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Do You Want? 왓 두 유 원트? - 선택, 결심, 변화를 이끄는 결정적 질문
김호 지음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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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라느니 성공 비법 알려준다느니 하는 책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직접적으로 생각의 기회를 주는 책이다. 살면서 나는 과연 몇 번이나 이 질문에 답해보았을까? 왓두유원트? 진짜로 ‘답’을 해본적이 있기는 한걸까? 나만의 삶의 의도를 명확하게 해주는 책. 이제는 질문에 답할 시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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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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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저녁,
좁은 길을 따라 무작정 차를 몰고 가는 남자.
그는 떠나야했다.
그리고는 갖혀 버렸다.
차를 돌렸어야했나,
그러나 이미 와버렸다.
눈이 내린다.

그가 왜 숲에 들어왔는지,
오늘 이전의 삶은 중요치 않다. 그는 숲에 와있고 뒤로 돌아가는 대신 더 깊은 숲 안쪽으로 들어가보기로 결정한다.


그를 이 숲으로 이끌었던 선택은
마치 한 사람의 삶의 모습같다. 누구나 인생의 길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스스로 선택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그 길이 쉬운 길일지, 험난한 길일지는 모른 채 말이다.

그렇게 깊이, 더 깊이 들어가던 중에
그는 어떤 존재들을 마주한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사방으로 밝에 빛나는 순백색의 존재, 그리고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그것은 두려움에 뿌리를 둔 환상이었을까, 도움의 손길이었을까. 아니, 그저 ‘죽음’일 뿐이었을까.


“ 나는 아주 조용히 서 있다. 사방이 완전히 고요해졌으면 좋겠다, 나는 고요함의 소리를 듣고 싶다. 침묵 속에서는 신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적어도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내 귀에 들리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p 59



숲은 공허와 무의 상징이었지만
어느새 자기 자신의 세계로 변모한다.
‘ 폐쇄된 공간임과 동시에 무한하게 열려 있는 공간 ’
그 공간 속으로 그는 천천히 걸어간다.
그러면서 더이상의 두려움도, 후회도 없이
그는 그 자체로 빛나는 존재가 되어간다.

눈 내리는 한 밤의 꿈같은 이야기일지,
누군가에게는 깨달음의 숲이 될지,
작가는 수많은 가능성을 우리에게 열어둔 채
그렇게 글을 마무리한다.
아무런 경계도 없고,
한계가 없는 침묵의 숲속으로 우리를 인도한 채, 어느새 우리는 우리 존재 자체로 남겨진 채,

그렇게 끝이 난 이야기가
당신의 손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당신은 어떤 끝맺음을 하고 싶은가?


나는 그가 내민 손을 잡고, 그 순간 반짝이는 하얀빛이 나를 감싼다, 안개 같은 그 빛은 매우 부드럽고 아주 희미하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선명하고, 나는 그 선명함 속에 있다,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천천히 걷기 시작한다, 그는 숲 밖으로 나가려하는 것 같지만, 그곳이 어딘지는 알 수 없다,
p 78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와 함께 책의 끝 부분에 실린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연설문 <침묵의 언어>라는 글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싶다.

“ 두려움이 내게서 언어를 빼앗아간 것 같았기에, 나는 빼앗긴 언어를 다시 되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롯이 내 힘으로 해야 했습니다. ”
p 87

고독의 방에 머물며 끊임없이 자신의 언어를 되찾고자 했던 노력이 오늘의 욘 포세와 그의 수많은 작품으로 남겨졌다.

“ 내게 글쓰기는 귀를 기울여 듣는 일입니다. 글을 쓸 때 나는 결코 사전에 준비를 하거나 계획을 세우지 않습니다. 오직 듣기만 할 뿐입니다.
글쓰기는 행위를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그것은 바로 듣는 행위여야 합니다. ”
p 95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어느새 침묵의 언어를 읽고, 명상의 하듯 숲 속에서 어떤 희미한 존재와 마주한다. ‘읽는 행위’는 어느 순간부터 나의 내면을 ‘듣는 행위’가 되어간다. 작가는 그렇게 내면의 작은 소리를 들어볼 것을 권한다. 글이라는 것은 아무런 계획도 필요치 않고, 대단한 서사를 갖지 않더라도 그렇게 내면에서 솟구치는 목소리를 듣는 것, 그 목소리를 향해 내가 더 깊이 파고드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덧) 길지 않은 이야기이고 어쩌면 단조로운 구성에 기운이 빠질수도 있으나, 나는 그 여백이 좋았다. 무언가로 꽉 채워져있지 않고 어딘가 비어버린 공간에 읽는 사람의 생각을 끝없이 채워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읽고 나서 한번 더 나 스스로 그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 더 많은 울림이 느껴졌다.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일지도.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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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 양장본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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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담긴 작가의 기나긴 사유(Reckoning)는
때로는 처절하게, 때로는 잔혹하게
지금껏 진실이라고 여겼던 일들의
또 다른 이면을 보여준다.
강간이 전쟁의 도구가 되고 있는 현실,
그것과 함께 이브 엔슬러 본인의 상처까지
있는 그대로 독자들을 향해 펼쳐보인다.
가족으로부터 오랜시간 당해왔던 성추행,
이를 묵살한 채 희생양이 되어가는 것을
방관했던 어머니의 선택.
오래된 갈등의 골은 그녀의 삶 전체에
너무나도 촘촘하게 뿌리내리고 있었고
그녀가 글을 쓰고 선언을 하고,
세상에 알리는 이 모든 작업은
그 자체로 스스로의 독립과 치유의 과정이었다.

