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 2019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호아킨 캄프의 국내 최초 그림책
호아킨 캄프 지음, 임유진 옮김 / 곰세마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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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그림이 정말 마음에 든다. 책의 제목인 피아노는 크레파스로 쓴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나머지 벽도 카페트도 아이가 색칠한 듯이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조금씩 남아 있는데, 단순한 그림이고 단순한 색을 사용했는데, 왜이렇게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걸까?

 

책을 지은이는 호아킨 캄프라는 아르헨티나의 그림책 작가이자 디자이너 지금은 스페인에 살고 있단다. 대부분 그림책은 책장은 열고 한 장 더 넘기면 왼쪽 페이지에는 지은이에 대한 설명이 오른쪽 페이지에는 책 제목이 한 번 더 나온다. 이 책도 마찬가지인데 다른 점이 하나 있다. QR코드가 지은이 보다 더 도드라지게 왼쪽 페이지에 나온다. 그리고 보통은 QR코드가 있더라도 달리 설명이 없거나 설명이 있어도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주는 글이 옆에 뒤따르는데, 이 책은 너무 깜찍하게 점선이 꼬불꼬불 아래로 길게 연결되면서 우리들의 비밀 연주회에 놀러오세요!”라고 적혀 있고 귀여운 초록 고양이가 한쪽에서 그 글씨를 보라는 듯 팔을 들어 글씨를 가리키고 있다.



 

나는 이런 디테일에 쉽게 반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표지도 마음에 들었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게 되는 첫장을 이렇게 깜찍하게 구성하고 있어서 더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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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었다. 그래서 커다란 피아노가 배송되어 집 거실에 놓였지만 남자 어른이 오른쪽 손으로는 피아노를 가리키고 왼손으로는 바닥을 아이들에게 보이며 막는듯한 모습으로 서 있는데 표정도 엄격, 딱딱, 약간 화남이런 단어와 어울리고, “안 돼라고 적혀 있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치면 안된다는 걸 강력하게 경고하는 모습이다. ! 이 장면에서 내 모습이 떠오른다. 치라고 사놓은 피아노지만 저녁에는 치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 모습. 아파트에 살다보니 치고 싶을 때 자유롭게 칠 수 있는 피아노가 아니다.

 

어릴 때 책을 읽어주는 것뿐 아니라 책으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놀기도 하고 책 터널도 만들어 놀면서 읽을 때 뿐만 아니라 책을 장난감처럼 늘 곁에 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관심을 갖지 않았던 책을 쟁반으로만 쓰던 아이가 그 표지 그림을 유심히 보는 날도 오고 또 내용을 궁금해하는 날도 온다고.

 

피아노도 그럴텐데... 멋진 연주를 위해 연습하고 연주하는 도구로만 쓰는게 아니라, 그냥 블록놀이를 하면서도 괴물이 지나간다~ 그러면서 쾅 쾅 쾅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소리를 표현해보도록 마음껏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해야 피아노로 멋진 곡을 연주하고 싶은 마음도 들텐데


사실 나는 피아노를 치지 못한다. 3때 피아노 학원을 1년 남짓 다녔었는데 당시 학원 선생님이 너무 무서웠다. 틀릴 때마다 작은 지휘봉 같은 걸로 건반 위에 있는 내 손등을 내리쳤기 때문이다. 처음 피아노 학원에 가서 피아노 건반을 누르고 도미도미소리를 냈을 때 그 기쁨은 아직도 남아있다. 난 정말 피아노가 좋았다. 하지만 집엔 피아노가 없었기에 피아노를 칠 기회는 오로지 학원에서만 가능했는데, 한 두달 지나면서부터 선생님이 틀릴 때마다 손등을 내리쳤다. 그렇다보니 피아노는 치고 싶지만 학원은 가기 싫어졌고, 체르니 100번에 들어가서 얼마 안됐을 땐 선생님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피아노를 그만두게 되었다. 이런 피아노에 대한 슬픔이 있는 나이기에 아이는 조금 더 자유롭게 연주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 초심은 어느 새 사라지고 아이가 피아노를 사랑했으면 하는 마음보다는 연주를 잘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마음이 바뀐 나를 발견한다. 그림책의 이 한 장면에서 많은 생각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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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림책의 아이들은 하고 싶은 걸 해보는 아이들이다. 아빠가 나가자, 남자아이가 라며 다다다다다 피아노로 달려간다. 조심스레 손가락 하나로 피아노 건반을 누르자 새 한 마리가 나온다. 이제 양손으로 즐겁게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새들을 불러 낸다. 지켜보던 여자아이도 걱정이 담긴 표정에서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뀐다. 신난 남자 아이가 너무 많은 새들을 불러내자 여자아이가 놀라기도 하고, 직접 연주도 해본다. 남자 아이와 달리 여자 아이는 피아노로 새들을 불러 내지만 짹짹 소리만 나는게 아니다. ‘크르 크르릉~’ 소리도 난다.

