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그림 여행 나만의 완소 여행 2
최수진 글 그림 사진 / 북노마드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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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아는 후배와 함께 그녀의 싸이월드에 놀러가 사진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그러다 '유럽 방문기'라는 항목을 발견하고는 후배에게 눈으로 물었다. '너, 유럽에 갖다온거니???' 후배는 살짝, 눈웃음을 짓더니 사진과 함께 자신의 유럽 여행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어디어디를 경유해서 표를 끊으면 더 싸요, 저는 먼저 프랑스를 갔었는데요...저기 에펠탑 보이시죠?? 글쎄 저기 갔을때 말이죠......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여행에 대해 들려주는 후배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은근한 질투심이 내 안에 자리잡았다. 내 꿈 역시, 혼자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기 때문이였다.

여기, 내 안의 질투심에 불을 지핀 사람이 있었으니 '베트남 그림 여행'의 저자 최수진씨다. 베트남 종단 여행을 결심하고 베트남 여러 곳을, 다양한 방법으로 느끼고 호흡하며 둘러본 그녀. 후배에게 느낀 질투심이 책을 읽어내려가며, 최수진씨에게도 새록새록 생기는건 막을 수 없었다. 으으~부럽다!!

부러우면서도 동질감이 생겼다. 나와 비슷한 대한민국 여성이 혼자 여행하면 이런 감정을 느끼겠구나, 이런 점이 힘들겠구나, 생각하며 그녀의 고민에 공감했고 그녀의 환호성에 함께 소리 질렀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내가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하는지 후회스러울때가 있다. 그건 내 후배도 말한 것이고 최수진씨도 고백하는 바이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고 외로워도 다시 배낭하나 들쳐메고 여행을 떠나는건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 아닐까?

<여행이 애틋한 건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 생각으로 장소를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진짜 아쉬운 건 공간이 아니라 시간인 것 같다. 시간이야말로 돌아올 수 없는 것이니까....
.....여행이 거듭될수록, 가장 중요하고 아름다운 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는, 그때 느꼈던 그 '시간'이 소중하고 애틋하여 다시 느껴보고자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것이 혼자 떠나는 여행의 백미 아닐까? 그래서 결심했다. 나도 떠나기로! 소심하고 생각많은 A형인지라 혼자만의 여행이 실현되기까지 많은 시일이 걸릴지 모르지만 아름답고 소중한 나만의 시간을 느껴보기 위해 떠나보기 결심했다.

책의 저자 최수진씨가 자신만의 느낌을 그림으로 아름답게 표현했듯이, 나도 나만의 도구를 가지고, 나만의 느낌을 표현하며 여행해보고 싶다. 정말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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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노래한다
김연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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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투명한 햇살, 올리브나무, 키안티 와인 반 병, 파스타...
필 도란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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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시티- 죽은 자의 두 번째 삶이 시작되는 시티!
케빈 브록마이어 지음, 김현우 옮김 / 마음산책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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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계절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
도나 타트 지음, 이윤기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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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매력적이기에 위험한 가시를 품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젊음은 나름의 비밀을 가슴속에 떠안고 있기 마련이다. 자칫, 가시를 잘못 내보이면 오히려 자기가 다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전공에 만족하지 못하고 '햄든' 대학으로 오게 된 리처드. 리처드에게 햄든은 자신의 뻔한 미래를 벗어날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그리그 그곳에서 고전학과 교수 줄리언과, 비밀스런 분위기를 풍기는 고전학과 동아리 학생들을 만나게 된다. 다른 학생들과 섞이지 않고, 오직 자신들끼리의 연대감만 돈독히 다지는 그들.

리처드는 고전학과, 줄리언, 그리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그들과 어울리길 바란다. 그리고 리처드의 소원대로 고전학과에 들어가 그리스어를 공부하며 친구들과 어울리게 된다. 검은 옷을 항상 단정히 차려입고, 매사에 냉정해 보이는 눈매를 가진 헨리와 보는 것 자체로도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쌍둥이 남매 찰리와 커밀러, 빨간 머리에 친구 좋아하는 프랜시스와 무슨 말이든 툭툭 내뱉기 좋아하는 버니를 만나 리처드는 한층 성숙해져간다.

