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투자의 비밀 - 버핏의 평생 파트너, 트위디 브라운의 절대 투자 원칙
크리스토퍼 브라운 지음, 권성희 옮김, 이상건 감수 / 흐름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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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시작했을 당시가 생각난다. 가치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로 섰더라면 손절이나 존버와 친하지 않았을 텐데. 눈만 뜨면 주식 동향을 체크하고 24시간 내내 구동되는 코인앱을 보느라 정말 하루 종일 엉망이었다. 주식, 코인, 경제 유튜브 채널을 출퇴근 길은 물론 집에서도 꽤 열심히 시청했다. 이런 생활을 루틴으로 설정하고 반복하다 보니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었다. 불장에는 유튜브 알림이 1분에 한 번씩 울릴 때가 있는가 하면, 하락장에는 하루에 한두 번 울리는 정도였다. 전문가라고 하는 그들은 중계방송하는 사람들이었을까? 물론 예측하는 유튜버들도 있었다. 그러나 예측은 예측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선투자를 하고 투자 공부를 한터라 손대는데 아주 힘들었다. 지금은 가치투자의 탈을 쓴 채로 존버중이다.

『가치투자의 비밀』
버핏의 평생 파트너, 트위디 브라운의 절대 투자 원칙 [개정판]
크리스토퍼 브라운 저 / 권성희 역 / 이상건 감수 | 흐름출판 | 2023년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치투자의 비밀』에 대한 신뢰는 대단하다. 투자하다 심리적으로 힘든 날이면 찾게 되고, 주변인들에게 투자 입문서 1순위로 권한다고 한다. 투자 고수나 입문자에게 두루 인기가 있어 수년간 스테디셀러로 유지할 수 있었나 보다.


가치투자란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싸게 사는 것을 말한다. 즉 주식시장 표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사건들과 관계없이 기업의 근간을 구성하는 가치에 근거해 주식을 사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가치투자 기준에 따라 안전마진이 확보된 싼 주식을 여러 개 사서 분산 투자하는 것이 가장 건전한 투자전략이라는 사실에 이르기까지 총 4장에 걸쳐 가치투자의 절대 투자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주식투자도 쇼핑하듯 하면 이기는 방법을 시작으로 내재가치와 투자의 안전거리, 위험 없는 최고의 투자 기회를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함께 가치투자의 기본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황금 가치주를 찾는 데 도움이 될만한 내용으로 구성된 2장에서는 주가 하락은 양날의 칼이라며 장단점을 설명하고 있으며, 할인 중인 주식을 찾는 방법과 기업 건강검진이라는 기초적인 문제와 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16가지 질문과 해석을 정성스럽게 채워놓았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기회가 두 배로 늘어남을 강조하는 3장에서는 외국의 회계기준의 이해와 변수, 환율 차익에 대한 주의점 설명에 이어 선진국에 투자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에서 승리하는 법이 담긴 마지막 장은 등락의 타이밍보다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사실과 펀드매니저의 선택, 원칙을 고수하는 용기를 가져야 함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세월과 함께 방법은 변하지만,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통해 가치투자 원칙의 중요성을 되새긴다.

저가주 사냥꾼 월터 슐로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 설명이 필요 없는 워런 버핏, 현대증권 분석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 등의 일화나 주장들이 간간히 등장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여기에 단기 투자로 왜 성공하기 어려운지, 주식을 싸게 사는 게 왜 중요한 것인지, 주가 예측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게다가 허망한 것인지를 증거하는 데이터가 풍부하게 소개되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불해야 하는 가격과 그 대가로 얻는 가치를 비교해 구매를 결정한다. 평소보다 가격이 싸면 필요하거나 갖고 싶었던 것을 더 많이 산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만은 예외인 것 같다. 사람들은 주식시장에 오면 이러한 일반적인 쇼핑 방법, 합리적인 소비 형태를 까맣게 잊어버린다. 주식시장에서는 가치를 따지지 않고 남들이 좋다고 하는 주식에 덩달아 흥분하고 인기 있는 주식의 유혹에 쉽게 넘어간다.’