 

아이에게 이 부분을 읽어주면서 우리 맞은 편에 있는 피아노를 가리키며 아마 여자 아이는 무거운 소리쪽 건반을 눌렀나봐~ 왼쪽으로 갈수록 소리가 무거워지잖아. 천둥소리처럼.” 라고 했더니, 아이는 맞아! 라며 신난 듯 피아노로 달려가서 소리를 비교해 보라는 듯 왼쪽 건반과 오른쪽 건반을 누르기도 하고 여자 아이는 아마 이 정도 소리를 냈을 것 같다고 자신 만만하게 소리를 들려주기도 했다.

 

여자아이가 만들어 낸 크르릉 소리가 쿠아아앙소리로 바뀌자 무서운 동물들이 튀어나왔는데, 남자아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자 동물들도 함께 울적해졌고, 이어지는 남자아이의 연주는 비가 내리듯 쏴아아소리를 만들어 냈다. 그러자 동물들은 점점 작아진다. 그런데 희안하다. 연주하는 남자아이 표정도 여자아이 표정도 화가 난듯한 표정이다



이 부분은 솔직히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건지 잘 모르겠다. 원하는 대로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지 않아서 슬프고 화가 난 것일까? 아름다운 새들이 사라져버려서 속상한 것일까? 여튼 비를 부른 연주는 계속되었고 어느새 거실은 수족관 마냥 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러다 다시 물은 빠지고 아이들은 ~’라며 즐거워한다. 그리고 이제 함께 즐겁게 연주한다. 그러자 그 연주는 춤추고 즐거운 많은 사람들을 불러냈다. 하지만 뚜벅뚜벅 소리에 모두 문을 쳐다본다.

 

아빠가 문을 열고 빼꼼히 쳐다보지만 아이들은 피아노와 떨어져 서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아빠에게 들키지 않았다. 그리고 아빠가 거실에 들어오자 아이들은 자신들의 방으로 가는데, 거기엔 연주로 불러낸 새들과 동물들과 춤추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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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 다음 이야기도 당연히 있을 줄 알고 또 한 장 넘겼는데 맨 뒷장이다. 그래서 두장을 넘긴 줄 알고 다시 또 한 장을 앞으로 넘기니 아까 그 장면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는 엄마!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야!” 라고 말했다.

 

뒷이야기가 더 있어야만 할 것 같았는데, 뭔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첫 페이지의 QR코드로 애니메이션 북을 보는 것으로 달랠 수 있었다. 아이들의 연주소리를 직접 들으며 책을 보니 더 재미있었다. 애니매이션 북을 다 보고 나니 아이도 나도 모르게 그림책 속 아이들이 연주한 리듬을 흥얼거리게 되었다.

 

특별하고 엄청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책이다. 색감이 참 예쁘고 정감가서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고, 피아노 소리로 많은 것들을 상상하며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둘째가 마구 마구 건반을 누르더라도 시끄럽다는 딱딱한 말을 던지기 보다는 지금 천둥소리를 만들고 있는 거야? 며 아이가 소리로 표현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어봐야겠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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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을 위한 선물 피카 그림책 3
프란체스카 피로네 지음, 오현지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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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을 위한 선물

 

제목도 따뜻한 느낌을 주지만 표지의 주인공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표지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그림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겨울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인데, 점점 날씨가 추워지면 아이에게 겨울을 배경으로 하는 그림책을 더 애써 읽어주는 편이다. 이 책의 주제는 나눔이지만, 계절감을 고려해서 책을 골라서 읽어주면 아이가 더 잘 공감하는 것 같고, 또 나도 더 와닿는 그런 느낌이 있다.


 

꼬마돼지는 눈이 펄펄 내리는 날 다락방을 청소하다가 털실 뭉치를 발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꼬마돼지는 발견한 털실 뭉치로 따뜻한 스웨터를 짜려고 하다가 친구들에게 따뜻한 옷이 필요할거고 모두 따뜻한 옷이 있으면 다 함께 신나게 눈 속에서 신나게 놀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동물 친구들에게 어울리는 색을 골라 털실뭉치를 선물한다. 그런데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집에 돌아온 꼬마돼지는 털실 뭉치가 남아있지 않다는걸 알게 되고 슬픔에 빠졌다. 며칠 후 친구들이 알록달록 예쁜 스웨터를 들고 찾아온다. 친구들이 남은 털실로 꼬마 돼지의 스웨터를 짜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모두 함께 눈 속에서 신나게 놀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단순하고, 너무 대놓고 나눠라~ 그러면 모두 행복해질거야~ 이런 이야기는 솔질히 초등학교 아이들만 하더라도 별 감흥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6살인 우리집 둘째는 친구들 한 명 한 명에게 잘 어울리는 색을 골라 선물하며 기뻐하는 꼬마 돼지의 표정을 보면서 함께 행복해했고, 털실뭉치가 남지 않아 자기 스웨터는 만들 수 없자 함께 슬퍼했고, 친구들이 알록달록 예쁜 스웨터를 가지고 찾아왔을 땐 함께 기뻐했다.

 

이 단순하고 직접적인 이야기가 주는 메세지를 아이는 온전히 받아들이고 느끼고 배운다. 어른인 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아이에게는 일어난다. 이게 그림책의 마법이지! 또 한 번 느낀다. 그리고 집에 이와 거의 유사한 내용의 다른 그림책도 함께 찾아보면서 꼬마돼지와 곰곰이는 같다면서~ 웃는다.