책의 처음 시작에도 밝히 듯, 비밀의 계절의 프롤로그는 '살인'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 역시 언급된다. 하지만 그들이 왜 살인에 이를 수 밖에 없었는지 그 과정을 따라가며 각자의 심리묘사에 집중하다보면, '살인'이라는 사건보다는 그들의 '심리'에 더 주목하게 된다.

'버니'라는 큰 굴레에서 벗어난 그들은 '자기 자신'이라는 더 큰 굴레에 묶이게 된다. 어차피 인간이란 그런 것이다. 자신만의 상처만 들여다볼 줄 알고, 남의 입장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버리기 마련이니까.

그렇기에 그들의 관계는 버니로 인해 금이 가기 시작해서, 결국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며 우수수 금이 가버린다. 영원한 비밀이 없듯, 영원한 우정과 영원한 포용은 없었던 것이다.

추억, 혹은 무의식이라는 이름으로, 그 실체만 바꿔 우리의 곁을 떠다니는 유령들. 리처드는 버니라는 추억의 유령을, 헨리라는 무의식의 유령을 곁에 두고 자신의 이야기를 천천히 구술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천재'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책의 저자 도나 타트. 그녀는 치밀하고 섬세한 표현력으로 단지 책을 읽을 뿐인 나를 '햄든'의 조용하고, 때로는 시끄럽고, 그리고 비밀스런 장소로 옮겨다 놓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리처드가 되기도 하고 헨리가 되기도 하고 버니가 되기도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가슴을 열 수 있었다.

책을 덮고 생각에 잠겼다. 나의 젊음에 대해. 그리고 나의 관계에 대해. 나 역시 젊음이라는 마약속에 빠져 갈피를 못잡고 여기저기 헤매기도 하고, 믿었던 친구에게 가슴이 갈기갈기 찢겨보기도 했다. 그래서 책의 서술자인 리처드만큼은 아니지만, 비밀을 간직한 사람이 되었다. 누구든 자신만의 '비밀의 계절'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리처드처럼 가슴 깊숙한 곳의 비밀이든, 아니면 수면위에 가볍게 떠오르는 비밀이든 자신이 간직한 비밀이란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도나 타트는 누구든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는 비밀의 계절을 밀도있게 잘 풀어냈다. 그래서 지금도 눈을 감으면 비밀이 가득한 햄든의 대학 교정으로, 그리고 나만의 비밀 속으로 날아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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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케이트 제이콥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대산출판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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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 모녀 수예점'은 소위 '성공'한 가게다. 무엇인가 취미를 갖고자하는 여자들이 줄을 지어 수예점을 찾고, 잡지나 텔레비전에 소개될 정도로 입소문을 탄 가게다. 그 가게속에 가게주인 조지아와 그녀의 딸 다코타가 있다. 

그리고 조지아와 다코타를 항상 따뜻하게 감싸주는 애니타가 있다. 패션의 최첨단을 걷는 페리가 있고, 뜨개질에 관심 없어보이는 루시가 있다. 뜨개질보다는 논문에 더 관심이 많은 다윈이 그녀들 사이를 서성인다.

항상 자신에게만 관심있는 삭막한 뉴욕도시 한가운데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이 생긴 건 어쩌면 우연일지 모른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모임은 점점 더 활기를 띄어가고 자신들의 문제에만 직면해 허덕이던 그녀들에게 서로의 관계에 대해 눈을 뜨고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전남편이 나타나 자신의 공간을 침범해 골머리를 앓는 조지아, 루시의 임신, 남편을 잃고 외롭게 살아가던 애니타의 새로운 사랑, 그리고 남과의 관계가 엉망인 것처럼 뜨개질 솜씨 역시 엉망인 다윈까지.....그들의 문제는 해결할 수 없이 엉망인 뜨개질 뭉치인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엉망인 뜨개질 뭉치도 결국 매듭이 풀리는 지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녀들의 매듭이 풀리는 시점은 바로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이였고 일주일의 고단한 삶속에서도 뜨개질 클럽이 모이는 시간을 기다릴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그 관계를 뜨개질의 각 순서와 더불어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사람들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뜨개질은 한 코, 한 코 어울리며 멋진 작품을 이뤄나간다. 뜨개질의 코 중에서 하나만 빠지거나, 덧붙여져도 그 작품은 이가 나가거나, 보기 싫은 작품이 될 것이다.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우리는 늘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상처를 받기도 하고, 사랑을 받기도 하며 하루하루 이어가지만 그 관계가 아주 작은 시점에서 어그러지면 코가 빠진 작품이 망쳐지듯, 관계 역시 모래성처럼 사그러지고 만다.

