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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
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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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흑해의 역사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흑해’라는 단어가 주는 미지의 느낌, 거대하고 따뜻할 것 같은 느낌에 이끌렸다. 읽는 동안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바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 책은 바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이고 민족적이고 지정학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흑해는 수천년 묵묵히 그 자리에 관찰자로 존재하며 또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터키 등 유라시아와 종교적 분쟁들을 지켜봐왔다.

어쩐지 읽는 동안 내가 바다가 된 듯 했다. 가해자가 됐다가, 피해자가 됐던 이들을, 고통의 역사를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멀리서 인공위성처럼 지켜보게 됐다. 누군가를 착한 편이라고, 나쁜 편이라고도 말하지 못한다는 역사적 구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포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읽었던 하미나 작가의 나를 갈라 나를 꺼내기에 그런 문장이 등장했다. ‘우리는 모두 학살자의 후손이다.’ 모든 갈등은 복잡하고 켜켜이 쌓여 있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쩌면 누적된 구조 안에서 그냥 존재하는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했다. 그 생각에 잠깐 허무함이 스쳐갔지만 이내 위로로 다가왔다. 역사속에서 어떤 이들은 흑해를 두려워 했고, 어떤 이들은 흑해를 경외했지만 흑해는 그저 시간의 통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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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왜 친구를 원하는가 - 우리 삶에 사랑과 연결 그리고 관계가 필요한 뇌과학적 이유
벤 라인 지음, 고현석 옮김 / 더퀘스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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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람은 사회적 연결이 없으면 절대 행복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입증이 된 바 있다. ‘인간의 뇌는 타인과의 연결에는 보상을, 고립에는 벌을 주도록 진화했다.’라는 말에 슬쩍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하는 반기를 들려고 하면 작가는 그 느낌조차 뇌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실제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결 후에는 만족감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내민다.

한편 상호작용은 버스, 택시, 대기실에서도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했다. 아침마다 택시 기사님들과 가벼운 농담과 인사를 주고 받을 때 활력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결국 이기적인 동기에 의한 이타적인 행동도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대게 다른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를 좋아하고, 나와 함께한 시간을 즐거웠다고 기억한다는 점도 힘이 됐다.

나는 따지자면 내향형 인간이지만 내향형 인간에게도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부분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에너지를 충전하고, 많지 않은 자리에서 발산하며 상호작용 후 활력을 얻어간다. 내향형 인간에게 상호작용은 오히려 더욱 중요한 것이다. 작은 공동체에서 큰 활력을 얻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공유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몸소 깨닫는다. 우리 모두 상호작용 해요!

‘1은 가장 치명적인 숫자다 One is the deadliest Number’

#뇌는왜친구를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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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의 도시
연여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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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서평단 활동을 위해 도서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 뿔에 맹세코 나는 지상을 떠나지 않을거야.”‬

‪SF소설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연여름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다.
‪ ‘각’이라는 모양으로 구성되는 소설. 제목에 걸맞게 각 모양의 공중도시, 흑각, 뿔(각).. 뾰족뾰족한 장치들이 많다.

근본적으로 캐릭터들을 고통에 밀어넣은 이들은 등장하지도 않고, 너무나 잘 살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구조의 피해자들만 서로에게 상처주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혐오 사회의 근간을 그린 것 같았다. 누군가는 고통 받고 죽어가고 있는데, 나만 아니면 된다는 그런 사람들의 무책임한 모습. 그런데 그런 것들이 결국 자기한테 돌아오는 모습. 그런 모습을 그리고 싶었음이 작가가 참고한 참고문헌 리스트에서 보였다.

박완서 작가의 에세이에 한 수녀가 괴로워하는 그녀에게 “왜 당신에게는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된다고 생각하느냐” 라고 묻는 부분이 있다. 결국 연여름 작가의 소설도 궁극적으로는 공동체와 정체성, 연민과 공감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이곳의 우리도 태어난대로 생긴대로 살기 위해 투쟁하고 연대하고 있구나. 그리고 우리 존재 그대로 인정받을 때 그것이 곧 진짜의 삶이겠구나 느낀다.

SF를 가장한 사회고발적 소설이 보고싶다면 <각의 도시>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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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완벽주의자 - 내 안의 가혹한 비평가를 버리고 자신에게 너그러워지는 법
엘런 헨드릭슨 지음, 문희경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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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완벽주의라는 단어는 이토록 부족하고 게으른 나와는 가장 맞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모든 원흉을 나에게서 찾고, 내가 더 잘 통제하지 못했다는 수치심과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내가 바로 완벽주의자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언제나 전부 아니면 전무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갖기 쉽다죠. 저도 100가지의 일들을 제대로 해내도 한 번의 실수가 있으면 그 실수에 매몰되어 오랜 자괴감에 싸이곤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들에 얼마나 잘 받아쳤는지에 대한 생각으로 밤을 지새워버립니다. 이런 나의 약하고 괴상한 부분들이 완벽주의라는 지점에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가진 것들을 두고 가질 자격이 되나 계속 곱씹는 자기 의심, 자기 혐오로 파묻혀 있는 이들. 이토록 모자란 내가 ‘완벽주의자’라는 말을 써도 되나 스스로 조소하고, 자신을 방어하는 힘을 잃어가는 이들에게 저에게 너무나 소중해진 <유연한 완벽주의자>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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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먹는 존재들 - 온몸으로 경험하고 세상에 파고드는 식물지능의 경이로운 세계
조이 슐랭거 지음, 정지인 옮김 / 생각의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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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솔직하게 작성하는 후기입니다.

세계적인 과학 저널리스트 조이 슐랭거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역자 정지인이 만났다.

묵묵히 견디고 받아주는 것들에 위안을 얻고 싶어서 신청했고 감사하게도 보내주신 책이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위안을 받았다. 그리고 식물이 묵묵히 견디고 받아준다는 것이 사실이기도, 아니기도 하다는 것도 알았다.

나무들이 숲에서 오랜 시간동안 서로 소통하면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모양으로 자리잡고 자라나는 타임랩스 영상을 보고 그 조용한 질서와 아름다움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다. 식물은 식물만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의사소통하고, 기억하고, 소리를 듣고, 표현한다. 식물학자들은 입을 모아 우리는 식물이 기억을 어디에 저장하는지 모르지만 기억은 그들의 어딘가에 머무르고 다음 세대를 위해 끊임없이 준비를 한다고 말한다.

식물과 기후, 동물,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공생한다는 단순한 사실이 와 닿았다. 그리고 거실에 있는 나의 화분 속 화초들이 나로 인해 동료들과의 소통 단절을 겪고 있다는 것에 저자가 깨달음을 얻을 때 함께 오싹함을 느꼈다! 인간이란.. 항상 인간의 잣대로 세상을 다루니까.

그들의 복잡한 아름다움에 연구도 더디고 우리는 아직 식물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고도 거대한 존재에 위로받고 싶다면
공기처럼 여겨 온 우리 주변의 식물들의 위대함에 대해
살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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