지엔 해당 음식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재료,도구, 보관방법, 그리고 만들 때 팁이 나오고 다음장에 요리법이 그림과 함께 상세히 나온다.

 

근데 그 완성품을 찍은 사진들이 하나같이 다 너무 예뻐서~ 과연 내가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일단 만만해보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백설기를 만들어보았다. 뭐가 문제였을까? 포슬포슬거리는 백설기가 아니지 너무 쪄서 물기가 너무 많은 백설기가 되어 버렸다. 생각해보니 습식쌀가루로 만드는 과정에서 물을 너무 많이 넣은 것 같기도 하다. 요리법에서 아쉬운게 두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쌀가루 다루는 요령에 습식쌀가루로 만드는 요령이 나와선지 해당 요리방법에는 이 부분을 다루지 않는데, 그게 조금 아쉬웠다. 성미가 급해서 준비과정을 꼼꼼히 읽지 않는다면 ‘ 2. 물로 수분을 맞춘 후 중간체에 두 번 내린다.’는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책에 여백도 많은데 관련 준비과정 페이지를 참고하도록 ‘00쪽 참고요 정도라도 언급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하나는 ‘7. 김이 오른 물솥에 20분 동안 찍고 5분간 뜸을 들인다.’ 이 부분인데, 이건 개인적인 아쉬움일 수 있지만 요리감이 없는 나로서는 하나 하나 알려주어야만 아는 처지라 불 조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너무 궁금하다. 김이 오르도록 센 불로 물을 끓이다가 그대로 20분간 센불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상태로 찌고 불을 끄고 뜸을 들이는 거겠지? 막연히 짐작만 할 뿐 확신이 안 생긴다. 그리고 가스레인지가 아니라 전기레인지를 사용하고 있어 불을 꺼도 잔열이 있는데 그 위에 그대로 둬도 되나? 아님 솥을 잔열이 없는 곳으로 옮겨서 뜸을 들여야 하나? 살짝 궁금하다. 어느 것이나 상관없는지, 혹시 반드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찰기가 있는 백설기가 만들어졌는데 물조절 실패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처음치고 괜찮았다. 파는 것보다 덜 달았고, 성과라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 거다. 재료만 잘 준비해서 그냥 쪄내면 된다.

 

팁에 꿀로 수분을 맞추면 더 촉촉한 맛을 느낄 수 있고 고운체로 내려서 완성하면 쫄깃한 식감의 떡을 맛볼 수 있다고 적혀 있는데, 다음에는 꿀로도 한번 해보고 싶다. 근데 사실 꿀로 수분을 맞춘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물 대신 그만큼의 꿀을 넣으라는 건가? 일단 한번 해봐야겠다. 만들어보면 알겠지^^

 



요리책이 많지만 어느새 펼쳐보지 않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요리책을 보고 요리를 하니 기분이 새롭다. 필요한 요리법을 검색하면 영상이나 글,사진으로 상세히 소개하는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으나 나는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이런 책이 좋은 점은 나의 기록을 담을 수 있어 시도할 때마다 알게 되는 사실을 적어서 나만의 요령?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또 도장깨기 마냥 하나씩 도전하는 맛도 좋다. 이번 주말에도 백설기 도전이다! 이번엔 꿀 백설기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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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도리의 그림 수업 - 낙서부터 드로잉, 캐리커처까지
박순찬 지음 / 아라크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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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뭐라도 끼적이는 활동을 유도하고자 또는 더 즐겁게 하고자 때로는 아이의 요구에 의해 꽃도 그리고, 토끼, 곰 같은 동물도 그려야 할 때가 있었는데, 단순한 그림도 뭐부터 그려야 할지 순간 막막할 때가 많았다. 토끼처럼 귀가 길다는 명확한 특징이 있는 경우에는 사실 귀만 길쭉하게 그려도 아이는 토끼라고 좋아해주었는데, , 호랑이, 악어, , , ... 이런 동물들을 그릴때는 생각보다 그 특징을 구별해 내며 그리기가 어려웠다.