 

내용은 단순해도 그림이 너무나 예쁘다. 복잡하지 않지만 꼬마돼지의 표정에서 그 마음이 느껴지도록 잘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색도 단순하게 표현하면서 오히려 더 집중해서 그림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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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이가 4살 때 쯤까지 내가 뜨개질을 거의 하지 않아서 집에 굴러다니는 털실 뭉치가 없었는데, 그림책에 털실이라든지, 뜨개질이라든지 이런 단어가 나와서 그림을 통해 설명해주었지만 아이는 정확히 뭔지 잘 모르는지 몇 번씩 물어볼 때가 많았다.

 

그러다가 없는 솜씨로 아이 가방을 만들어준다며 뜨개질을 시도하면서 우리 집에도 털실 뭉치가 몇 개 돌아다니고, 뜨개질 바늘도 아이가 직접 보게 되었는데, 그 후로는 털실이 나오거나 뜨개질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엄마! 우리 집에도 저번에 엄마가 가방 만들고 남은 털실이 있잖아!’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이번 그림책을 보면서도 털실 뭉치로 스웨터를 만들겠다는 꼬마돼지를 보고 또 이야기한다. ‘엄마! 우리집에는 핑크색하고 파란색 털실 뭉치가 있잖아! 털실뭉치는 폭신폭신한데~ 그걸로 스웨터를 만들면 스웨터도 폭신폭신하겠지?’

 

그림책은 아이에게 경험하지 못한 많은 다른 것들을 간접 경험하게 도와준다. 그리고 마음껏 상상하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여기에 때때로 직접 경험도 더해지면 아이의 생각의 힘은 조금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지는 것 같다.

 

추워지고 있으니 따뜻한 코코아와 눈썰매와 털실뭉치, 스웨터가 나오는 그림책들을 더 많이 함께 읽어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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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 고려 시대 ~ 조선 전기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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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미래에 필요한 모든 답은 역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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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띠지에 있는 이 문구가 정말 와 닿는 요즘이다. 벌거벗은 세계사, 벌거벗은 한국사 같은 프로그램을 매우 재미있게 시청하는데, 요즘 들어 특히 국제 뉴스나 국내 정치 뉴스를 볼 때면, TV 방송에서 본 역사의 모습들이 보여서 역사가 되풀이 된다는게 느껴진다. 그리고 과거 역사처럼 씁쓸한 결론을 맺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커진다.

 

최태성 선생님은 출근길에 운전하며 듣는 라디어 채널의 패널로 나오셔서 알게 되었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역사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전해주실 뿐 아니라 그 역사로부터 우리가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까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주셔서 선생님의 팬이 되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역사의 쓸모라는 책을 내셨다길래 읽어보았는데, 뭔가 색다르다. 그냥 재미있는 역사책이 아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잘 설명해주고 역사적 의미에 대해서 잘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을 사는 우리가 그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생각해서 어떻게 살아갈지까지 생각하도록 이어준다.

 

그래서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를 내셨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들을 위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지 무척 기대되었다. 감사하게도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서평단에 당첨되어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부터 읽게 되었다.

 

    

표지에는 <고려시대 조선전기>로 나오는데, 차례를 보면, 12장으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전기까지 있었던 일과 관련하여 12가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아래 붉은 색으로 선생님이 그 질문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짧은 문구로 표시되어 있다.

 

 

 

1장 왕건은 힘이 세서 후삼국을 통일했나요?

- 강한 사람의 비밀

 

통일신라 말 호족 세력이 나타나게 된 배경과 호족세력과 6두품이 힘을 모으게 된 배경들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면서 견훤이나 궁예가 아닌 왕건이 삼국을 통일할 수 있었던 왕건이 가진 리더십에 대해 설명해준다. 즉 왕건은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이나 한때 적이었던 사람들까지도 자신의 편이 되면 크게 환영하고 잘 대우하는 등 호족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서 나중에는 견훤도 신라의 경순왕도 스스로 왕건에게 항복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최태성 선생님은 역사는 진정한 강함이 무엇인지 알려준다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후삼국 시대에서 승자가 된 사람은 견훤도 궁예도 아닌 왕건이예요. 다른 사람을 거칠게 대하고 겁주던 견훤과 궁예는 후삼국을 통일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어요. 왕건이 고려를 세우고 후삼국을 통일한 비결은 마음을 얻고 친구가 되는 것에 있었어요. 자신보다 힘이 약해도, 심지어 적이었다고 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대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왕건을 따르게 된거죠. ...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어요. 자신이 가진 힘으로 주위 친구들을 마음대로 하려는 아이들 말이예요. 지금 당장은 그런 아이들이 힘도 세고 주위에 친구도 많은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은 진정한 승리를 얻을 수 없어요

 

아이들이 힘센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 힘의 논리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쉽게 믿어버릴 수 있다. 당장은 그렇게 보여도 진짜 승리는 힘의 논리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 스스로 깨닫고 눈에 보이는 힘의 논리 앞에서 이러한 믿음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아이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이야기 해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럴 때 역사 이야기는 매우 도움이 된다. 전래동화같은 옛 이야기이긴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므로 그 힘이 있다.

