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 주니어김영사 청소년문학 18
윤혜은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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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

 

소녀들이 미소를 띤 채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 청량함이 가득한 책 표지를 보자마자 읽고 싶어졌다. 여고생들의 풋사랑 이야기가 숨어있을까? 친구들 사이의 우정을 그리고 있을까? 궁금하다.

 



작가 소개

 


이 책의 작가 윤혜은은 노래를 사랑하는 작가로 벌써 3편의 에세이를 썼고, 동료작가와 서점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내용 소개

 

우리들의 플레이리스트라는 제목에 맞게 한 장의 앨범처럼 이야기를 엮어가고 있다.

 

차례(PLAYLIST)티저, 인트로, 트랙1, 트랙2, 트랙3, 트랙4, 듀엣, 트랙5, 인터루드 타임, 스페셜 트랙, 트랙6, 히든 트랙, 트랙7, 아우트로 로 구성하고 있다.

 

나래와 이나는 소위 말하는 단짝 친구다. 이나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밴드부가 있는 정인고에 가기로 결정했고, 나래는 같은 학교 아이들이 대부분 가고 집과 가까운 백아고를 두고 이나를 쫓아 정인고로 진학했다. 둘은 고1때 다행히 같은 반이 되었고 아이들에게 유이나래로 불릴 정도로 단짝이 되었다.

 

2가 되고 둘은 서로 다른 반이 되었고, 교실 위치도 구름다리로 연결된 두 개의 건물에 나누어지게 되었다. 명확한 꿈을 쫓아 살아가고 있는 이나와 달리 나래는 아직 꿈이 없다. 그런데 벌써 고2가 되었다는 사실에 쫓기는 마음이 든다.



 

엄마는 뭐든 나래에게 맡기는 편이었고

그래서 나래는 오히려 길을 잃은 기분이 들곤 했다


한낮을 맘껏 게으르게 뒹굴다 문득 정신을 차려 보면 

그냥 텅빈 하루를 보낸 것 같았다


스스로 내버려진 느낌

내 뜻대로 흘러가지만 내것은 아닌 듯한 하루

 

자신이 어디로 가는 지 모른채 표류하는 돛단배 같을 때, 목적지를 갖고 싶은 마음이 무엇인지 알기에 이런 나래의 마음이 잘 와닿았다.

 

이 책은 대단한 서사가 있다거나 사건 중심으로 빠르게 흘러간다기 보다는 꿈을 쫓아 가던 소녀와 꿈이 없어서 꿈을 찾던 소녀의 꿈을 향한 여정과 우정, 그리고 나래와 이나, 모든 일을 척척 잘 해내는 유림, 책을 사랑하는 소영까지 소녀들의 일상을 쫓아가면서 그들의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잔잔하지만 오히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중고등학생들이 읽는다면 주인공들의 감정에 얼마만큼 공감할 지도 궁금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싶을까? 이런 고민은 청소년들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내가 고등학생일 때는 대학의 전공을 결정하면 이후로는 컨베이어밸트에 올라탄 것 마냥 이후 선택의 고민이 덜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아니었다. 대학을 졸업할 무렵 또 다시 진로를 정하기 위해 큰 결정을 내려야 했고, 그 결정이 성공적인 결론을 가져와서 이제는 정말 더는 진로에 대한 큰 고민이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마흔 중반인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선택에 있어 많은 고민을 하지 않으려면 한번의 성공적인 선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확정적인 것은 없다. 내가 선택한 것도 선택당시와 선택한 이후 달라질 수도 있고, 무엇보다 도 늘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

 

나래는 이나가 좋아서 이나와 함께 노래하고 싶어서 노래를 시작했지만, 노래를 하면서 점점 노래하는 자신을 꿈꾸기 시작한다.


