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닉 페이스 - 변화를 마주하는 가장 즐거운 경험
이재진(해피러너 올레) 지음 / 푸른숲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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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을 피크닉처럼 즐긴다는 뜻을 가진
‘마라닉 페이스’는,
달리기를 통한 변화와 성장에 대한 이야기다.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나약한 의지와 그보다 더 나약한 나의 신체,
그리고 실행하지 못하므로
시작도 하기 전부터 맛보는 좌절의 맛.
이 악순환을 끊는 것이 바로
한 걸음부터 시작하는 달리기이다.

그냥 운동화를 신고,
1분을 걷더라도
몸을 움직여 나가는 것.
그리고 1분을 걷고, 2분을 걷고,
마침내 지면을 박차고
가볍게 발걸음을 움직여 달려보는 것.
이 작은 시작이 성장의 발판이 된다.

“ 강해진 근력을 바탕으로 지면을 박차고 앞으로 나아간다. 내 발 굴림에 맞춰 멈춰 있던 생각들도 나아간다. 그토록 절절매며 고민하던 것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 틈으로 새로운 점 몇 개가 찍힌다. 어디선가 날아온 홀씨가 잘 자리를 잡아 새싹을 틔워내듯 새로운 생각들은 새로운 해법들을 제시한다. ” | p48

달리므로써 얻게 된 삶을 대하는 자세와
성장의 효과는 단지 달리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체력적으로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고방식 자체가 변화하여 눈 앞에 닥친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있어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더니
성공이 따라오는 모습니다.

이렇게 하면 성공합니다!
제 방식대로만 하세요!
이런 자극적은 문구는
단 한 문장도 찾을 수 없었다.

오히려 바깥으로 향하는 시선을
내 안으로 돌리고 결심하고, 결심을 다짐하고,
아주 작은 단계부터 천천히 실행해 나가는 것.
어떻게 보면 이미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사실들을 그의 달리기로 증명해 보인다.

좌절의 순간을 변화의 기회로 바꾸는 것.
결심하고, 적고, 실행하고,
실행에 있어서는 작은 목표들로
매일 성공을 이어가는 것
앞만보고 달리기 보다,
속도를 늦춰 현재의 삶을 더 깊이 바라보는 것.
무엇보다 진심을 다하는 마음,
그리고 곁에서 서로의 진심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마음

그의 달리기가 아름다웠던 이유는,
그저 개인의 성장만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나’라는 사람이 달리는 그 작은 일이,
그것을 지켜보는 타인으로 하여금
또 다시 결심하게 만들고
긍정적인 생각이 자리잡도록 하는
자양분으로 변화해갔기 때문이다.
나의 변화가 타인에게 또 다시 변화의 계기가 되고
그것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행복의 선순환 같은 것 말이다.

“ 속도를 늦추면 현재의 삶이 풍성해진다. 지금 이 순간의 모든 것들에 나름의 의미가 숨겨져 있는 듯하다. 긴 인생에서 무엇이 가치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집착을 버려야 할 것들과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할 것들이 구분된다. 지금 당장의 결과보다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의 내 모습에 초점이 맞춰진다.”
| p139


앞서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 에세이로 이미 한껏 달리고자하는 의지가
충만해져 있었는데, 이 책은 나의 의지에 구체적이고 건강하고, 전문적인! 노하우까지 얹어주었다.
그렇다면, 실행하지 않을 이유가 뭐야 도대체.

책을 덮고 간단하게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간다.
천천히 걷다가 살짝 뛰어보기도 하다가
100m는 커녕 30m도 달리기 전에
숨이 차오르며 이렇게 저질스러운 체력에
또 한번 놀라고 만다.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달려본다.
물론 어렵고 힘들어 죽겠다.
하지만 그것이 내 한계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도 하나의 목표가 생겼다.
“5km 달리기” 말이다.
30분이 걸릴지 한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물론 이불을 박차고 집 밖으로 나가는 연습부터
해야하지만, 할 수 있을 것 같다.
1분을 달리고 3분을 달리다 보면,
결국 달리는 내가 될테니까.
나는 달리는 사람이 될테니까 :)

이렇게 작가님은
또 한 명의 ‘살찐자’에게
달리기 전파를 성공했다고 한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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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닉 페이스 - 변화를 마주하는 가장 즐거운 경험
이재진(해피러너 올레) 지음 / 푸른숲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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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고 분명 주섬주섬 운동화 신고 밖으로 나가서 한번 달려본 사람 많을 것 같다. 달리기에 대한 철학도 좋지만 달리면서 성장한 모습이 그대로 삶에 뭍어나는 모습이 감명깊었다. 초보 러너에게도 추천! 이토록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자기계발서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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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바다 암실문고
파스칼 키냐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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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음표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아주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사람에 따라 이해가 다르고 음이 주는 여운도 모두가 다르다. 수만가지 가능성이 펼쳐진다. 마치 ‘사랑’같다.