 

 

2장 왕은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 아닌가요?

- 참고 기다리는 마음

 

아이러니하게 왕건의 포용정책은 왕건이 삼국을 통일하는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그 사후에는 오히려 포용정책 때문에 왕권이 매우 약했고,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호족들의 다툼은 매우 심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모든걸 다 포용한다는 것이 언제나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포용하는 것은 당장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나 진정한 조화를 위한 고민 없이 일단 하나로 합치는 것에 불과한 포용은 결국 오래 갈 수 없음을 배울 수 있다.

 

왕권이 약한 상황에서 왕위에 오른 광종은 7년 동안이나 때를 기다렸다가 마침내 개혁을 시작한다. 먼저 노비안검법으로 호족의 힘을 빼는 동시에 나라의 살림도 나아지게 만들고, 과거제를 통해 왕에게 충성하는 신하를 확보하는 개혁을 단행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 광종은 자신의 정책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을 숙청하기도 했다.

 

최태성 선생님은 광종이 자신의 때를 기다리면서 준비한 것처럼 꿈을 이루기 위해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반드시 내게도 기회가 찾아올 거야!라고 생각해보자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왕의 자리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호족들을 제압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그 과정에서 지나칠 정도로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광종의 잔혹함은 경계하고 비판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7장 역사는 왜 이렇게 암기할 것이 많은가요?

-역사를 공부하는 방법

 

정말 라떼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는 지금처럼 재미있게 역사이야기를 배울 수 없었고, 한국사는 단순 암기 과목에 불과했었던 것 같다. 어떤 역사적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 일로 인해 무엇이 달라졌고 그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런 것들을 자세히 이해하고 넘어간 것이 아니라 한 두줄로 외우는 암기과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재미있었는데, 교과서에서 배운 평면적인 지식이 역사 드라마를 보면서 입체적으로 살아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역사 드라마를 보면서 살아있는 역사를 배웠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역사책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삼국사기이고 그 후 백삼십 년 뒤 삼국유사가 지어졌다. 삼국사기는 왕의 명령에 따라 김부식을 중심으로 하는 유학자들이 지었고, 삼국유사는 승려인 일연 만들었는데, 삼국사기는 왕의 명령에 따라 만들어진 역사책이기에 사실확인이 안 된 이야기는 담을 수 없었으나 삼국유사는 삼국사기에 담을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모아서 만든 책이라고 한다.

반면 삼국유사는 삼국사기가 쓸데없다고 버린 기록들을 찾아서 모은 책이예요. 삼국유사에서 유사라는 말이 버려진 것들을 모은 역사라는 뜻이랍니다.”

 

역사를 배울 때 맨 처음 듣는 단군신화도 삼국유사에 기록된 이야기라고 한다. 그리고 서양의 미다스왕의 당나귀 귀 이야기와 동일한 이야기가 삼국유사에도 있는데, 경문왕이 당나귀 귀를 가져서 두건으로 가리고 지냈는데, 그 두건을 만드는 기술자만 왕의 비밀을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 기술자도 자신만 아는 그 비밀을 지키느라 병이 날 지경이 된 기술자도 대나무 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소리를 쳤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고 한다. 우리 전래 동화 콩쥐팥쥐 이야기와 서양의 신데렐라 이야기가 너무 유사해서 항상 신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이야기도 어쩜 이렇게 똑같은 걸까?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사람 사는건 어느 지역이나 비슷하다는 것도 이런 유사한 이야기들을 통해 느끼게 된다.

 

최태성 선생님께서는 삼국유사는 참 재미있고 또 이런 이야기는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보여 준다는 의미에서 분명히 역사라고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신다.

 

역사를 공부할 때는 그냥 과거의 사실을 아는데서 그쳐서는 안돼요.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면서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추어 보는 역할을 합니다. ...(중략)...이렇게 역사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우리를 즐겁게 해 주는 이야기,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로 가득하지요. 역사는 마치 보물 지도를 펴서 보물으 ㄹ찾아내는 것과 같아요. 사람들이 쓸데없다고 생각하는 관심도 가지지 않는 역사 속에도 보물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정말 그렇다. 역사는 재미있는 이야기 보물 창고같다. 우리 아이들도 역사를 딱딱하고 지루한 암기 과목이 아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배우길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역사 속 인물들을 통해 교훈을 얻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를 바라본다.

 

 

9장 세종 대왕은 왜 한글을 만들었나요?

- 세상을 바꾸는 생각

 

세종대왕이 왜 한글을 만들었는지 당시 신하들은 왜 반대했는지 설명하면서 그럼 진짜 세종대왕이 생각한대로 한글이 실제로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었을까? 질문을 던지며 한글이 만들어지고 나서 삼년 뒤 담장에 하 정승아, 공사를 망녕되게 하지 마라는 벽보가 붙은 일이 있었는데, 누가 썼는지는 모르나 정승의 업무처리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일 좀 똑바로 해라는 항의 표시를 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승을 나무라는 이런 자신의 생각을 감히 정승에게 말로 표현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백성들은 양반들에게 불만이 있더라도 이를 드러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글을 알게 된 백성들은 글로써 이렇게라도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글로 접하면서 조금씩 기존의 틀을 깰 수 있는 토대를 닦게 된 것이다.