 

어른들은 콧웃음을 칠 소리지만

나래는 노래를 시작하면서 이제야 인생이 손에 좀 잡히는 것 같았다


주먹을 쥐면 곧장 가려질 아주 작은 크기이기는 해도

주무르는 대로 모양이 변하는 지점토 같은 덩어리처럼 어떤 형태가 주는 만족감이 있었다.

 

나래가 꿈을 찾아 가는 여정이 확실한 목표나 확고한 바램으로부터 출발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런 사람도 있지만 정말 극소수일텐데, 내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확실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사람을 보면 그저 부럽기만 하다. 그리고 시작이라는 것은 그렇게 확실할 때나 할 수 있는 것 같아서 희미한 상태에서는 한 발짝도 옴짝 달싹 하지 못하고 멈춰있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도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아이들을 바라보는 나도 그럴 때가 있다.

 

곤충에 대해 아는 것도 많고, 책도 많이 보고, 체험활동도 다양하게 해서 곤충을 잘 다루고 좋아하는 둘째 아이 친구가 있다. 내가 봐도 파브르처럼 곤충학자가 되겠구나 싶다. 이제 고작 8살인데 저렇게 명확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니 부러웠다. 그에 반해 온갖 것을 다 해보고 싶어하지만 막상 아주 많이 원하는 것은 아닌 둘째 아이를 보면 괜히 비교되면서 나부터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고작 1학년인데 말이다.

 

아마 능력보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부러웠나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런 내가 부끄러웠다.

 

시작을 할 때 난 이걸 좋아해서 이걸 하고 싶어!! 라는 마음으로 시작할 필요는 없는데, 그냥 작은 콩알만한 관심이 생겨서 한 번 해보고 또 다른 것에 관심이 생기면 그것도 해보고 그러면서 콩알만한 관심이 야구공만큼 커진다면 조금 더 해보고, 좁쌀처럼 줄어들어 하고 싶지 않다면 안해도 된다. 또 다른 콩알처럼 작은 관심사로 눈을 돌리면 되니까. 이렇게 미약하게 그냥 한 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데, 나조차 너무 확실한 마음을 아이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아이의 긴 여정을 응원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불안해하지 말고.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대해주고 싶다. 마흔 중반이지만, 아직도 꿈을 찾는 여정은 계속되고 있지만, 조바심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하다가 안되면 또 다른 것을 하면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가끔은 확정된 마음도 아닌데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기에 기회비용이 너무 큰게 아닐까 싶어 시도도 못하는 것들이 있기도 한데, 지금보다 조금 더 용기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해본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 이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야 하는 것 같다. 그땐 조금 돌아가도 지금 나이에 돌이켜보면 큰 차이도 없다. 오히려 이런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때 충분히 겪지 못한채 나처럼 마흔 중반이 되면 어떤 결정도 선뜻하기 어려운 멈춰있는 삶을 살게 될 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들에게 젊을 때 꿈을 쫓는 여정을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해본다.

 

청소년들과 그들의 부모님들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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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안목 - 당신은 눈앞의 인재를 알아볼 수 있는가
오노 다케히코 지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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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안목/ 오노 다케히코/ 흐름출판

 

당신은 눈앞의 인재를 알아볼 수 있는가?”

 



지은이는 35세때 세계 최고의 헤드헌팅 기업으로 꼽히는 이곤젠더에 입사해 이곳에서 약 5천명의 경영 인재를 발탁하다가 입사한지 8년만에 이곤젠더의 파트너가 되었다. 그런데 세계적 기업의 최고 직위를 역임한 지 1년만에 돌연 이곤젠더를 그만두고, 온라인 인터넷 기업 조조(ZOZO)의 창업자에게 스카우트되어 본부장으로 취임하며 조조 슈츠를 론칭해서 해외 72개국 사업 진출을 지휘하였고, 현재는 일본 최대 벤처 캐피털 펀드인 글로비스 캐피털 파트너스에서 조직 성장 지원, 창업자 멘토링을 총괄하고 있다.

