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클릭을 부르는 웹소설의 법칙 - 쓰자마자 데뷔까지 간다!
차소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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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나름의 소설?을 써서 친구들에게 읽어주곤 했다. 굳이 말하자면 연재소설 쯤 되겠다. 내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를 생각나는대로 에피소드를 잡아 썼던 것 같다. 아쉽게도 이사를 하면서 글이 담긴 공책을 잃어버려서 지금은 내용을 알 수 없지만, 희미하게 떠오르는 건 주인공 여학생 이름이 이생이었다는 것과 여자 주인공 캐릭터는 톰보이같은 아이이지만 주변 인물들은 그 아이를 매우 사랑해주고 아껴준다는 것. 뭐 그 정도다. 아마 내가 되고 싶은 나를 주인공에 덧입혀서 썼던 것 같다.

 

이후 중학교 시절에도 만화책을 접하면서 청소년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스포츠가 담긴 이야기를 썼던 것 같다. 당시 농구는 연세대 농구팀, 배구는 대한항공 배구팀에 빠져서 경기장을 쫓아다니며 응원하기도 했었고, 슬램덩크에 워낙 빠져있었기 때문에 내 소설에도 운동선수들과 평범한 여학생들을 등장시켰던 것 같다.

 

사실 글쓰기에 큰 재능도 없었고, 무엇보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아쉬운건 책을 많이 읽지 않은 것과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상상하기가 취미라고 말할 정도로 머릿 속에서 여러 가지 가정들을 해대며 혼자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했었고 이야기가 넘쳐 흘러 저절로 글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내 어휘도, 내 글 솜씨도 턱없이 부족했기에 쓰고도 답답함이 있었고, 점점 글쓰기와 멀어졌던 것 같다.

 

얼마전 의사선생님이 웹소설가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외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웹소설로 연재하고 있는 분인데 의사는 때려치우고 웹소설가로 살고 계셨다. 은퇴 이후의 제2의 플랜으로 웹소설가가 된 것이 아니었다. 젊은 의사선생님이었지만 좋아하는 소설쓰기를 바쁜 의사생활 가운데에서도 짬짬이 이어나갔고, 이 웹소설이 소위 대박이 나면서 가장으로서 소득활동으로서 하고 있던 의사라는 직업을 그만두어도 될 만큼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직업으로 할 만큼의 소득활동으로도 이어져서 의사는 그만둔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로 나도 웹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금의 직업을 그만두기 위해서가 아니라 취미활동이지만 독자를 만날 수 있다니!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 직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는 정말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서 여태껏 웹소설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그렇다보니 사실 웹소설 사이트에 접속해보아도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이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기가 어려웠다. 관심있게 꾸준히 읽고 자주 방문하다보면 뭔가 조금은 알게 될 지도 모르겠으나 그렇게 알게되는 것도 독자로서의 수준을 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 ‘100만 클릭을 부르는 웹소설의 법칙이라는 제목의 책이 주어지다니! 읽지 않을 수가 없다!

 

 

 

 

제가 글쓰기와 관련된 일을 해왔느냐, 관련 전공을 했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저는 글쓰기와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살았던 사람입니다. 평범하게 직장을 다니고 있는 청년이었지요. 지금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펼친 당신과 똑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롱런하는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요? 10년 넘게 작품을 집필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트렌디한 글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로맨스 분야 웹소설을 연쇄적으로 흥행시킨 일명 로맨스 장인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 모든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아보고자 합니다.“

 

 

 

세상에! 프롤로그부터 너무 호기심을 자극한다!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나누어 웹소설 그 자체의 특징에 대해서, 플랫폼에 대해서, 작가만의 작법의 비밀, 웹툰 작가로서 살아갈 때 필요한 여러 가지 꿀팁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CHAPTER 1 난생처음 웹소설을 쓰는 당신에게

 

작가는 웹소설의 수익에 대해서도 가감없이 매우 현실적으로 알려주고 있고, 웹소설만의 작법에 대해서도 자신의 작품을 예를 들어가며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너무 현실적인 캐릭터는 인기가 없다는 것.

 

! 내가 청소년시기에 웹소설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어쩌면 그 때 웹소설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그때의 나는 이상적인 캐릭터들을 등장시키고 만화같은 재미를 중시하는 글을 썼었는데... 하지만 지금은 나는 괜시리 고급스러운 문장으로 인생을 논하고도 싶고, 문학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비유와 은유로 가득한 문장 그 자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문장도 쓰고 싶기 때문에 웹소설 작가로 제2의 인생은 어려우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작가는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면서 용기를 준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특징만 있어도 웹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이정도면 나도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스물스물 올라온다.

 

 

 

* 잠자기 전이나 샤워할 때 지금 하는 업무가 아닌 N잡으로 다른 뭔가를 해볼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 드라마 또는 영화를 좋아하고 등장인물에 푹 빠진 경험이 있다.

* 친구들과 얘기할 때 재미있게 말 잘한다. 말발 있다. 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 아이패드, 스마트폰으로 자주 끄적이곤 한다.