 

금속활자로 인쇄한 가장 오래된 책이 서양의 구텐베르크 보다 약 7~80년 앞선 직지심체요절이자만 인쇄 기술이 꾸준히 발전한 곳은 고려가 아니라 서양이었다고 한다. 즉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면서 서양에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사람들이 얻는 정보의 양도 늘어나 누구나 책을 읽으며 생각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이는 그전까지 동양에 비해 학문이나 기술에서 뒤처져 있던 서양이 동양을 넘어서게 되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최태성 선생님은 발명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대부분 최초가 누구인지를 묻습니다. 하지만 최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력이예요.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처음으로 만들어 내진 않았지만 그의 인쇄기는 역사를 완전히 바꿔 놓았으니까요

 

사실 금속활자는 우리 나라가 세계 최초야! 라며 괜히 자부심을 느끼기만 했지, 금속활자가 우리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남들과 다르게 기발한 생각을 했던 사람은 어느 시대에나 눈에 띄었으니까요. 세종과 구텐베르크는 여기에 딱 맞는 사람이에요. 이들이 발명한 한글과 인쇄기는 세상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었던 이유는 많은 사람을 위한 글자와 기술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에요.”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라고 했지만 어린이 시절 이런 책을 만나지 못했기에 어른인 나에게도 무척 재미있고 생각할꺼리가 가득한 책이었다. 그리고 부모로서 아이와 역사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포인트에서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힌트도 많이 얻은 책이었다.

 

곧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3 조선후기 ~ 근현대 편도 발간 예정이라고 하니 정말 기대된다. 특히 독립운동과 관련한 파트에서 최태성 선생님은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실지 기대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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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슈 하이라이트 Vol.04 퓨처 모빌리티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4
김정훈 지음 / 동아엠앤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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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 잡지를 자주 읽지는 않지만 간혹 접하게 되면 그 깊이 있는 내용에 반하게 된다. 특히 약간의 호기심만 있던 분야였더라도 읽다보면 더 큰 호기심이 생기고 더 알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번에 읽게 된 과학이슈 하이라이트 4. 퓨쳐 모빌리티도 탄소중립과 관련해서 요즘 전기자동차 얘기도 많고 또 자율주행,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이야기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뉴스를 통해 들려서 그 단어들의 의미 정도는 대충 알지만 그와 관련하여 제대로 된 글을 읽은 적이 없기에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글을 읽어보고 싶은 약간의 호기심이 들어 읽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대만족이다.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은 물론이거니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던지며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해주니 소설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작가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들어가는 말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이 책을 통해 자동차의 눈부신 변화의 움직임을 짚어 보고자 합니다. 자동차의 변화는 그냥 자동차 한 대가 바뀌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석유시설, 주유소, 도로 등 자동차를 둘러싼 모든 산업이 바뀌고, 결국 우리 생활과 사회가 송두리째 바뀌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싸고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살펴봅시다

 

전기 자동차로 바뀌다고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한다고 우리 생활과 사회가 송두리째 바뀐다고? 너무 과격하게 표현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으로 읽기 시작했다.

 


 

 

 

내용은 총 4개의 챕터로 나누어 진다.

 

1. 자동차에 일어난 세가지 변화

2. 미래자동차는 친환경으로 간다.

3. 미래 자동차는 자율주행으로 간다.

4. 미래 자동차는 공유로 간다.

 


 

 

1. 자동차에 일어난 세가지 변화

 

먼저 외적변화는 친환경자동차의 등장이다. 내연 기관이 140년 동안 바뀌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먼저 소개하는데, 사실 읽으면서 조금 충격적이었다. 왜 나는 그동안 이런 관점에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의 내연기관보다 더 우수한 기술 발명이 이루지지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내연기관에 의존하는 자동차를 유지한 것이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은 석유산업, 정유시설, 송유관, 도로 같은 제반시설, 전국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주유소 같은 내연기관에 의해 작동하는 자동차가 운행하기 위해서 이미 다른 인프라가 모두 갖추어져 있기에 단순히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효율적이거나 우수한 엔진이 발명되더라도 쉽게 내연기관 자동차를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틀을 깨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러한 시도를 가능케 한 것이 바로 환경문제이다. 온실가스로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이에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을 낮추기 위해 자동차 기업들에게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자동차회사들은 친환경 자동차 즉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 자동차, 수소자동차를 이용해서 온실가스배출량을 맞추고자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변화는 내적변화로 인공지능의 발달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변화는 자동차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의 변화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동차와 사람, 사물 장소, 정보 등의 모든 것을 연결하는 서비스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작가는 앞으로 자동차는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바뀔 것이라고 한다.

 


 

2. 미래 자동차는 친환경으로 간다.

