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 진화심리학이 퍼뜨리는 젠더 불평등
마리 루티 지음, 김명주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담과 이브가 존재한 이래, 가장 큰 갑질이 있었다면 그건 바로 남녀관계일 것이다. (난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그것을 깔 생각도 없지만 아담과 이브에 대한 이야기는 해야겠다.) 이브는 애초에 아담의 갈비뼈를 하나 얻어 탄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선한 아담을 꾀어 선악과를 먹게 하였으니 ‘유혹과 이간질의 대명사’로 낙인 찍힌 채 지금까지 살아왔으니 이름하여 ‘여자’라고 부른다.


여자가 인간으로 대접 받은 것이 불과 150년도 안 되었으니 그 기나긴 세월동안 여성들이 받은 핍박은 말로해 무얼하랴. (여성참정권은 1853년 뉴질랜드에서 최초로 주어졌다고 한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세계에서 그저 씨앗을 받아 아이를 생산하고 가정을 지키는 일에만 포커싱 되어 어떤 일에도 남성들의 그림자로만 존재해왔다. 이 책에서 말하는 여성의 성 고정관념, 젠더 프로파일링은 여성을 그림자로만 두려던 남성 사회의 이기적인 모습이었는지 모른다.


“마리 루티의 고찰은 진화심리학, 특히 대중적으로 둔갑한 진화심리학의 경험적, 논리적 단점들을 드러내면서, 아직도 우리가 섹스에 관한 담화에서 얼마나 당당하지 못한지를 보여준다.” <📖 카린 R. 말론 (미국 웨스트 조지아 대학교 심리학 교수, 뉴욕 사후적 정신분석 협회 회원)>


이 책은 진화심리학자들이 주장하는 남녀에 관한 이분법적 사고를 비판한다. 20년 넘게 젠더와 성에 대한 복잡한 인문학 강의를 해온 한 명의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과학적 권위를 등에 업은 진화심리학자들의 그럴싸한 문화적 신화를 비판하며, 이 시대의 여성들은 더 이상이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길 지지한다.


기존의 진화심리학에서 말하는 젠더 프로파일링은 남녀관계의 정석이라 불리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이후 더 확고해졌다. 남녀는 태어날 때부터 다른 심리적, 감정적, 성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남자의 바람기는 본능이고 여성은 순결해야만 한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밀어넣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젠더 프로파일링은 개인이 자란 환경이나 성장 과정 등을 완전히 무시하였을 뿐 아니라, 가부장제 사회를 지켜와야만 했던 남성들의 거짓 신념이었을 뿐이다. 이것을 과학과 접목시켜 모든 대중들에게 이것을 진실이라 알리고 있고, 대중들은 이것을 믿고 있다.


‘이 모든 정황을 종합하면, 많은 여성이 섹스를 원치 않고 (혹은 원치 않는 것처럼 보이고), 많은 남성이 만성적인 욕구 불만에 시달리는 것은 여성 ‘본성’이 아니라 가부장제 때문임을 암시한다.’ <📖 책 속에서...>


이 사회는 남성 중심의 사회였다. 젠더 프로파일링 뿐 아니라, 신약의 개발이나 아이폰의 시리조차도 남성에게 맞춰 개발되고 유통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더욱 슬픈 것은 부자불식 간에 잠식되어온 우리의 가치관과 행동들이 모두 남성 중심사회에 맞추어 간다는 것을 우리 여성들조차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저자와 같은 페미니스트가 있으니, 다시 한번 여성들에게는 대변혁의 역사가 쓰여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더불어 과학이라 하는 거짓말, 그들의 지배논리에 움직이는 많은 거짓된 정의들이 없어지길 바라본다.



📚 책 속에서...
‘구애하는 남성과 선택하는 여성’ 이데올로기에 따르면, 남성들은 까탈스러운 여성들에게 구애하는 반면, 여성들은 온 힘을 다해 자신의 순결을
지킨다. 그리고 우리는, 남성의 정자는 무한히 공급되는 반면 여성의 난자는 개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간단한 사실로 성 차이가 거의 모든 측면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물학은 운명이라는 말을 듣는다.

📚 책 속에서...
피셔는 과거 여성의 문란함이 적응도에 도움이 되었다고 여겨지는 진화적 이유를 세 가지 더 제시한다. 여러 남성들의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것, 더 다양한 DNA, 더 나은 유전자 획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