 

이렇게 화려한 이력을 가진 지은이가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먼저 그는 세계 최고 헤드헌팅 기업인 이곤젠더에서 일하면서 사람 보는 눈을 단련하고 실패가 용납되지 않는 상황에서 평가받는 본인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심층 영역까지 들여다보고 그 사람의 본질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경영진 평가를 하면서 인재를 알아보는 최고의 노하우를 가진 상태에서 이곤젠더를 스스로 그만두고 회사의 고문 역할, 회사의 관리 업무, 스타트업의 경영 직무를 오가며 일하면서 이곤젠더에서 쌓은 최고 경영자를 알아보는 안목을 일반 회사의 직원을 채용하는데 적용하면서 자신의 안목을 객관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실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하는게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이곤젠더에서 주류가 아니었기 때문에 늘 객관적일 수 있었는데, 그래서 자신이 얻은 경험과 지식을 객관적인 자세로 일부는 비판적으로 재검토하여 가능한 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해서 널리 알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이 책을 쓰기로 했단다.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서장 모든 것은 리더의 안목에서 비롯된다

1장 경험과 감각 너머 안목의 모든 것

2장 숨은 인재를 찾기 위해 알아야 할 4개의 층

3장 최고의 인재를 알아보는 네 가지 기술

4장 안목있는 리더가 되는 길

5장 유해한 직원을 고용하지 않는 방법

6장 채용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종장 리더로서 알게 될 궁극의 기쁨

 




사람을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네 가지 유형의 사람 중 우수하고 유해한 사람을 꿰뚫어 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은 우수해서 높은 실적을 올리고 성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점점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희석되기 쉬운데 나중에 조직 내부에서 문제가 커진 뒤에도 웬만큼 성과를 내는 탓에 직위를 해제하거나 해고하는 근본적인 판단이 지체된다고 한다. 그러는 동안 그가 뿜어내는 독이 회사 전체로 퍼져나가 결국 조직은 붕괴하게 되기 때문에 가장 주의해야 할 부류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은 4개의 층으로 구성되는데, 1층은 경험,지식,기술 등 잘 보이고 알기 쉬우며 바뀌기 쉬운 것들과 들어차 있다고 한다. 이력서 한 장이면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면접이 이 1층 요소를 파악하는데서 끝나는데, 이런 내용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날조 가능하기에 이것만으로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

 

지하 1층은 역량이라고 소개한다. 역량은 인사 업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개념과 방법으로 실적이 좋은 사람의 행동 특성이라고 한다.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는가 하는 고유 행동 패턴을 의미하는데 인간은 비슷한 상황에서 똑같이 행동을 되풀이하는 경향이 있기에 이러한 역량을 사람을 판별하는 잣대로 사용한다. 비즈니스 현장에서 중요한 역량은 성과 지향, 전량 지향, 변혁 지향이라고 한다. 이러한 역량을 확인할 때 먼저 에피소드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반대로 전략적인 사람입니까? 전략적 사고가 드러나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십시오라고 질문을 하면 질문에 맞춰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진짜 전략적인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지하 2층은 잠재력을 의미하는데, 잠재력은 그림처럼 컵을 의미하는데, 이 잠재력은 호기심, 통찰력, 공감력, 담력의 네가지 요소로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이곤젠더에서 지은이가 익힌 내용인데, 지은이는 이곤젠더를 퇴사하고 조조에서 일한 뒤 창업가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하 2층까지의 이론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났고 잠재력 보다 더 깊은 세계. 창업가를 창업가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지하 3층은 사명감과 열등감으로 구성된 정신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일반인들이 면접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이 동기, 컬처 핏, 성격이라고 한다.