*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면서 다음 장면에서는 주인공이 ....하는 거 아니야? 라며 뒷이야기를 상상한다.(그리고 예상이 맞아떨어질 때가 많다)

* 서점을 한 달에 한 번은 방문한다. 취향을 저격하는 책들 속에서 무슨 책을 살까 오래 고민한다.

 

 

 

CHAPTER 2 잘나가는 플랫폼 뽀개기

 

작가는 웹소설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랫폼을 분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리고 대표적인 플랫폼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조아라라는 플랫폼은 여성 독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에 따라 어떤 작품들이 인기가 있는지, 남성 팬들이 많은 문피아는 반대로 어떤 특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에 따라 어떤 작품을 연재해야 성공할 수 있는지 팁을 준다. 또 덕후들이 모인 리디’, 초기 웹소설 시장을 만든 네이버웹소설’, 지금 핫한 카카오페이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특징과 그에 맞는 유형의 글을 소개해준다.

 

설명들이 하나같이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웹소설 시장을 한눈에 파악하기 좋고 또 좋았던 건 내게는 생소한 웹소설계의 용어도 따로 알려준다는 점이다. 덕분에 웹소설계에서 머글이 무슨 의미인지도 알게 되었다.

 

 

CHAPTER 3 카카오와 네이버가 반한 작법의 비밀

 

이 챕터에서는 구체적으로 웹소설의 작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웹소설은 심오한 의미나 철학보다는 우선 재미가 있어야 하고 술술 읽혀야 하는 장르라는 점을 강조한다. 웹소설의 독자들은 스낵컬처인 웹소설로부터 빠르게 즐거움을 얻고자 하고 또 현실에서 동떨어지고 싶은 욕구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웹소설은 판타지 성향을 띤다고 한다.

 

그리고 웹소설의 트랜드를 알려면 웹소설을 많이 읽어봐야 한단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그래서 슬프다. 웹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는 나이기에. 그리고 웹소설에 사실 그닥 관심도 없어 읽고 싶은 마음도 없기에. 웹소설 작가는 시작도 하기 전에 접어야 할 판이다. 그리고 웹소설에서는 유치해요. 어디서 본 것 같아요.’라는 말이 최고의 호평이라는 걸 기억하자는 작가의 말을 들으니 더 더욱 자신이 없어진다.

 

그럼에도 이 책은 참 재미가 있다. 내가 전혀 알지 못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즐거움이랄까? 비록 나는 저 세계에서 살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흥미롭고 한번쯤 여행은 가보고 싶은 그런 세계에 대한 여행서 같다.

 

웹소설을 쓰려면 일단 장르부터 정해야 하는데, 장르 키워드는 소설의 골조이기 때문에 글을 쓰기 전에 무조건 잡고 들어가야 한단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현대물, 연예계물, 헌터물, 동양물, 판타지물, 무협물에 대해 구체적 예를 들어가며 키워드에 대해 알려준다. 그리고 나서 바로 전개 키워드, 소재 키워드도 역시나 구체적 예를 들어가며 알기 쉽게 소개한다.

 

이쯤 읽으니 웹소설은 내가 알던 글쓰기가 아니다. 나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뭔가 숙련된 기술자가 훈련을 통해 기술을 터득해서 작품을 만드는 과정같다. 기술을 터득하는 방법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 그 길을 따라 가는 것.

 

웹소설을 그저 조금 가벼운 소설쯤으로 한 권의 책으로 나오는 방식이 아닌 연재라는 방식으로 웹으로 출간하는 것에만 차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나의 생각은 이 책을 읽으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웹소설은 전혀 다른 영역인 것 같다. 우리가 통상 아는 글쓰기 영역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작가는 정말 모든 노하우를 이 책에 다 털어 넣은 것 같다. 시놉시스 짜는 것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누가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라고 하면서 캐릭터를 만드는 비법까지 모두 알려준다.

 

CHAPTER 4 마침내 작가의 길로 들어선 당신에게

 

마지막 챕터에서는 출판사와 계약할 때 주의할 점이라든가, 팬들과 소통하는 법, 롱런하는 작가가 되기 위한 루틴과 가상세계에서 날아오는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아내는 요령까지 챕터의 소제목처럼 정말 작가의 길로 들어선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실질적인 꿀팁을 주고 있다.

 

 


 

프롤로그까지 읽었을 땐 웹소설 작가가 될 것만 같은 기대에 찼지만 다 읽고 나니 오히려 이 길은 나의 길이 아니구나 깨닫게 되었다. 우선 나는 웹소설을 읽지 않고 좋아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즐겨하고 좋아하는 것에서 나의 일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더욱 선명하게 알게 된 기분이다. 내가 좋아하고 즐겨해야 잘 알 수 있는 법! 잘 알아야 또 그 일을 잘 해낼 수 있으니까.

 

설령 웹소설 작가는 되지 못하더라도 이 책은 참 재미있었다. 내가 모르는 웹소설 작가의 세계를 들여다볼 기회도 되었고, 관심 없었던 웹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한 호기심마저 생겼으니 말이다. 우선 차소희 작가의 작품부터 한 번 읽어봐야겠다. 독자로서~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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