주식투자를 정말 쇼핑하는 것처럼 해야 하나. 같은 상품이면 최대한 더 싸게 사려고 하는 것처럼 주식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안전마진을 가진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싸게 산 뒤 인내하며 기다리면 된다. 가치투자를 할 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은 바로 인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내의 부족인 성급한 기질 때문에 가치 투자가 아직도 주식투자의 주류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주식 쇼핑을 시작으로 인내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가치투자 방법이 『가치투자의 비밀』에 담겨 있다. 이 책을 시작으로 투자의 기초를 다진다면 정말 행운일 것 같다.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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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경영하다 - 투자자들은 왜 'vegan'에 집착할까?
조은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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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컵라면에는 귀여운 사이즈의 동그란 콩고기가 들어있다. 어렸을 때는 고기인 줄 알고 콩부터 건져 먹었는데. 지금도 가끔 옛 생각이 나면 도시락 컵라면을 한 번씩 사 먹는다. 고기의 식감과 맛을 내는 콩으로 만들어진 동그란 녀석은 여전히 씹히는 맛이 최고다. 팔도라면은 시대를 앞서간 건가? 최근에 비건 라면도 출시했던데 잘 됐으면 좋겠다.

비건을 경영하다
투자자들은 왜 'vegan'에 집착할까?
조은희 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왜 육식 위주의 식단을 대체 또는 대용식품을 통해 해결해야 할까?

위 물음이 말하는 심각성은 대부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나 건강에 대한 문제를 넘어 지구를 지켜내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먹기 시작한 시대에는 말 그대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였다. 땅에서 나는 식물은 물론 물속에서 팔딱거리는 물고기, 숲을 뛰어다니는 짐승들까지. 그 시대의 식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먹고사는 걸로 생명을 위협받지 않는다. 바뀌지 않고 계속 이어진 식습관이 역으로 우리의 생명줄을 붙잡고 있다.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가 환경을 지키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의 식생활이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안다면 말이다.

비건만이 기후 위기에 맞서는 건 아니다. ‘비건’ 시장이 아니라 ‘대용 단백질’ 시장으로 명명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서 연유한다. 비건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이미 넘어섰다. 비거너도 아닌 저자가 ‘대용 단백질’을 주제로 책을 쓴 것은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주목해서라고 한다. 전 지구적 위기에 맞서 다음 세대를 염려하며, 그들에게 기대를 거는 지성인이라면 ‘대용 단백질’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미래 식량을 책임지는 일원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비건 스타트업을 비롯해 투자자, 생산자, 소비자 등 시장 주체들을 위해 필요한 가이드가 되고자 필드를 뛰어다니며 열심히 국내외 여러 비건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 및 지혜의 소산이 바로 『비건을 경영하다』이다.

이 책은 비건 시장이 주목받게 된 배경에 빌 게이츠의 지속적인 투자 이야기를 시작으로 비건 시장과 관련된 용어의 개념 및 의미를 쉬운 이야기와 함께 풀어 놓았다. 이어서 비건 시장의 현재 상황과 경영적 관점에서 비건 시장이 지닌 비전을 제시한다. 먹고사는 일이 본질적으로 삶 자체와 연관될 수밖에 없고 자본주의 시장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불편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최대한 흥미롭게 전개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100억 인구를 바라보는 근 미래의 지구는 인류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식단의 재정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식물기반, 발효기반, 세포기반, 곤충기반의 ‘대용 단백질’ 시장이 그 솔루션으로 등장했다. 시장의 공동 참여자인 소비자, 생산자, 투자자, 모두가 건강식단을 훼손한 산업형 자본의 세법을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비건 시장은 비거너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지만 ‘대용 단백질’ 시장이라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이다. 일부를 위한 식품이 아닌 모두를 위한 식품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함이 옳다. 그리고 대체육은 맛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대체’(비건)를 강조하지 말고 도시락 라면처럼 라면이면 라면, 만두면 만두로 승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한 개인의 건강, 더 나아가 지구 환경은 끊임없는 문제와 해결 방안에 부딪힐 것이다. 비건이야말로 이 두 문제를 이끌어나갈 중심에 서 있으며 관련 분야의 투자와 경영은 미래의 부를 쌓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000년도 IT버블 때보다 비건 시장이 더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투자의 방향성과 미래 전망에 대해 알고 싶다면 『비건을 경영하다』를 펼쳐 보길 바란다.