한없이 사랑을 주고자하는 마음,
그 사랑 안에서 유영하듯 떠도는 마음,
사랑 앞에 한 걸음 물러서고 싶은 두려움,
모든 이의 음악은 각자의 마음 속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
모든 이의 사랑 또한 마찬가지다.

#사랑바다
#파스칼키냐르
#을유문화사
#도서제공


파스칼 키냐르의 글은
마치 깊고 푸른 심연 속을 헤엄치는 듯 했다.
도무지 똑바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혼란속에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도
마치 마법을 부리듯, 글은 이어졌다.
자주 길을 잃었고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건
정답이 아닌것 처럼 보였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계속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읽었던 문장을 다시 읽고
한 페이지를 읽고 그 앞으로 돌아가
같은 문장을 다시 읽어본다.
페이지를 넘겨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무의미한 순간이 자주 도래했다.

그들이 연주하는 악기가 가진 고유의 선율처럼,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
여러 번 당황스럽게 했던 관능적인 묘사들,
작가의 깊고 심오한 사유를
어떤 정해진 흐름을 두고 이해하기란
불가능한 것이다.
그저 그 흐름에 몸을 맡기듯,
그의 문장에 내 모든 감각을 맡긴다.
나를 끌고가는 곳을 따라서 흘러가는것 만이
이 책을 읽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나는 과연
누군가와의 사랑을 두고 세월의 침식 속에서
얼마나 단단히 지켜낼 수 있을까.
말할 수 없는 어떤 이유로 지켜내지 못한 사랑도
여전히 제 나름의 빛을 지니고 있는 이 지고지순한 사랑이.
깊고 푸른 바다에 수많은 사랑의 조각들이 떠다닌다.
그들은 어디론가 계속 흘러갈 것이다.
정해진 목적지 없이
그저 지금 이 순간 사랑을 하며. 흘러간다.
이 페이지에 머물러 그의 사유속으로 흘러간다.


우리가 불 밝힌 양초 사이에서 무릎을 꿇고 아직 관 머리맡에 자리하고 있는 동안 우리가 애도하는 사람들은 이승과 지옥을 경계 짓는 물결에 이른다. 이때 음악이 표현하는 슬픔의 잔향은, 마지막 노래의 숨결은, 가련하게 흐느끼는 헐떡임은, 그 파도의 물결은 심연의 육중한 어둠 속으로 소멸한다. 그러는 동안 인간의 그림자들은 영혼이 되고, 영혼은 추억이 되어, 돌 위에 새겨진 글씨가 되어, 보잘것없는 연기가 되어 흩어지고, 아주 빠르게 모든 것에 대한 기억이 지워진다.
끈질기게 남아 있는 모든 윤곽은 조류가 펼쳤다가 불현듯 곱게 빗질하고 그러다 다시 흩트려 놓는 해초처럼 오래도록 저들끼리 얽힌다. 그렇게 길을 잃는다.
모래사장 위를 비추는 공기 속 햇살처럼.
우리는 이름들을 참으로 빨리 잊는다.
p360, 「지옥을 경계 짓는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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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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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열을 닫으려는 사람과
그 균열 너머에 희망의 빛을 보는 사람 ”

재뉴어리는 황량한 들판에 외롭게 서 있던 낡은 푸른 문 앞에 서있다. 허리춤에서 작은 수첩을 꺼내 지금 간절히 바라는 것 한 가지를 적었다. 이 문이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주기를,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광대한 세상으로 나를 이끌어 주기를.
그 순간 문 안쪽에서 옅은 빛이 세어 나왔다.
그리고 그 문을 연 순간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들판에 너무도 외롭게 서 있는 그 너덜너덜한 푸른 문을 봤을 때 저 문 너머에 다른 세상이 펼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켄터키주 나인리가 아닌 다른 곳, 전혀 본 적 없는 새로운 도시, 너무 광대해서 절대 그 끝에 도달할 수 없는 어딘가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18


