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직구 성교육 - 아이의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대답하는
김소영 지음 / 빌리버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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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초3이 되고나니 슬슬 성교육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듣자니 아이들 몇 명 팀을 짜서 엄마들이 비용을 대고 전문강사에게 성교육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전문가에게 성교육을 맡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지만 그렇더라도 엄마인 내가 제대로 된 성교육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이 책을 만났다.

    

 


 

 

작가는 성교육을 위한 준비로 먼저 아이의 감정을 인정하고, 아이 때부터 경계 존중 교육을 하여야 하며, 거절하는 힘을 길러주고, 가족끼리도 사생활을 존중하며, 외모에 대한 관심을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참 공감도 많이 되고 잘 모르는 상태에서 조금씩 해왔던 노력들의 방향이 틀리지 않아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희미하게 알던 내용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사례를 통해 적절하게 내가 해야할 말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친구가 너무 좋아 달려가서 안아요. 그 친구는 당황하겠죠. 아이한테 묻습니다.

왜 갑자기 친구를 안았어?”

친구가 너무 좋아서 그랬어.”

좋아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 그런데 친구도 지금 안고 싶었을까? OO이도 아빠가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하면서 볼을 부비고 뽀뽀할 때 싫다고 한 적 있었잖아.

 

 

    

6살 둘째 반의 여자친구들이 대체로 다정하고 살갑다. 밖에서 둘째아이를 만나면 이름을 부르며 다가와서 안아줄 때도 있다. 한번은 집 앞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여자친구들 대여섯 명이 우리 아이를 보고 달려와서 한꺼번에 꼭 안아준 적도 있다. 주목받을 때 긴장하는 둘째는 여자 친구들이 다가와 적극적으로 친근감을 드러낼 때 대부분 얼음이 되어 가만히 있을 때가 많다. 그리고 안아 주는걸 부담스러워할 때도 있다.

 

그런데 사실 나는 둘째가 상대방아이가 반가워하며 먼저 다가오는데도 반가움도 표현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있거나 외려 살짝 밀쳐낼 때 괜히 상대방 아이와 그 부모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먼저 호의로 다정하게 대한 건데 우리 아이가 거절하는 것만 같아서.

 

그런데 위 내용을 읽고는 그렇게 바라볼 게 아니구나! 깨달았다. 둘째는 반가움을 표현하더라도 갑자기 안는 행동을 싫어할 수 있고, 그럴 때 부모인 나는 우리 아이가 반가워해준 건 좋지만 지금 안는 건 싫어라고 잘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거구나. 상대방 아이에게는 경계존중 교육을, 우리 아이에게는 거절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너도 같이 안아주라고 슬쩍 등 떠민 엄마가 그 순간 둘째는 야속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기회가 닿으면 꼭 둘째에게 다시 이야기 해주고 싶다. 반가운 마음은 고맙게 받고 불편한 행동에 대해서는 거절해도 된다고 말이다.

 

 


 

2장에서는 대화로 막힘없이 풀어가는 성교육 노하우 14가지를 담고 있다.

언제부터 성교육을 해야하는지가 제일 궁금한 것 중 하나인데, 작가는 호기심 어린 질문을 할 때가 성교육을 시작할 때라고 한다. 그리고 유아기 아이의 질문에는 단순하게 즉시 대답해주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아이들과 대화할 때 아이의 감정을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아이들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마음도 가지고, 아이 방에 들어갈 때 노크하는 습관도 들여야 하며, 자극적인 성착취물을 보고 있는 것을 발견하면 화를 내거나 당황하지 말고 성착취물에 관해 먼저 대화하려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양육자가 서로 미루지 말고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방법도 있으니 도움을 받으라고 한다. 부끄러워서 이야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만들만 안 된다고.

사실 말은 쉬운데,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아이의 사생활을 맞닥들이면 여유를 가지고 아이와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어쩌면 이런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준비해보기도 하고 그런 갑작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는 노하우도 배워 실천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TV 드라마에서 데이트하다가 남자가 여자를 벽에 밀어붙이면서 키스해요. 대사도 없고, 동의도 없고 그냥 스킨십만 나왔는데 박력 있는 남자의 모습으로 그리면, 아이들도 데이트와 스킨십은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고 인식할 수 있어요. 함께 드라마를 보시다가 이런 장면이 나오면 자녀에게 물어보세요.

아들, 저기서 여자가 키스하는데 동의한 거 봤어?”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언제 동의했어요?”

남자가 키스하기 전에 여자한테 눈빛으로 동의를 구했잖아

난 못 봤는데. 근데 눈빛으로 동의를 구했다고요?”

, 눈으로 물어봤어. 눈으로 물어보는 걸 비언어라고 하는데, 말이 아니라 눈빛이나 행동으로 물어보는 거야.”

현실에서는 상대방이 동의해야 한다고 교육하는데, 미디어에서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유튜브를 많이 보는지 넷플릭스를 많이 보는지 주로 접하는 미디어를 알아야 합니다. 생활 속 미디어에 감취진 편견을 알아야 합니다. 미디어가 위험한 이유와 문제점르 정확하고 쉽게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면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해주세요.

 

 

 

 

사실 TV를 거의 보지 않는지라 아직 이런 장면을 아이와 함께 본 적이 없지만 영화도 점점 볼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친구들이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와서 드라마에 대해 물어본 적도 있어서 영상을 볼 때 스킨십하는 장면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3도 볼 수 있는 수준의 영상이면 그냥 보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때 뭔가를 알려주어야 하는 건지, 알려주어야 한다면 뭘 알려주어야 하는건지 말이다.

 

그래서 이 부분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스킨십하는 것을 보고 배운 아이들은 남자아이들의 경우 스킨십은 동의를 구하지 않고 박력있게 시도하는 것이라고 배울 수 있고, 여자아이들은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스킨십을 시도할 때 그 순간 그 스킨십이 싫어도 평소 좋아하는 사이니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구나! 이 부분에 대해서 아이와 이야기를 꼭 나누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책에는 또 2차 성징과 관련하여 특히 월경에 대해 자세히 잘 다루고 있다. 생식기 모습도 그림으로 설명하며 정확한 명칭도 알려주고, 다양한 종류의 월경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사실 나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이 많아 그저 내 경험만 딸아이에게 설명해줄 수 있을 뿐이었는데 책을 통해 여러 용품에 대해서도 정확하고 알 수 있어서 좋았고 아이에게도 잘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직은 조금 시간이 남았지만 6살 둘째는 남자아이인지라 남자 청소년의 2차성징에 대해서는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나이게에 남편이 알아서? 잘 설명해주어야겠지! 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책을 통해 남성 청소년의 2차 성징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비록 성별은 다르더라도 아이의 사춘기를 잘 이해하려면 엄마도 아이의 2차 성징에 대해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의 성은 좀 다가가기 어렵다는 막연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책은 정말 제목대로 돌직구로 궁금한 점에 대해 알려줄 뿐아니라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고 배울 수 있었던 책이라서 무척 도움이 되었다. 남편에게도 권해줄 생각이다. 우리가 함께 읽고 우리가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우선일 것 같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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