먼저 동기확인은 쓸모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웃음이 났다. 대부분 입사지원서에서는 동기에 대한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진짜 이유를 쓰는 사람이 있을까? 누군가는 어디든지 취업을 해야하기에 되는대로 이력서를 쓰는 중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 회사의 급여와 복지 등이 마음에 들어서 지원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이 회사가 이러이러한 일을 하고 있고, 또 그 분야에서 이러이러하기에 특히 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는 식으로 대답을 쓸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자신이 그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맡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는 식의 대답을 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거짓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 밖에도 안목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 어떤 부분을 노력해야 하는지, 그리고 유해한 직원을 고용하지 않기 위해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하는지, 실제 채용시장에서 일어나는 모습과 문제점은 무엇인지, 안목을 가진 리더가 누리게 되는 기쁨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현실의 채용시장에서 얼마나 형식적으로 사람을 뽑는지가 자꾸 떠올랐다. 이력서의 그럴싸하게 넣은 경력을 보고 쉽게 판단해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면접을 보는 사람들이 너무 공부를 하지 않고 심지어 입사지원서도 미리 보지 않고 면접 시간에 들어와서 앞에 사람을 앉혀 둔 채로 입사지원서를 읽으면서 힐끔힐끔 쳐다보며 궁금한 것을 즉흥적으로 묻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하는 질문을 통해 어떤 역량이나 잠재력을 파악하려는 의도가 처음부터 없기에 질문에 대한 답을 들어도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할 수가 없다. 그저 자신의 궁금증을 해소하는데 불과한 것이다. 이렇다보니 결국 지은이가 말하는 언제나 바뀔 수 있는 1층의 영역인 지식, 경험, 기술 같은 요소만 보고 사람을 채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재채용의 중요성과 현재의 방식으로는 절대 인재를 가려 채용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큰 회사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경우뿐 아니라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 학생 1명을 채용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가정에서 아이의 과외 선생님을 선택할 때도 적용된다. 회사의 오너도 아니고, 면접관으로 들어갈 임원이 아니더라도 사람보는 눈을 가지고 있으면 많은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덜 쓸 수 있으니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기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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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되어 줄게 문학동네 청소년 72
조남주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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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되어 줄게/ 조남주/ 문학동네

 

 

<네가 되어 줄게>82년생 김지영으로 유명한 조남주 작가가 쓴 청소년 문학소설이다. 최근 청소년 문학작품을 종종 읽고 있는데, 이렇게 아는 작가의 청소년 문학작품이 보이니 눈과 손이 향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간단하게는 타임슬립을 하는 모녀의 이야기다. 보통 타임슬립을 소재로 하는 경우 주인공 한 명만 과거나 미래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1993년도 중학교 1학년 최수일인 엄마와 2023년도 중학교 1학년인 딸 강윤슬이 어느 날 바뀌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 딸이 과거로 시간 여행을 가 중1이었던 윤슬이는 엄마의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동시에 현재의 윤슬이 몸에는 현재의 엄마가 들어가게 된다. 윤슬이 입장에서는 과거로 갔으니 타임슬립이 맞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시간적 이동없이 2023년 현재에 그저 내 몸에서 딸의 몸으로 영혼만 이동한 것이다.

 

서로의 영혼이 바뀌는 내용이 서두에서 바로 나와서 나와서 서로 상대방이 되어봄으로써 딸와 엄마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겠거니 생각이 들면서도 <네가 되어 줄게>? 자신이 원해서 바뀐게 아닌데... 네가 되어 줄게 라는건 스스로 너가 되어 준다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중1인 딸 윤슬이와 1993년 중1이었던 엄마 수일이는 참 다른 사람이었다. 그런데 내가 인상적이었던건 각자 다른 기질과 성격만을 드러내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1993년도의 중학교 모습, 그 당시 사회모습과 2023년도의 중학교 모습, 사회모습을 잘 포착하여, 엄마와 딸이 각자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당연시 되는 것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자라는 과정에서 저절로 형성된 습관이나 사고방식의 차이도 있다는 점는 것들도 담고 있다는 점이다.




 

1993년 중1 엄마 최수일의 몸으로 들어간 2010년생 딸 윤슬이는 학교에서 당연하게 이루어지는 체벌 상황을 보고 적잖히 놀란다. 또 집에서는 하루에 한 장의 수건만 쓸 수 있다는 규칙이 있고, 화장실엔 세면대도 없고 욕조도 샤워부스도 없다.