그 과정은 실로 참혹하다.
줄곧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이 텍스트가
동시대에, 물리적 거리를 제외하면
무엇하나 다를 것 없는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사실이
나를 당혹스럽게 했다.
그것도 아주 자주.


글쓰기는 하나의 생존 방식일 수도 있다.
혼란을 염려하는 방식,
타인의 횡포에 휩쓸리기를 거부하는 방식,
어둠 속에서 조용히 눈물 흘리는 방식.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한다.
가능한 한 본질에 가깝게 말하려 애를 쓴다. | p 25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읽는 것‘이다.
끝까지 읽어내는 것,
이 잔인함을 마주하고
원초적인 공포 떨면서도
비합리적이고 혼란스러운
모든 것들을 있는 힘껏 껴안는 것.

되돌아가 다시 읽고 또 읽고
그리고 사유를 멈추지 않는 것.
텍스트 이면의 소리를 들으려고
계속해서 귀기울이는 것.



제가 녹아들 수 있게 해주세요.
뒤섞이게 해주세요.
갑옷처럼 단단한 저의 자아를 해방시켜 주세요.
더 많은 것을 무너뜨리기 위해
실망하는 일을 멈추지 않게 해주세요. | p 137



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단지 이 이야기를 읽는 것 뿐일지라도,
나는 안다.

심연으로 향하는 사유가 계속되고
그 사유는 나를 진실하게 바라보게 하고
이렇게 프레임 밖으로 걸어나온 ‘ 사람들은 ’
남성과 여성을 넘어선 그 이상의 존재가 되어
그저 서로를 바라보는 연대와 공조,
깊은 곳에서부터 쏟아져 나오는
‘지칠 줄 모르는 이타적인 사랑’이 만연할 것임을
나는 안다.



너무도 강렬히 타올라 우리의 죽은 내면에까지 스미는, 우리의 담을 허물고, 우리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고, 그리하여 마침내 이 죽음의 이야기에서 우리를 구해내는 사랑이 필요하다. | p 17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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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 양장본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지 옮김 / 푸른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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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것을 무너뜨리기 위해
실망하는 일을 멈추지 않게 해주세요. | p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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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솔직해질 용기 -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나서야 찾게 된 맞춤형 마인드셋
박성옥 지음 / 영진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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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작은, ‘나’로부터다.
내가 나를 들여다보고, 내면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귀기울이는 순간, ‘나’는 상상 이상의 이야기를 꺼낼 것이다.

“ 그 눈물에 우울함을 시원하게 흘려보내기도 했고, 내면에 꼭꼭 숨겨두고 있던 나 자신을 눈물에 섞어 끄집어내기도 했다. 결국 그 눈물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돋보기 역할이 되어주었다.” p25

유학생의 와이프에서 대학원생,
두 아이의 엄마, 대학 교수 그리고 하우스키퍼가 되기까지.
그렇게 ‘나’를 들여다보는 기나긴 여정은 한 사람을 더욱 단단하고 빛나게 만들어 주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작가는 ‘준비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같은 기회라도 그게 기회라고 알아보고 직접 손을 뻗어 잡아드는 사람만이 그것을 누릴 수 있다. 아무리 기회가 내 곁이 온다해도 알아채지 못한다면 그저 스쳐 지나갈 뿐이다. 유학생의 와이프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회를 개척하고,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자신의 한계를 정의하기보다 그 끝이 어딘지 알아보기를 멈추지 않았던 사람.

“ 무슨 일이던 처음부터 그냥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무엇인가 잘 안돼서 힘들다면, 그래서 포기하고 싶다면, 혹시 내가 그냥 잘되기를 바라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그냥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그냥이란 없기 때문이다.” p158

이 책은 아주 새롭거나 대단한 이야기를 전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항상 곁에 있어 우리가 소중함을 잊었던 말들이 가득 담겨있고, 그 말들을 다시 한 번 나에게 새겨넣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나에게 솔직하기 시작했을 때,
비로소 내가 누리게 될 ‘자유’
그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유려하게 날갯짓을 할 자신이 없다면 높은 비행보다 낮은 비행을 선택하면 된다. 방향을 모르고 날고 있다면 속도를 줄이고 생각해라. 날다가 떨어졌다면 다시 날아오르면 된다. 누군가가 그만 날라고 한다면, 이착륙은 내가 정한다고 말해라. 누군가가 나의 날갯짓을 방해한다면, 내 날개이니 당신이 방해할 권리가 없다고 말해라. 지금 나는게 힘들다면 잠시 쉬었다 가도 된다.”
p227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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