 

먼저 온실가스가 왜 지구의 기온을 높여주는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에 따라 어떤 기후변화가 예상되는지 등을 설명해주고, 온실가스와 관련하여 왜 자동차산업에 유독 더 엄격한 규제가 가해지는 것은 다른 산업보다 유연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이미 배터리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등 이제 기술적으로는 내연기관을 버리고 친환경 자동차를 충분히 만들 수 있기에 자동차 기업들을 더욱 독력하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전기자동차는 구조가 단순하고 강력한 성능을 가졌으나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그 개발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전기선방식이나 태양전지방식은 상용화하기는 어려움이 있고, 수소연료전지 방식은 수소를 대량생산하고 대량운반할 수 기술의 개선이 필요하다. 배터리 방식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배터리가 가진 폭발 위험은 남은 숙제라고 할 것이다.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고 에너지를 만들고 공급하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전기 자동차 시대에 맞춰 20217월 기준 급속 충전기 약 1만개, 완속 충전기 약 6만 개가 설치되어 있고 여기에 개인이 설치한 3만 개까지 포함하면 10만 개의 충전기가 전국에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앞으로 충전소를 더 확충해서 2025년까지는 285만대, 2030년까지는 785만 대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폐배터리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정해야하는데 이미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고, 2050년에는 6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한다.

 

온실가스 때문에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는 아주 아주 단순한 수준으로만 알고 있던 나로서는 이미 전기 자동차로부터 나오는 폐배터리를 활용한 산업의 규모가 이정도라니! 혼자서만 우물안 개구리였나 싶을 정도로 세상이 정말 빠르게 바뀌고 있고 사람들은 또 바뀐 세상에서 새로운 일을 찾아내고 있구나! 싶어, 아무것도 모른 채 사는 나는 마처 과거의 사람같은 느낌이다. 이 책의 현재가 진짜 내가 살고 있는 현재라니!

 


 

3. 미래 자동차는 자율주행으로 간다.

 

자율주행 기능에 대해서 광고에서 처음 본 것 같다. 주차를 어려워하는 여자 연예인이 자율주행기능으로 주차를 하는 모습, 자율주행기능으로 도로 위를 달리면서 운전석에 앉은 아빠가 잠깐 자는 모습...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광고를 보면서 저러다가 사고나면 어떻게 해? 사고 내지 않고 진짜 자동차가 잘 달릴 수 있을까? 못미더운 마음 가득했던 기억이 있다.

 

 

최근 자율주행 기술은 한 층 더 발전했다고 뉴스로만 조금씩 접했었는데, 미국 자동차기술협회는 자율주행 기술을 레벨0에서 레벨5까지 6단계로 나누는데, 레벨 3은 운전자가 운전으 하나 제한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이다. 기업들은 자사의 기능에 레벨 3에 이르렀다고 하나 아직 레벨 3에 이른 상용자동차는 없다고 한다.

 

자율주행기술은 IT기술이므로 IT기업과 자동차기업이 협력하여 개발을 하고 있지만 양 기업들간의 견제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그리고 레벨5의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면 이제 운전자는 필요없게 된다. 이는 운전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누구나 어디든지 갈 수 있게 된다는 것으로 개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다. 또한 이로 인해 사라지는 직업군도 생기게 될 것 같다. 그리고 아직도 진짜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를 내지 않고 잘 달릴 수 있는지 의심스럽지만 교통사고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교통사고의 60%는 운전자나 보행자의 부주의 때문에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놀라운건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 위의 주된 교통수단이 되면 교통체증이 줄어들거란다. 브레이크를 자주 밟는 차가 한 대만 있어도 이 차량의 뒤쪽 수 KM에 정체를 일으킬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운전습관에서 비롯된 교통체증이 왕왕 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런 것들을 최소화하고 무리한 끼어들기 등이 사라지면 오히려 전체적인 교통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거다.

 

자율주행기술로 사라지는 직업군이 생기는 반면 교통체계관리자, 정밀 지도 전문가, 자율주행알고리즘 개발자, 스마트카 전용 사물인식기술 개발자 등은 유망한 직업군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4. 미래 자동차는 공유로 간다.

 

콜택시가 모빌리티 서비스 중에서 가장 먼저 사업화 된 분야라고 한다. 콜택시는 정말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데, 이게 연결서비스의 첫 사업화된 분야라고 생각하니 새롭다. 카셰어링은 최근 매우 활발하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에 시작해다니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이런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과 기존 사업간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데, 자신의 차로 택시처럼 영업할 수 있는 우버는 우리나라의 택시 기사들의 이익과 상충하였고, 결국 우리 나라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필리핀 여행 중 우버택시를 여러번 탔었는데, 한번의 운전 보조석에 6~7살로 보이는 아들을 태우고 온 분도 계셨다. 한국에서는 개인 자동차로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광경은 내겐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는데, 그때 우리나라도 결국 이런 방식으로 바뀌게 되지 않을까? 기존 택시 기사님들의 반발이 당장은 크지만 결국엔 쉐어의 개념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보기엔 우버랑 뭐가 다르지? 싶은 카카오 카풀과 타다가 다시 등장했고, 엄청난 택시 기사님들의 저항으로 결국 이들 업체들의 서비스도 모두 중단되었다. 사회뉴스 기사로만 접했던 내용을 다시금 이 책을 통해 보면서 여객 운송사업도 결국 인공지능 모빌리티 서비스로 전환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인 것 같다. 다만 기존 사업자들을 얼마나 보호하면서 그들이 새로운 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잘 접목시킬 수 있을지, 새로 진입하려는 사업자들과 조화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 같고 그에 따라 변화의 속도도 달라질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이전에 몰랐던 많은 정보들을 알게 된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것은 이전과 다른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 산업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동차만 바뀌는게 아니라 그와 관련한 전반적인 산업이 바뀌게 되고 그로인해 우리 사회 또한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 IT기술의 발달로 우리가 자동차를 이용하는 방식이 전혀 달라질 수 있고 그러한 변화는 결국 자동차를 대하는 인식의 변화도 이끌 수 있다는 것, 지금의 자동차와 관련한 많은 사업들이 모두 변화를 겪어야 하고 다만 그 변화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지에 따라 이익이 상충하는 집단 간의 충돌이 거셀 수도 있고 조금 더 유연하게 변화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것 등 단순히 기술발전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만들었다는 것만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이 우리 사회 즉 나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나의 생활모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뻔한 말인 것 같지만 도입부에서 저자가 말한 내용이 정말 그렇구나! 다 읽고 나니 너무나 공감된다.

