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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과 도넛 - 존경과 혐오의 공권력 미국경찰을 말하다
최성규 지음 / 동아시아 / 2021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 “우리 경찰이 어떤지는 다른 나라 경찰을 볼 때 훨씬 선명하게 보인다.” <전 시카고 경찰영사 최성규>
경찰이라고 해봐야 나에게는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인물들이다. 검사들에게 쩔쨀 매고, 범인을 잡다가 사고를 당하고, 혹은 뇌물로 매수되며, 때로는 정의감에 불타 세상을 바꾸려 한다. 그저 나에게는 영화 속 인물들일 뿐이다. 진짜 경찰에 대해 생각해본적 없는 나에게 이 책은 다소 신선했다.
지금은 서울성북경찰서장을 하고 있는 저자는 2017년부터 3년간 시카고 총영사관 경찰영사로 재직을 했다. 경찰을 알리 없는 나는 이조차도 신기했는데, 그는 현지 경찰과 교류하며 미국의 경찰제도를 낱낱이 분석했다. 한국의 경찰제도가 바뀌길 바라며 써내려간 이 책은 그야말로 새로운 세상이다.
📚 "국가경찰제에서의 경찰과 주민, 자치단체 간의 유기적인 소통이나 협력수준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종합행정이 이루어지는 모습이었다." <책 속에서...>
경찰은 당연히 국가에서 관리하는 경찰만 있는 줄 알았는데 미국에는 자치경찰이라는 것이 있다. 미국처럼 넓은 국가가 시스템으로 무언가를 운영하기에는 자치만큼 수월한 일도 없기에 그럴만도 하다. 미국의 선거도 특이하지 않던가.
'총'과 '도넛'으로 대변되는 미국 경찰은 강한 공권력인 총,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의 끈끈한 유대감으로 표현되는 도넛이라 저자는 표현한다. 그가 제목으로 내세운 이 두 가지 키워드는 저자가 그만큼 한국의 경찰사회에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한다.
📚 "한국의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다 갖고 있어서 직접 수사도 많이 하고, 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다 보니 경찰과의 관계도 파트너라고 하기 어려울 만큼 검찰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책 속에서...>
물론 터프가이로 비춰지는 강한 공권력의 상징인 총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검찰과의 분리, 대등한 관계에서 오는 진정한 정의의 수호를 바라는 것일 터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찰지위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검찰과의 평등한 관계가 아님을, 평등한 관계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표현한 것이겠지만.
민주주의의 핵심은 자치경찰이라고 한다. 권력의 분산, 그로 인해 국민과 시민들에게 돌아갈 제대로된 정의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만은 잘 느껴진다. 비록 내가 그 세계를 모른다 할 지라도 말이다. 오늘 새로운 세상을 또 한번 알게 되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지역주민들이 경찰관에게 도넛을 주며 서로의 관계를 끈끈하게 가져가는 그날이 오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