 

하루 한 장의 수건만 사용하면서 고무대야에 물을 받아 놓고 그 물을 세숫대야에 한 바가지씩 떠서 세수를 하면서 자란 엄마였기에 뜨거운 물을 아낌없이 사용하면서 샤워를 하고 하루에 수건도 서너장 쓰는 딸 윤슬이에게 따뜻한 물, 수건, 샴푸와 린스를 아껴쓰라고 잔소리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엄마가 살았던 중1을 겪으면서 엄마가 자신에게 한 말들이 떠오르면서 왜 그런말을 했는지 아니 할 수밖에 없는지 윤슬이는 점점 깨달아간다.

 

학교에서 체벌이 이루어지는 이야기에서 나도 내 중학교 시절을 떠올렸다. 정말 그랬다! 꼬집는 선생님도 있었고, 손바닥을 때리는 선생님도 계셨다. 또 벌로 원산폭격 자세를 취하게 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내가 다닌 여중에서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당시 남중, 남고에서는 강제로 머리를 바리깡으로 미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이 있었고, 대학에서 만난 남자 동기들이나 선배들도 자신의 학교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야만의 시대를 살았다. 체벌도 미리 공지하고 벌칙으로 손바닥을 때리는 정도가 아니라 발로 차고 책으로 머리를 때리고 손바닥으로 머리와 등을 사정없이 때리는 경우도 많았다.

 

소위 날라리인 같은 반 아이가 선생님께 사정없이 맞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소문에는 그 아이가 팔에 담배빵 자국이 있어서 그 일로 그렇게 맞았다는 것이다. 담배를 피고 스스로 자신의 손목에 상처를 낸 행위가 잘못한 것은 맞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어쩌면 자기 자신을 함부로 대한 것일 뿐인데, 그렇게 심하게 맞아야 했을까? 그렇게 때린다고 그 아이가 자기 잘못을 알기나 할까? 교육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체벌이 그 당시에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미래에서 온 윤슬이는 당찬 아이라 과거의 엄마 몸을 가지고도 잘 적응해가며 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생활한다. 반면 어느 날 갑자기 딸의 몸에 들어가게 된 엄마 수일은 딸의 학교 생활, 친구들과의 관계를 경험하면서 딸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다. 그리고 원래 윤슬이가 학교 축제에 커버댄스로 참가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윤슬이가 기대하고 준비해 오던 일을 망칠 수 없다는 생각에 춤연습을 시작한다.

 

한 번도 춤을 춰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마흔이 넘은 나이에 아이돌 커버 댄스에 도전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엄마 수일은 처음에는 딸을 위해서 딸의 삶을 망칠 수 없으니까 연습을 시작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재밌다. 그리고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를 크게 자책하던 수일은 윤슬로 살면서 점점 실수해도 괜찮다는 것을 배워나간다.

 

둘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올까? 엄마 수일은 딸 윤슬이의 몸으로 학교 축제에서 아이돌 커버댄스를 잘 췄을까? 언제나 할 말 다 해야 하는 윤슬이는 억압이 당연시되는 엄마 수일의 중학교 시절에서 어떻게 생활할까? 꾹꾹 참기만 할까?

 


30년의 세월 동안 무엇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엄마세대와 딸세대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해준 책이다. 요즘 사춘기의 정점인 중학생들은 부모와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이게 비단 사춘기라는 호르몬의 영향만은 아닌 것 같다. 서로 다른 시대에서 성장하였고 성장하고 있기에 사고방식의 차이가 크다. 그래서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필연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와 그 부모가 이 책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 이 담고 있는 예전과 지금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엄마인 나의 학창시절과 아이의 지금의 학교 모습을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서로 이해할 수 없었던 서로의 모습이나 사고방식이 이해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시대상에서는 도저히 이해안되는 사고방식이라고 하더라도 엄마가 성장한 그 시절 시대상에선는 그런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밖에 없겠구나를 알게 되면 아이도 엄마를 그저 잔소리꾼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요즘 학교 모습을 알게 된다면 왜 내 눈에는 쓸데없어 보이는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예전에는 없던 어려움들을 아이가 겪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해가 서로에게 있다면 아무리 호르몬이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더라도 부모와 자녀의 소통이 단절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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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종이접기 : 실력편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종이접기
종이쌤(이번찬)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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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종이쌤과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종이접기 실력편/ 동양북스

