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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니시드
김도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2월
평점 :
어느 날 밤,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남편 원우를 보게 된 아내 정하. 그녀는 두 아이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남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날, 남편이 욕실에 남긴 흔적과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혼자 처리한다. 며칠 후 뉴스에서 호프집 살인 사건이 보도된다. 정하는 남편이 그 일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직감하지만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 일상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평소처럼 출근한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 1주, 2주, 3주가 지나도 소식이 없자 이상하게 여긴 정하는 남편이 실종되었다며 경찰에 신고한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앞 동에 사는 우성의 아내가 자연사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정하는 평소 우성의 아내를 꺼림직하게 생각했다.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60평대의 좋은 집에 살면서 분리수거장에 나와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을 여러번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우성의 아내의 사망원인은 심장마비였다. 하지만 남의 말 하기를 좋아하는 동네 사람들은 정하 남편과 우성의 아내를 엮어 소문을 만들어냈다.
정하와 우성의 가정은 겉보기에는 평범해보였다. 하지만 두 집 모두 부부사이에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남보다 못한 사이였다. 정하의 남편은 사랑없이 결혼하여 겉돈지 오래였고 우성네 역시 아내의 정신이 온전치 않아 외줄타기하듯 조마조마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두 가족에게 닥친 남편의 실종과 아내의 사망.. 그것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각자 두 남매를 키우던 정하와 우성은 처음은 이웃의 관계였지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받으며 좋은 관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우성의 사랑을 받으며 모처럼 행복감을 느끼며 살게 된 정하.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딸에게 온 전화에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는데..!! 그건 바로 고시원에서 살던 아들 상원마저 10년 전 남편처럼 사라졌기 때문. 그리고 정하를 더욱 놀라게 한 건 아들의 방에서 피 묻은 칼이 발견되어서였다.
10년 전 남편이 남긴 피묻은 칼을 왜 아들 상원이 갖고 있던 것일까? 그리고 아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정하가 이상형의 완벽한 남자에게 사랑받으며 이제는 좀 편안하게 살아가는가 싶었은데 또다시 10년전 악몽이 정하를 괴롭혀왔다. 아들의 실종신고를 하게 되면 분명 10년 전 살인사건이 파헤쳐질텐데... 정하는 어떤 선택을 해야만할까?
이 소설은 정하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두 가족에게 벌어진 사건을 남편 원우와 우성의 시선으로도 보게 된다. 사랑없는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세 인물.. 그들은 살인사건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찾는 전환점이 되는데 우연처럼 느껴졌던 사건이 사실은 치밀한 계획이었다는 것은 놀랍고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보면 결혼과 부부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탈출구를 찾는 원우, 사랑은 없지만 두 아이를 위해 가정을 지키려는 정하... 두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지 알 것 같지만 이렇게 산다면 너무 슬플것 같았다. 정하와 우성처럼 나는 남편에게, 남편은 나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게 이상적인 결혼의 모습이지 않을까.
이 책은 극도의 긴장감은 없지만 비밀스러운 두 가족의 이야기가 하나씩 퍼즐이 맞혀가며 전개되는 것이 재미있다. 연기처럼 사라진 남편, 수상한 우성의 아내, 우성과 정하의 자녀들, 그리고 우성과 정하까지 각 인물들이 감추었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모든 정황이 딱 들어맞게 되는데 반전까지 있어 끝까지 몰입하며 읽게된다.
2022 ‘BIFF 부산스토리마켓 IP 선정작’으로 선정되어 영상화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한 작품이라는 배니시드~!!! 스릴러 소설 좋아하는 나에겐 안성맞춤인 소설이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