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팬더
타쿠미 츠카사 지음, 신유희 옮김 / 끌림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미각 :
미각(味覺)은 오감의 하나로 음식이나 독극물등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다. 인간을 비롯한 많은 척추 동물들의 미각은 후각과 크게 관련되어 있다.

미각은 인간이 신에게 받은 선물중에 하나이다. 혹은 그 반대이거나.
"나는 미각이란 인간 본능의 일종이자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동물들이 먹는 일을 잊고 죽어버리지 않도록 신이 덧붙여준 것이지요. 이는 모든 동물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본능이며, 그 가운데 인간에게만은 특별히 미각이라는 본능이 존재한다는 겁니다....그러니 요리를 부정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요." -173p

모든 동물중에 맛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까, 어떻게 조리하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도 인간이다. 그런 인간에게 미각은 신이 내려준 선물이자 비극일 수 있다. 비극의 시작은 인간의 탐욕에서 태어나는 것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엔 항상 미각과 요리,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등장한다. 젊은 요리사로서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며 끝없는 열정을 불태우는 시바야마 코타, '갓 나카지마'라고 불리던 전설적인 요리 평론가, 천재 요리사로 어떤 식재로가 앞에 놓여져도 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이시구니. 그리고 살인사건....

이 살인사건의 중심엔 입안에 침이 가득 돌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지만, 인간의 욕망이 깊은 구덩이속으로 돌진해 갈 수록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들이 등장한다. 마치 팬더의 흰색과 검은색의 얼룩처럼 말이다.
"팬더는 그 옛날, 어떤 이유로 신의 노여움을 사서 그 벌로 고기를 먹는 행위를 박탈당한 것이 아닐까, 하고....팬더의 무늬가 희고 검은 것은 빛과 그림자를 나타내는 겁니다. 흰 것은 온화하게 대나무를 입에 넣는 본능, 검은 것은 사납게 고기를 탐하는 본능입니다. 팬더는 그 무늬와 함께 본능도 흑백을 아울러 가지고 있는 게죠." -178p

어떤 것이든 도를 넘어 그것을 탐하면, 결국 유혹에 빠지게 된다. 그것이 후각이든, 시각이든, 혹은 미각이든. 나카지마의 말대로 미각이 신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라면 그것을 선물로 받아들여 삶의 즐거움으로 여겼어야 맞다. 신의 선물을 자신의 것인양 착각한 그들은 결국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 말게 된다. 신이 그어놓은 선을 넘은 그들은, 결국 무사할까?

요리사 경력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답게, 추리물과 음식을 아주 적절하게 잘 조합해놓았다. 그래서 입 속 가득히 침이 고이면서도, 목구멍으로 그 침을 넘기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침을 넘기기도 전에, 작가가 내게 내어주는 하나하나의 단서들로 침이 메말라버렸으니 말이다. 

미각을 한없이 자극하는 요리들과, 동시에 미각을 버리고 싶을만큼 추한 진실을 동시에 느껴보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잡아보기 바란다. 색다른 욕망과, 미각이 당신을 유혹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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