 

수백대의 미니카와 수백개의 팽이 등을 접고 있는 둘째가 도움을 받고 있는 종이접기 선생님이 몇 분 계신데 그 중 한 분이 종이쌤이다.

 

영상으로 보고 접는 것보다 책을 보고 종이접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늘 있었는데, 종이쌤이 종이접기 책을 출간하셨다. 책은 총 2권으로 난이도에 따라 기본편과 실력편으로 나누어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이번에 내가 받은 책은 실력편이다. 둘째 아이가 종이접기 구력이 좀 있어서 실력편을 신청했다.

 


유튜브 채널로 만날때는 사실 종이 접기 동영상만 보다보니 종이쌤이 누군인지 전혀 몰랐는데, 현직 초등학교 교사라고 한다. 교사면서 종이접기를 접목한 다양한 교육방식을 연구하고 있다니 종이쌤 반 아이들은 저자 직강을 들으면서 종이접기도 하고 종이접기를 접목한 다양한 수업활동을 하겠구나 싶어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차례




1. 신비한 동물 : , 강아지, 혹등고래, 백조, 가오리, 나비, 사슴벌레, 개구리, , 돌고래, , 조개, 펭귄, 브라키오사우루스

2. 특별한 이벤트 : 눈쌓인 집, 트리, 산타클로스, 아이스크림, , 말하는 입술

3. 멋있는 생활 : 카드지갑, 카우보이모자, 편지봉투, 코트, 팬드폰 거치대, 유튜브 버튼, 손목시계, 머그컵, 하트팔지, 하트 편지봉투, 모자, 리본, 핸드백

4. 다양한 비행기 : 주머니비행기, 델타포스, 콩코드, 주피터, F-15전투기, 제비 비행기, 플라이워크

5. 신나는 장난감 : , 표창, 쌍날표창, 가시표창, 드래곤, 엘리멘탈소드, , 한 장딱지, 단검

 

아이들이 생활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말하는 입술이 너무 신기해서 접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하트봉투나 산타클로스, 트리, 리본 등은 편지를 쓰거나 크리스마스때 카드를 만들 때 종종 활용하는데 참 좋다.

 

그리고 둘째 아이는 책을 보자마자 다양한 비행기부터 펼쳐서 접기 시작했는데 비행기 접기는 유치부 아이들은 물론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책 구성




머리말, 차례 뒤에 바로 각 접기 과정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종이접기를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아요!>라는 내용이 들어있는데, 이 부분이 매울 알차다.

 

종이접기를 하다보면 반족적으로 쓰이는 접기가 있는데 요것만 능숙해져도 복잡한 종이접기도 훨씬 수월하게 할 수가 있다.

 

이 책에서는 우선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접기 기호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그 다음으로 기본접기(세모접기, 네모접기, 아이스크림접기, 대문접기, 방석접기, 계단접기, 집접기, 세모주머니접기, 네모주머니접기)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특히 종이접기 초보라면 세모접기 네모접기를 처음할 때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미리 익히면 아주 자주 사용하는 접기방법이므로 매우 유용하다.



 

총평

 

여자 아이들, 남자 아이들이 두루 좋아할 만한 접기가 고르게 포함되어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고, 앞서 말했듯이 기본접기를 미리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부분도 좋았다.