한 세상과 다른 세상을 연결하는 문을 발견한 재뉴어리는 부유한 로크씨의 보살핌 속에서도 내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진 그리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로크씨에게 고용되어 보물을 찾아다니는 아버지,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어머니. 재뉴어리가 푸른문을 마주한 순간 분명 저 문 너머에는 여기와는 다른 세상이 있을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희망을 품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운명이 그녀에게 삶의 지도를 보여주듯 문 너머에 신비로운 이야기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문은 틈새이자 샛길이고 미스터리며 경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문은 변화다. 문에서 무언가가 빠져나오면 그게 아무리 작고, 아무리 찰나라고 해도 변화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배의 항적을 따라가는 쇠돌고래처럼. | 106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앨릭스 E. 해로우의 판타지 소설로, 첫인상은 두께의 압박(?)으로 겁을 잔뜩 먹고 시작했다. 다행히 페이지는 잘 넘어가는 편인데 100페이지가 넘어가서야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어서 그 전까지 재뉴어리의 서사를 읽어가는게 조금 지루하기도 했다. 그리고 책 속의 책의 내용이 이어지다보니 등장 인물이나 시대 상황, 특정한 배경 같은 것들이 조금 어지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장치들이 결국 수 많은 복선이 되고, 단서가 되고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고 나니, 다시 앞으로 돌아가 하나씩 보물찾기 하듯 이야기를 파고들고 싶어졌다.

나는 재뉴어리의 이야기도 좋았지만 재뉴어리의 아빠 율과 엄마 에이드의 서사가 애절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 결국 만날 사람은 만난다는 이야기 구조는 어쩐지 많이 봐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닿을 수 없는 문을 사이에 두고 그 둘이 마주하고 있던 장면은 내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밤이 깊어가는 동안 거의 다 타서 곧 꺼질 듯한 촛불처럼 가물거리는 희망을 품고 잡풀이 웃자란 벌판에서 기다렸던 에이드, 언덕 꼭대기에서 앙상한 두 팔로 무릎을 끌어안은 채 앉아 있던 율. 이 둘의 모습은 마치 거을을 사이에 둔 듯했으나 둘 사이에 존재했던 건 차가운 거울이 아니라 두 세상 사이의 광대한 간격이었다. ” | 217


책의 스토리 자체도 재미있지만, 문장 자체가 아름답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노진선 번역가님 작품이었다!
같이, 읽어봐요!


“우리가 이야기를 고고학 현장처럼 접근하고, 층층이 쌓인 먼지를 꼼꼼하게 털어낸다면 그 안에 늘 문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 문은 여기와 저기, 우리와 그들, 평범과 마법이 나뉘는 분기점이다. 문이 열리고 두 세계 간에 교류가 일어날 때 이야기가 시작된다.” | 8

서로 비슷한 형태의 욕망을 가진 사람을 우연히 만난다는 건 몹시 기이한 일이다. 마치 거울 속 내 모습을 향해 손을 뻗었는데 손끝에 따뜻한 육신이 닿는 것과 같다. 그렇게 마법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상대를 발견할 정도로 운이 좋다면 두 손으로 그를 꽉 잡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기를 바란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 137

우리가 균열 혹은 일탈이라고 부르는 이 문이 무엇을 가져올지 생각해보렴. 무질서, 광기, 마법… 그것들은 질서를 어지럽힌단다. 나는 질서가 없는 세상, 권력과 부를 향한 끊임없는 경쟁과 잔인한 변화만이 횡행하는 세상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 젊음을 낭비했어. | 487

세상은 결코 감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닫히고 숨 막히고 안전해서는 안 된다. 세상은 모든 창문을 활짝 열어둔 저택과 같아야 한다.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오고, 여름비가 들이치고, 옷장은 마법의 통로가 되어야 하고, 다락에는 비밀 보물 상자가 있어야 한다.
닫힌 문이라면 넌더리가 난다. | 505

이 세상의 틈새를 찾아내 더 넓게 벌려 다른 세상의 햇살이 그 사이로 빛날 수 있게 해주기를 바란다. 이 세상을 계속 통제할 수 없고, 엉망진창이고, 이상한 마법으로 가득하게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열린 문을 모조리 통과한 다음 돌아와서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바란다.
모든 문을 열면서. | 539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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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뉴어리의 푸른 문
앨릭스 E. 해로우 지음, 노진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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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수가 없었다. 제법 두꺼운데 후루룩 읽히는편. 그리고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문장들도 참 좋았다. 애정하는 노진선 번역가님 작품! 문 밖의 세상으로 향하는 발걸음. 문은 변화다. 모험을 통해 성장해가는 재뉴어리와 율, 애덜레이드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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