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화나 배경이나 캐릭터 구도는 상큼한 학원물같은데 의외로 어두운 면이 있는 상호집착광공수? 뭐 그런 느낌이다. 소꿉친구 쌍방 짝사랑물 참 좋아하는데 이 작품은 그 어두침침한 느낌이 살짝 불호였다. 뭣보다 공 성격이 너무 이상해. 난 이렇게 비틀리고 심술궂고 상대의 감정을 알면서도 모른척 희롱하는 캐릭터를 정말 싫어해서. 콩가루집안에서 부모님의 불화를 보고 자라며 정서적 학대를 당해 삐뚤어진건 알겠지만 싫은건 싫은거라; 성실하고 착실한 수가 (공은 호구라고 표현하지만) 어쩌다 공같은 애한테 꽂혀서 고생인지모를. 근데 또 지가 판 구멍이라 자업자득같기도 하고. 뭐 작중에선 공이 자신을 의지하게끔 교묘하게 유도했다며 사과하는데 아니 별로 그런줄 모르겠고 공은 그냥 원래 그딴애였어(..) 솔직히 좀 이해가 안되는 심리들이라 공감은 안가지만 둘이 서로 죽고 못산다니 그러려니한다. 이 작가 작품이 발랄한듯 살짝 어두운 면이 있는데 그중 이 작품이 유독 더 어둡고 집착적인 것 같다.
팥처럼 달달하고 포근한 얘기다. 무리해서 자전거를 타다 쓰러진 수를 제함소(팥앙금 공장) 임시 사장인 공이 도와주고, 홍보회사에서 일하는 수는 사례로 공의 제함소 홍보를 돕게 된다. 제품 개발의 일환으로 유명한 카페나 디저트를 함께 경험해보며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찬찬히 조심스럽게 거리를 좁히다 연인이 되는 과정이 귀엽고 따뜻하다. 공수 둘다 참 선량하고 배려심 넘치고 귀엽다. 듬직하고 주관이 뚜렷한 공이 연하답게 서툰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귀엽고, 일에 있어선 유능한 아저씨가 남자끼리의 연애에는 면역이 없어 우왕좌왕하는것도 귀여움. 조연들도 하나같이 착한 사람들이라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수위는 별게 없어서 심심하지만 느낌이 좋은 작품이었다.
소프트벨인데 느낌이 꽤 좋았다. 정말, 어른들이 이렇게 순수할 수 있나 싶을 정도인데. 학창시절의 회상과 현재의 시점에서 각자의 마음을 보여주는게 간질간질하고 풋풋하게 느껴졌다. 솔직히 줄거리소개만 보면 좀 음침하고 얀데레적인 비틀림이 있을것같이 느껴지는데 개뿔 그런거 없고. 사사소리의 맹목적인 감정이 좀 지나쳐서 살짝 당황스럽긴 하지만, 캐릭터의 심성이 원체 올곧고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가득해서 헌신적으로만 보였다. 아마도 사사소리가 수겠지?(키차이나 성격이나 감정의 크기를 봐도..) 솔직히 내 취향은 그 반대의 구도지만 공인(일?) 사오토메도 자존감이 좀 낮고 기가 약할 뿐 순정적이고 귀여운 애라 이런 공수구도도 뭐 나쁘진 않다.2권을 보니 쌍방에 약간의 상호구원의 서사도 있었네. 의뭉스러웠던 사사소리의 생각을 알고 나니 그의 행동이 이해가 되고 좀 짠해졌다. 멘탈도 강해서 사오토메가 피해도 꿋꿋하게 들이대는 사사소리. 기 약한 사오토메를 사사소리가 잘 끌고 갈 듯하다. 느리지만 착실하게 감정을 쌓아가는 둘이 참 귀엽다.
너무 좋다 이런 고전적인 벨소설. 흔하고 뻔한 클리셰와 구도지만 난 그런걸 원했어. 입덕부정하다 절절하게 후회하는 황제공과 짝사랑 헌신수의 조합 너무 맛있잖아. 동양풍이라 뭔가 더 처연한 느낌이 든달까 그래서 황제 나오는 동양판타지를 좋아하는데, 하늘같은 권력자가 저 밑바닥을 기는 미천한 존재한테 집착하다 누구도 함부로 못할 자리에 올려 부둥부둥해주는게 좋단 말이지. 수가 구르면 구를수록 좋고.(하지만 공 외의 다른 사람 손을 타서는 안됨!)이렇게 뻔한 내 취향에 절대적으로 부합하는 작품이었다. 정석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들도 좋음. 이런 클래식에서 예상외의 반전같은건 무쓸모임. 짐작 가능한 범위안에서 맛있게 버무린 이야기가 참 맘에 들었다. 이 작가님 다른 작품을 좋아해서 사봤는데 역시 취향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