 

무엇보다 실제 아이들이 가지고 놀거나 활용할 수 있는 접기가 많이 있어서 좋았다. 우리 아이는 비행기와 칼, 창 등을 좋아했다.

 

요즘 유튜브 채널 중 종이접기만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 채널들이 많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영상을 보면서 접는게 더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상시청을 제한하는 가정이라면 아무리 종이접기 채널이라고 하더라도 한 두 시간 계속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고민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보통 태블릿으로 보다보니 화면이 크지도 않고, 또 어떻게 접는지 잘 지켜봐야하니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화면 눈 가까이에 대고 보는 경우가 많아 아이의 눈 건강을 해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영상으로 접는 방법을 배우는 것보다 책을 보고 접는 것이 조금 더 어렵지만 책을 보고 접을 때 사고력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접는 과정은 하나의 그림이 첨부된 설명문이 아닌가! 짧은 몇 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해석하지 않으면 접을 수가 없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접으라는 거야!!’ 라며 답답할 때도 있지만 문장을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면서 그 문장이 나타내는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향상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동영상이 학원 강의를 듣고 개념 이해하는 거라면 종이접기 책은 개념서를 스스로 읽고 이해하는 과정 같달까?

 

그래서 되도록 처음 종이접기에 입문하는 아이에게 손쉬운 유튜브 채널을 보여주기 보다는 함께 책을 펼쳐 함께 종이접기를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아이들이 종이접기를 하다보면 대부분 종이접기 책에서는 잘 찾아보기 어려운아주 복잡한 매직큐브나 팽이 등을 접고 싶어서 유튜브 채널을 찾게 되는데, 그 전까지는 종이접기 책을 최대한 활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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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설화 2 : 호두 속으로 들어간 드레스 그리스·로마 설화 2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포티니 스테파니디 그림, 이경혜 옮김 / 파랑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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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설화2 호두 속으로 들어간 드레스/ 파랑새

 





그리스·로마신화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리스·로마 설화가 따로 있다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 책을 쓴 작가는 수십 년 동안 그리스·로마 신화를 연구하였는데, 연구 과정에서 아름다운 설화를 발견하여 설화를 엮었다고 한다.

 



파랑새 출판사에서는 하나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총 10가지 설화를 10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그 중 제2권 진정한 용기를 알게 해주는 호두 속으로 들어간 드레스편을 읽게 되었다.


 

그리스·로마 설화라고 해서 읽기 전에는 잘 알려진 그리스·로마 신화의 번외편 정도의 내용이 담겨져 있을 것이라고 상상했다. 우리가 잘 아는 제우스, 포세이돈, 아프로디테 같은 신들과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그러나 전혀 달랐다.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명작동화에서 볼 법한 이야기였다.

 


<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스포일러 주의> 


왕에게는 자랑꺼리가 두 가지 있었는데 바로 그 중 하나는 자신의 열 명의 아들들이고, 나머지 하나는 왕의 궁궐 정원에 있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가 열리는 사과나무였다.

 

어느 날 다 익은 사과를 괴물이 훔쳐간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자랑인 왕자들에게 괴물을 죽이라고 명령하지만, 겁쟁이 왕자들은 도망쳐올 뿐이었다. 그런데 왕자들이 깔보던 궁중 식당에서 일하는 빨강 머리를 가진 젊은이가 나서서 자신이 괴물을 처치하겠다고 이야기한다.

 

왕은 이 젊은이의 용기와 의지에 감탄하기는커녕 그가 살아 돌아오지 않기를 바랐는데 그가 괴물을 처치하고 살아돌아온다면 그것은 왕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은 왕자들에게 몰래 빨강 머리를 따라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오라고 명령을 내린다.

 

빨강 머리는 괴물을 발견하고는 주저함 없이 화살을 쏘았고 화살을 맞아 부상을 당한 괴물은 달아났는데, 빨간 머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괴물을 쫓아갔다.