“최후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힘이 센 사람이나 영리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입니다.” - 찰스다윈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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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나이가 들어도 몸의 시간은 젊게
정희원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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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표면적인 불편을 약이나 건강식품에 의존하며 일단 마음을 안심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삶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큰 불편으로 달음질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왜 계속 반복하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의과대학 시절, 호른을 연습하던 중 근력 유지의 중요성을 깨닫고 근감소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가 처방받아 먹고 있던 약 중 특정 약을 빼자 며칠 만에 멀쩡해지는 모습을 봤다는데, 무슨 약을 뺐을까? 처방의 신중성에 관해 묻고 싶지만 이걸 계기로 노인의학에 완전히 매료되어 현재 서울 아산병원 노년내과 전문의로 재직 중이고 노화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교정하고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조언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 발견이긴 했나 보다.

이 책은 사람의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어 증상의 원인과 해결이 1 대 1 관계가 아닌 복합적이고 비선형적인 경우가 많아 환자의 증상뿐 아니라 삶 전체를 조망할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핵심 목표는 삶의 기능적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내재역량을 계발하며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그래서 다면적인 전략을 세워서 강력한 선순환을 만들어 삶 전체를 조망하고 개선하기 위한 전략서이기도 하다.

이 책에 의하면 나이는 둘째고 나의 삶이 노화의 속도를 결정짓는다. 우선 노화에 최적화되지 않은 우리의 몸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도파민 신호에 빠르게 적응하는 쾌락 중독과 현대인의 마음 엔트로피를 깨닫고 뇌를 쉬게 해야 하며 노화의 재설계를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크게 강조하는 부분은 내재역량이다. 내재역량의 개념은 일찍이 정신의학 분야에서 회복탄력성이라는 이름으로 제시되었고, 내재역량을 점유하는 스트레스 요인은 자각과 습관 회로의 재설계 과정을 통해 조정할 수 있다고 한다. 내재역량 자체도 생활 습관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서 조절할 수 있다.

내재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챙겨야 할 항목으로 삶의 목표 등 나에게 중요한 것과 신체기능과 활동, 운동을 말하는 이동성이 있으며, 정서, 인지, 회복의 마음 건강과 식습관과 건강관리, 의료를 포함하는 건강과 질병이 있다. 이 네 가지를 통해 삶의 태도와 방법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을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다.

느리게 나이 들기 위해 삶이 노화 속도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내재역량을 키워나가는데 주목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결론이다. 내재역량의 세부적인 내용까지 잘 다루고 있어 수명을 최소한 12년을 늘려준다는 100세 시대 최고의 노후 자산을 편하게 얻는 셈이다. 내재역량을 위해 운동과 이동을 분리하지 말고 치매도 예방하는 운동 습관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위한 마음 챙김과 몰입의 근력을 유지하고, 항노화 요법의 올바른 이해와 사회적 노쇠에도 대비해야 함은 물론 건강해야 부를 쌓는 것도 가능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 안나 카레니나

행복은 비슷하여 찾기가 쉬우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데 우리는 쉬울수록 손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도움을 받아 사소한 것 하나라도 행복으로 이어지게 함은 물론 건강은 덤으로 받자. 불행은 제각각이라 마음먹기에 달렸다. 행복 쌓기에 바빠 불행할 시간이 없도록 내재역량과 함께 하루를 알차게 보낸다면 느리게 나이 들 수 있다니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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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를 바꿀 테크놀로지 100 - 닛케이가 전망한 기술 트렌드
닛케이BP 지음, 윤태성 옮김 / 시크릿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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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의 시마다 다로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디지털을 하려면 리얼이 필요하다.”



