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저녁 7시, 리더스가이드 주최로 영풍문고에서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의 저자인 정진국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책마을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더불어, 나도 책마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 준 책의 저자와의 만남이여서 작가님의 이야기가 너무나 궁금했답니다.

인터넷 문화에 대해 잘 몰랐는데, 책을 내고 서평을 읽으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고 서두를 시작하셨습니다.
이 책은 신문에 연재하던 것을 엮어서 낸 책이라고 해요. 신문에는 매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못한 걸 서평에서 잘 지적해주었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엔 건조하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신문사에서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았다고 해요. 너무 글이 재미가 없다는 등, 사적인 얘기 좀 넣어달라는 등등 말이죠^^
작가님은 사실 농촌에 대해 잘 모른다고 고백하셨어요. 그래서 항상 농촌에 빚진 기분을 갖고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전세계적으로 농촌이 위기에 처해 있는데 그런것에 엄청난 의식을 갖고 쓴게 아니라고 하시면서, 출판업계에 대해 비판적으로 얘기해보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하셨어요.
책마을을 우리나라에 만들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쓴 건 아니라고 하셨어요. 책마을을 만들려면 당사자들의 의지가 중요한데 중고 서점을 하는 분들이나 서점하시는 분들이 그런 의지가 있는게 아니라고 하셨어요. 당장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책마을을 만들기엔 그런 것들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지요. 또 하나는 책마을 자체를 바람직한 업종으로 생각하지 않는것 또한 문제가 된다고 하셨어요.
우리가 책문화에 대해 이야기 한 것만으로도 의의를 두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우리나라에서 책마을이 안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나라의 도움을 받아 여지까지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다고 이야기하셨어요.

<사진으로 보는 유럽의 책마을-띠지에 소개된 사진>
농촌위기에 비해 우리가 태연자약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셨는데 외국의 질낮은 농산물들이 수입되면서 점점 먹을거리들이 제한되는 부분들이 많고 생활의 질은 낮아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하셨어요. 이런 것들이 큰 동기가 되서 유럽의 농촌은 어떤가?하고 찾아본것이 바로 '책마을'이였다고 해요.
공식적인 책마을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1)부스가 중심이 되서 북하우스클럽을 운영하고, 또한 국제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것이 첫번째고 2)국제 연맹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정기적인 장을 통해 형성된 책마을이 두번째라고 하셨어요.
'마스 다주네'는 1년에 딱 하루 장이 서는데 일요일이란 택시도 놀아서 도착하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해요. 하지만 여기저기서 모인 책들중에 쓸모있는 책들이 너무 많아 시간가는 줄 모르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서평들을 읽다보니 너무 모르는 책 이야기가 많다고 했는데 우리나라의 번역환경이 너무 나빠서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셨어요. 예를 들어 고흐나 고갱의 좋은책은 전혀 나온게 없고 인용의 인용한 서적을 번역한 것이 시중에 나와있다고 하셨어요. 영어로 된 책이 다 훌륭한 건 아니라고 하셨는데, 우리나라처럼 영어 편식이 심해 다른 언어로 된 좋은 책은 놔두고 영어로 된 찌꺼기만 주는게 너무 끔찍했다고 하셨어요.

<사진으로 보는 유럽의 책마을-본문에 소개된 사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출판계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출판계의 근로조건은 열악한데 파업이나 노조같은건 들어본적도 없다고 하셨어요. 직업병이 제일 많은 직업 역시 출판계인데 사회적인 관심은 전혀 없다고도 말씀하셨구요. 지식산업중에 출판이 잠재력이 제일 크다고 생각하는데 임금이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면서, 좋은 책이 무엇인지 자꾸 개발해야 모두 살 수 있는 길이라고 하셨어요.
책마을과 더불어 출판계와 사회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시간가는 줄 몰랐답니다. 사진으로 보는 유럽의 책마을 역시 신선했구요. 책을 읽으며 막연히 '우리나라에서 책마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님이 생각하는 책마을과는 차이가 있어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유럽의 책마을같은 좋은 문화를 가진곳이 곧 생길거라 스스로 위안해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