 

괴물의 핏자국은 우물 앞에서 끊겨 있었고 우물 안에 있다는 것을 안 빨간 머리는 자신을 쫓아온 왕자들에게 괴물을 잡으로 우물로 들어가겠다고 줄을 이용해서 자신이 밑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한고 망설임없이 들어간다. 왕자들은 빨간머리가 괴물들에게 잡아먹혀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물 밑에서 빨강 머리는 괴물을 죽였는데, 그 곳에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있었다. 빨간 머리는 아가씨에게 먼저 밧줄을 잡고 올라가라고 한다. 그런 후 위에 있는 왕자들이 자신에게 밧줄을 또 내려줄거라고.

 

하지만 아가씨는 저 사람들이 당신도 꿀어 올려 줄 거라고 믿어요?”라고 질문하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다.

 


착한 사람들이라면 아무 일 없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무서운 괴물을 죽인 사람이에요

그들이 악한 사람이라면 당신을 두려워할지도 몰라요.” 




아가씨의 짐작대로 왕자들은 아가씨만 구해주고 젊은이에게 다시 밧줄을 내려주지 않고 떠나버렸다.

 

아가씨는 우물 위로 올라가기 전에 아름다운 웨딩드레스가 들어있는 호두를 젊은이에게 주면서 자신을 꼭 찾아오라고 이야기한다.

 

이후 빨간 머리 젊은이는 우여곡절을 거치고 계속된 왕의 구애를 거절하던 아가씩의 재치로 결국 빨간 머리 젊은이는 호두를 가지고 궁궐로 가서 아가씨를 만난다. 왕은 아가씨와 젊은이의 믿음과 사랑에 감동해 둘의 결혼을 허락하고 왕위까지 젊은이에게 물려준다.

 

나는 늘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졌다. 잘했다, 너희 두사람! 온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하는 말이다. 나를 깨닫게 해 준 것은 바로 너희의 믿음과 사랑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 두 단어의 힘을 전혀 모르고 살아왔다. 너희 두 사람,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 이 말 역시 내 진심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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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비논리적이거나 우연에 의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대부분 전래동화가 다 그렇지 않은가?! 그러니 이정도 비약은 괜찮다.

 

6~ 초등 저학년까지는 재미있게 읽거나 들을 수 있는 내용인 것 같다.

 

나는 결국 젊은이가 역경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처음부터 예상했지만, 아직 이런 이야기의 흐름에 대해 선입견이 없는 초1 아들에게 잠자리 독서로 읽어주니 흥미진진해하면서 들으면서 마지막에 해피엔딩이 되니 만족스러워했다.

 

어린이들에게 옳은 가치를 알려주면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 정의롭거나 착하기만 한 것은 아닌 이런 전래동화같은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은 세상을 알게도 하고 그 가운데 어떤 가치를 따르는 것이 좋은 것인지 가르쳐주기에도 참 좋은 것 같다. 굳이 정의로워야 해! 정직해야 해! 말하지 않더라도 재미있는 이야기에 빠져 있다보면 저절로 느껴지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 왕자들이 좋은 사람들이라면 괴물을 무찌른 빨간 머리를 두려워하지 않을테지만 나쁜 사람들이라면 두려워할 거라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생각해보니 정말 두려움이 우리의 상황이나 우리의 행동을 더 엉망으로 만들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든 어른이든.

 

예를 들어 아이들은 잘못을 저지른 후 설령 그것이 실수라해도 혼날까봐 두려워서 거짓말이라는 또 다른 잘못을 저지를때가 있다. 어른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거짓말을 한 사실을 알게 되면 앞으로도 계속 거짓말을 하는 아이로 자랄까봐 두려워서 심하게 혼내게 된다.

 

어려운 상황이든 잘못을 저지른 상황이든 바른 판단과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두려워하는 마음이 우리 마음을 사로잡지 않도록 애써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리즈 중에 제9권 돈의 의미를 알게 해주는 세 가지 충고나 자유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인 제6권 물의 요정과 신비한 베일편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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