<미완성 작품을 계속 붙들고 있게 만드는 건 은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제대로 해내리라, 다시 저 작품을 시작해 마침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작품을 만들어내리라, 이번에는 각 부분들이 꼭 들어맞기를 꿈꾸기 때문이다. 심기일전하여 다시 시도하기 전까지는 실패가 우리를 계속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우린 그저 바늘을 집어 들고, 뜨개질을 계속 하는 수밖에 없다>

빠진 코는 다시 메꿔넣으면 된다. 헝클어진 코는 다시 풀어 처음부터 시작하면 된다.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은 뜨개질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녀들의 일상을 통해 관계를 돌아보게 해준다. 그래서 그녀들의 뜨개질 클럽에 꼭 한 번 놀러가, 그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내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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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코맥 매카시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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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것은 늙은 사람들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
서로 팔짱을 낀 젊은이들과 숲속의 새들,
저 죽음의 세대들은 노래를 부르며 스스로 취해 있고
폭포에는 연어가 튀고 바다에는 고등어가 우글거리니
물고기와 짐승과 새들은 여름 내내
나고 자라서 죽는 모든 것들을 찬양한다.
모두들 저 관능의 음악에 취하여
늙지 않는 지성의 기념비를 모르는구나.
<비잔티움으로의 항해 중에서>

여느날처럼 모스는 사냥을 하러 나왔다. 그러다가 발견하고 만다. 꼭 피해야했으나 피하지 못한 그것들. 몇 대의 자동차, 즐비한 시체, 죽어가는 사람들....그리고 묵직한 돈가방.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할 행운. 그러나 모스는 의외의 상황에서도 담담하다. 조용히 주변 상황을 점검하고, 죽은 사람들을 둘러보고, 그리고 돈가방을 챙겨 집으러 돌아온다. 하지만 물을 달라고 말하며 죽어가던 사람의 눈빛을 잊지 못하고 물을 챙겨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고, 돈을 챙겨 편안히 살 수 있는 삶을 뒤로 한 채 도망자 신세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돈을 쫓는 또 한 명의 사람-시거. 그는 생명이 느껴지지 않는 눈을 가졌다. 그래서 사람의 목숨을 동전 던지기에 맡긴다. 그리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가차없이 제거한다. 일말의 여지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그의 모습은 눈앞에서 그려질듯 생생한 공포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들을 쫓는 보안관 벨은 각 장마다 나지막한 독백을 뱉어낸다. 그리고 모스와 시거가 거쳐간 자리를 뒤쫓아가며 잔인한 시거에 대한 자신의 무력함, 그리고 모스에 대한 연민을 조용히 독백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시거의 잔인함 앞에는 보안관의 독백은 신기루처럼 사그러지고 만다.

이 책은 돈가방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는 한 편, 그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시거는 절대악이지만, 어느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있거나, 악에 대항하지 못한다. 그에 비해 모스나 보안관 벨의 선함은 너무나 느리게, 그리고 약하게 악에 맞서고 있다.

이 책은 손에 땀을 쥐게하는 스릴러에 그치지 않는다. 시거는 사회의 ''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의 악은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경이감마저 갖게 하는 어떤 것을 가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 역시 이러하지 않을까? '악'인걸 알면서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그것-그것을 시거가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선이 악을 이기길 바라는 해피엔딩을...나는 아직도 바라고 있었던 것일까? 책을 덮으며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항상 선이 악을 이기지는 못한다. 어떤 면에선 악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더 오래 살아남기도 한다. 선은 나이를 먹어 늙어가는데 악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선을 위한 나라는 없다. 그리고 노인을 위한 나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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