 

 

이 한권의 책으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과학이슈 하이라이트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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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클릭을 부르는 웹소설의 법칙 - 쓰자마자 데뷔까지 간다!
차소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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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나름의 소설?을 써서 친구들에게 읽어주곤 했다. 굳이 말하자면 연재소설 쯤 되겠다. 내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를 생각나는대로 에피소드를 잡아 썼던 것 같다. 아쉽게도 이사를 하면서 글이 담긴 공책을 잃어버려서 지금은 내용을 알 수 없지만, 희미하게 떠오르는 건 주인공 여학생 이름이 이생이었다는 것과 여자 주인공 캐릭터는 톰보이같은 아이이지만 주변 인물들은 그 아이를 매우 사랑해주고 아껴준다는 것. 뭐 그 정도다. 아마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주인공에 덧입혀서 썼던 것 같다.

 

이후 중학교 시절에도 만화책을 접하면서 청소년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스포츠가 담긴 이야기를 썼던 것 같다. 당시 농구는 연세대 농구팀, 배구는 대한항공 배구팀에 빠져서 경기장을 쫓아다니며 응원하기도 했었고, 슬램덩크에 워낙 빠져있었기 때문에 내 소설에도 운동선수들과 평범한 여학생들을 등장시켰던 것 같다.

 

사실 글쓰기에 큰 재능도 없었고, 무엇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아쉬운건 책을 많이 읽지 않은 것과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상상하기가 취미라고 말할 정도로 머릿 속에서 여러 가지 가정들을 해대며 혼자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했었고 이야기가 넘쳐 흘러 저절로 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내 어휘도, 내 글 솜씨도 턱없이 부족했기에 쓰고도 답답함이 있었고, 점점 글쓰기와 멀어졌던 것 같다.

 

얼마전 의사선생님이 웹소설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외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웹소설로 연재하고 있는 분인데 의사는 때려치우고 웹소설가로 살고 계셨다. 은퇴 이후의 제2의 플랜으로 웹소설가가 된 것이 아니었다. 젊은 의사선생님이었지만 좋아하는 소설쓰기를 바쁜 의사생활 가운데에서도 짬짬이 이어나갔고, 이 웹소설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가장으로서 소득활동으로서 하고 있던 의사라는 직업을 그만두어도 될 만큼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할 만큼의 소득활동으로도 이어져서 의사는 그만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로 나도 웹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의 직업을 그만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미활동이지만 독자를 만날 수 있다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직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말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서 여태껏 웹소설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그렇다보니 사실 웹소설 사이트에 접속해보아도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이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기가 어려웠다. 관심있게 꾸준히 읽고 자주 방문하다보면 뭔가 조금은 알게 될 지도 모르겠으나 그렇게 알게되는 것도 독자로서의 수준을 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100만 클릭을 부르는 웹소설의 법칙이라는 제목의 책이 주어지다니!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제가 글쓰기와 관련된 일을 해왔느냐, 관련 전공을 했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저는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고 있는 청년이었지요. 지금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친 당신과 똑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롱런하는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10년 넘게 작품을 집필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트렌디한 글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로맨스 분야 웹소설을 연쇄적으로 흥행시킨 일명 로맨스 장인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 모든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아보고자 합니다.“

 

 

 

세상에! 프롤로그부터 너무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나누어 웹소설 그 자체의 특징에 대해서, 플랫폼에 대해서, 작가만의 작법의 비밀, 웹툰 작가로서 살아갈 때 필요한 여러 가지 꿀팁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CHAPTER 1 난생처음 웹소설을 쓰는 당신에게

 

작가는 웹소설의 수익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매우 현실적으로 알려주고 있고, 웹소설만의 작법에 대해서도 자신의 작품을 예를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너무 현실적인 캐릭터는 인기가 없다는 것.

 

! 내가 청소년시기에 웹소설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어쩌면 그 때 웹소설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때의 나는 이상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만화같은 재미를 중시하는 글을 썼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나는 괜시리 고급스러운 문장으로 인생을 논하고도 싶고, 문학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비유와 은유로 가득한 문장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문장도 쓰고 싶기 때문에 웹소설 작가로 제2의 인생은 어려우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작가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면서 용기를 준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특징만 있어도 웹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이정도면 나도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스물스물 올라온다.