 

보고 그리는 그림은 제법 그럴 듯하게 그리는 편인데 보지 않은 채 그리는건 영 꽝인거다. 그래서 제목부터 그림수업인 이 책을 읽으면 그림을 잘 그리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결론을 말하자면, 그림 그릴 때 필요한 팁을 잔득 줄 거라고 기대한 나의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 여기 동물을 그릴 때는 이런식으로, 사람을 그릴 때는 이런 식으로처럼 뭔가 구체적인 팁을 주는 책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마땅히 갖추어야할 기본자세? 기본 태도? 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책이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으면 그림과 먼저 친해져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사물에 대한 능동적인 관심 즉 호기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한다. 평소 사물의 모습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의 여러 가지를 그리고 싶은 욕구가 생기게 된다고. 그리고 그림을 그릴 때 가장 필요한 능력 역시 관찰력이고 그림 실력을 키우기 위해선 평소 눈으로 사물을 잘 관찰해야 하고 이미지를 포착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뭔가 새롭게 다가왔다. 그저 보이니까 보는 정도가 아니라 대상의 이미지를 눈으로 포착하는 관찰! 나도 사물을 바라볼 때 이런 이미지 포착은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잘 안다고 생각하는 동물도 떠올리려고 하면 사실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동물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 사실들을 토대로 그림을 그릴려고 하니 그리기가 막막했던 것 같다.

 

그리고 작가는 주변 사물에 능동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노는 습관을 기르면 그림실력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눈으로 사물의 생김새를 음미하는 습관! 이렇게 관찰을 하다보면 관찰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림그리기의 시작이라고 한다. 주변사물을 관찰하는 습관이 생기면 사물에 대한 애정이 커지고 그것을 그리고자 하는 욕심이 생겨난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막연한 욕심이 아니라 내가 관찰한 사물을 나의 그림으로 갖고 싶은 욕망이라고 한다. 단순히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만으로는 그림 연습을 지속하기 어려워 실력이 빨리 늘지 않는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히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이 아니라 내가 관찰한 것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그림그리기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즉 관찰을 하다보면 관찰의 재미를 점차 알게 되어 더 많은 관찰을 하게 되고 그건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구로 이어지고 그 욕구는 또 더 많은 관찰 욕구로 이어져 실제 더 많은 관찰로 이어지고 더 많은 사물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 더 큰 그림그리기 욕구로 이어지며 점차 그림실력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결국 많은 관찰이 선행되지 않으면 그림 실력의 향상은 어렵다는 것인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수긍하는 마음이 들면서 모든 배움은 다 비슷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관찰을 막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그 사물에 부여된 개념이란다. 즉 사람을 보면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우리가 그 대상을 이미지로 포착하는 관찰을 방해하는 것이다. 그저 사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눈에 들어온 시각 요소만으로 이미지만으로 관찰을 해야하는 것이다.

 

나도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지금까지 눈으로 이미지를 관찰하는 대상을 음미하는 관찰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심지어 내 아이를 떠올려도 명확한 이미지가 딱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내 아이에 대한 관념과 함께 나는 내아이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의 이미지만을 따로 떼어 관찰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책을 통해 그림그리기의 기본기를 배운 것 같아 읽고 난 후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림이야기를 들었는데 삶의 다른 영역에서도 이런 것은 아닐까? 혼자 철학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우리가 만든 개념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일단은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대상을 알아가는 것도 중요한데 나도 모르게 여러 개념을 부여하며 인식하다보니 원래의 모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특히 남편에 대해서 아이들에 대해서. 내가 원하는 내가 바라는 남편상과 아이상이 있어서 그 틀로 남편을 보고 아이들을 바라본 것은 아닐까? 그런 개념의 틀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그들을 먼저 바라보고 그들을 알아갈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기의 첫걸음이지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만화형식으로 되어 있고 그림선생과 냥도리, 리리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매우 쉽게 이해되고 또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한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머리가 어지러울 때 한 번씩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요새 머리가 어지러운 일이 많아서 일까? 벌써 세 번은 읽은 것 같다. 그림수업을 받으면서 나도 책에 나오는 인물을 한 번 따라 그려봤는데, 에엥? 생각보다 쉽지 않다. 관찰이 더 필요한가보다. 그런데 확실히 자꾸 관찰을 하다보니 그리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신기하다.

 

 

*이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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