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 세상의 중심이 된 바다의 역사
찰스 킹 지음, 고광열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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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흑해의 역사 같은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지만 ‘흑해’라는 단어가 주는 미지의 느낌, 거대하고 따뜻할 것 같은 느낌에 이끌렸다. 읽는 동안 생각보다 무척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바다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 책은 바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적이고 민족적이고 지정학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흑해는 수천년 묵묵히 그 자리에 관찰자로 존재하며 또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터키 등 유라시아와 종교적 분쟁들을 지켜봐왔다.

어쩐지 읽는 동안 내가 바다가 된 듯 했다. 가해자가 됐다가, 피해자가 됐던 이들을, 고통의 역사를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멀리서 인공위성처럼 지켜보게 됐다. 누군가를 착한 편이라고, 나쁜 편이라고도 말하지 못한다는 역사적 구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포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읽었던 하미나 작가의 나를 갈라 나를 꺼내기에 그런 문장이 등장했다. ‘우리는 모두 학살자의 후손이다.’ 모든 갈등은 복잡하고 켜켜이 쌓여 있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쩌면 누적된 구조 안에서 그냥 존재하는 것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했다. 그 생각에 잠깐 허무함이 스쳐갔지만 이내 위로로 다가왔다. 역사속에서 어떤 이들은 흑해를 두려워 했고, 어떤 이들은 흑해를 경외했지만 흑해는 그저 시간의 통로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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