 

 

 

* 잠자기 전이나 샤워할 때 지금 하는 업무가 아닌 N잡으로 다른 뭔가를 해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 드라마 또는 영화를 좋아하고 등장인물에 푹 빠진 경험이 있다.

* 친구들과 얘기할 때 재미있게 말 잘한다. 말발 있다. 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 아이패드, 스마트폰으로 자주 끄적이곤 한다.

*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면서 다음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하는 거 아니야? 라며 뒷이야기를 상상한다.(그리고 예상이 맞아떨어질 때가 많다)

* 서점을 한 달에 한 번은 방문한다. 취향을 저격하는 책들 속에서 무슨 책을 살까 오래 고민한다.

 

 

 

CHAPTER 2 잘나가는 플랫폼 뽀개기

 

작가는 웹소설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을 분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리고 대표적인 플랫폼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조아라라는 플랫폼은 여성 독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에 따라 어떤 작품들이 인기가 있는지, 남성 팬들이 많은 문피아는 반대로 어떤 특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어떤 작품을 연재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팁을 준다. 또 덕후들이 모인 리디’, 초기 웹소설 시장을 만든 네이버웹소설’, 지금 핫한 카카오페이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특징과 그에 맞는 유형의 글을 소개해준다.

 

설명들이 하나같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웹소설 시장을 한눈에 파악하기 좋고 또 좋았던 건 내게는 생소한 웹소설계의 용어도 따로 알려준다는 점이다. 덕분에 웹소설계에서 머글이 무슨 의미인지도 알게 되었다.

 

 

CHAPTER 3 카카오와 네이버가 반한 작법의 비밀

 

이 챕터에서는 구체적으로 웹소설의 작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웹소설은 심오한 의미나 철학보다는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하고 술술 읽혀야 하는 장르라는 점을 강조한다. 웹소설의 독자들은 스낵컬처인 웹소설로부터 빠르게 즐거움을 얻고자 하고 또 현실에서 동떨어지고 싶은 욕구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웹소설은 판타지 성향을 띤다고 한다.

 

그리고 웹소설의 트랜드를 알려면 웹소설을 많이 읽어봐야 한단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그래서 슬프다. 웹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는 나이기에. 그리고 웹소설에 사실 그닥 관심도 없어 읽고 싶은 마음도 없기에. 웹소설 작가는 시작도 하기 전에 접어야 할 판이다. 그리고 웹소설에서는 유치해요. 어디서 본 것 같아요.’라는 말이 최고의 호평이라는 걸 기억하자는 작가의 말을 들으니 더 더욱 자신이 없어진다.

 

그럼에도 이 책은 참 재미가 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즐거움이랄까? 비록 나는 저 세계에서 살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흥미롭고 한번쯤 여행은 가보고 싶은 그런 세계에 대한 여행서 같다.

 

웹소설을 쓰려면 일단 장르부터 정해야 하는데, 장르 키워드는 소설의 골조이기 때문에 글을 쓰기 전에 무조건 잡고 들어가야 한단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현대물, 연예계물, 헌터물, 동양물, 판타지물, 무협물에 대해 구체적 예를 들어가며 키워드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나서 바로 전개 키워드, 소재 키워드도 역시나 구체적 예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소개한다.

 

이쯤 읽으니 웹소설은 내가 알던 글쓰기가 아니다.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뭔가 숙련된 기술자가 훈련을 통해 기술을 터득해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같다. 기술을 터득하는 방법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그 길을 따라 가는 것.

 

웹소설을 그저 조금 가벼운 소설쯤으로 한 권의 책으로 나오는 방식이 아닌 연재라는 방식으로 웹으로 출간하는 것에만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생각은 이 책을 읽으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웹소설은 전혀 다른 영역인 것 같다. 우리가 통상 아는 글쓰기 영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작가는 정말 모든 노하우를 이 책에 다 털어 넣은 것 같다. 시놉시스 짜는 것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누가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라고 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비법까지 모두 알려준다.

 

CHAPTER 4 마침내 작가의 길로 들어선 당신에게

 

마지막 챕터에서는 출판사와 계약할 때 주의할 점이라든가, 팬들과 소통하는 법, 롱런하는 작가가 되기 위한 루틴과 가상세계에서 날아오는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아내는 요령까지 챕터의 소제목처럼 정말 작가의 길로 들어선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실질적인 꿀팁을 주고 있다.

 

 


 

프롤로그까지 읽었을 땐 웹소설 작가가 될 것만 같은 기대에 찼지만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구나 깨닫게 되었다. 우선 나는 웹소설을 읽지 않고 좋아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즐겨하고 좋아하는 것에서 나의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더욱 선명하게 알게 된 기분이다. 내가 좋아하고 즐겨해야 잘 알 수 있는 법! 잘 알아야 또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으니까.

 

설령 웹소설 작가는 되지 못하더라도 이 책은 참 재미있었다. 내가 모르는 웹소설 작가의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도 되었고, 관심 없었던 웹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호기심마저 생겼으니 말이다. 우선 차소희 작가의 작품부터 한 번 읽어봐야겠다. 독자로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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