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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살기 위해 인문학을 공부한다 - 좋은 삶을 위한 지적인 독서 입문
신도현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9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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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도덕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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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라는 사람이 낮잠을 자는데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녔다. 잠을 깨고 보니 내가 꿈에서 나비가 된건지, 나비가 꿈을 꾸어 꿈에 사람이 된 것인지....’라는 호접몽(蝴蝶夢) 대목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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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내가 사람이 아닐수도, 다른 어떤 것일지도 모르겠구나. 나란 존재는 대체 무엇일까? 산다는 건 무얼까?’ 라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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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한 호접몽에 대한 기억을 찾아 장자책을 읽어 나갔다. ‘붕정만리(鵬程萬里)’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는 책을 탐독했다. 도서관 한 켠에 앉아 내편, 외편, 잡편을 찾아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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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이 흔들리던 시기에 난 장자의 도움을 받았다. 인생,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다는 걸, 흔들리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땐 무언지도 모르고 탐닉했지만, 바로 이것이 인문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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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왜 공부해야 하는걸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몇년전부터 불어댄 인문학 열풍은 삶의 고됨과 더불어 인간성의 상실이 자아낸 현대사회의 필요이기도 하다. 삶의 근원을 묻고, 나의 존재, 타인의 존재를 비롯하여, 대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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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선인이나 철학자들은 이미 그런 고민을 해왔고, 그 고민에 대한 답을 구해왔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에 해온 고민과 답이 있기에 좀 더 쉽게 ‘인생은 모두 이런거야.’ 라며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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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사학, 철학 일명 문사철로 통칭되는 인문학(人文學)은 한자 그대로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아는 만큼 행하게 되고, 반성하게 되고, 치유하게 한다. 살아갈 원동력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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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문학을 가벼이 들려준다. 인문학이 무엇이고, 왜 필요하며, 어떻게 접하면 되는지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칸트, 러셀, 알랭 바디우 등을 만나게 해주며,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로 인해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 작가의 풀어가는 방식이 참으로 유연하다. 하마터면 밤샘을 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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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만나보자. 인사만이라도 좋다. 충만한 내 삶을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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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소개하는 인문학을 등정하는 8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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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식이 출발선이다.
마음 가는 대로 읽어라.
어려운 문장을 읽었을 때는 그냥 지나쳐라.
나의 생각과 다른 책을 읽어라.
강을 건너기도 전에 뗏목을 버리지 마라.
오해를 두려워 마라.
배운만큼 꼭 써먹어라.
변죽은 과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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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사람의 삶을 연구하고 사람에게 삶의 의지와 힘을 불어넣는 것은 결국 인문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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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이전에는 인문학이 치유를 담당했지요. 옛 사람들은 인문학에 조예가 깊은 스승을 만나서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거나 인문학 서적을 읽으면서 내면의 고민을 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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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꼭 고전 원전을 직접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버리셔도 좋습니다. 흥미가 생길 때 읽어도 늦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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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에서...
노자라면 남성과 여성으로 이름 붙이지 말라고, 그래서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벗어 버리라고 할 겁니다. ...... 그것들을 벗어 던져야 내가 나답게, 네가 너답게 주체적인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향유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