가상의 사이버와 현실의 피지컬의 ‘융합’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메타버스는 사람의 리얼한 움직임을 사이버 공간에 표현하고, 웹3는 개인과 개인 혹은 예술과 금융을 연결하여 융합을 이룬다. ‘융합’에 주목하면 그 기술의 위치나 기대되는 효과를 알 수 있다. ‘무엇과 융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브레이크 스루를 일으킬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저자의 말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이동전화와 인터넷의 결합인 서비스와 서비스 결합의 시대는 가고, 기술과 기술이 융합하는 시대가 왔다. 융합으로 신기술의 탈을 쓰고 여러 갈래로 나뉘기 때문에 기술의 변화는 가속이 붙어 기존의 기술은 진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참고로 DX에 이어 탈 탄소 관련 GX(그린 트랜스포메이션)가 주목할 만한 트렌드 용어로 나오고 있다.



전문매체의 편집장, 종합연구소 랩 소장 등 총 50명에게 ‘내년 이후에 세계를 바꿀 가능성을 가진 기술은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100개 기술을 정리하여 비즈니스 리더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의뢰한 결과 2023 세계를 바꿀 테크놀로지 100이 탄생했다.



첫 번째 주목할 트렌드는 웹3와 메타버스이다. 트렌드 관련해서 관심 있는 분들은 아마 지겨울 것이다. 자주 언급되니 트렌드 아니겠는가. 그 외 눈에 띄는 항목 중에 오감 센서가 있어 살펴봤다.



직접 측정할 수 없는 감각을 여러 개의 요소로 나누고, 각 요소를 센서로 검색하거나 인공지능으로 예측한 뒤에 결과를 조합해 추정하는 기술이다. 미각을 센싱 하는 경우에 단맛, 짠맛, 쓴맛 등의 요인이 되는 화학 물질을 여러 개의 센서를 사용해서 인식하고 성분을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물질 간의 상호작용을 인공지능으로 해석하면 사람이 느끼는 맛을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뇌파 센서와 연결하여 무언가를 봤을 때의 호감도도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상대에게 ‘어때?’ ‘좋아?’라고 물어보는 일이 생략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취향이나 만족도를 쉽게 알아차리는 데 큰 도움은 되겠지만 살아가는 데 고민이 없어진다면 과연 편할까? ‘만족’이라는 감정은 없어지고 ’맞다’라는 지시로 통과되는 삶이라. 새로운 기술은 반가운데 울창한 나무숲이 아닌 빌딩숲만 보이는 형국이랄까.



이어서 내외 부품이나 핸드를 유연한 소재로 만들어 부드럽게 움직이는 소프트 로봇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을 추진하기 위한 기술 융합이 필수라며 주목할 트렌드로 꼽았다. 자동차와 로켓 분야에서는 주행 중인 전기차에 도로와 가로등이 전기를 공급하는 충전 도로, 자동차에 치인 보행자의 머리를 충격에서 보호하는 실외 에어백, 하늘을 나는 자동차, 우주 수송 등 아주 신나고 재밌는 만화영화 같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건축과 토목, 검사와 진단, 치료 분야에서도 다양한 기술들이 소개되어 있으며 ‘간호 로봇’은 압도적인 지지와 함께 테크놀로지 기대도 1위를 차지했다. 기계학습 등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직원이 초기 조작을 한 뒤에 단독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간호 로봇이 실험 중에 있다. 머리 부분에 카메라를 탑재하고 시설 내부의 3차원 지도를 자동으로 작성하며 자기 판단으로 이동하여 입주자나 직원의 얼굴을 식별하고, 음성으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 한다.



비즈니스, IT, 에너지 분야에서도 로봇, 드론, 양자 컴퓨터, 태양전지 등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사업 확대나 신규 사업 창조의 관점에서 높은 중요성을 고려하여 선택된 100개 기술이라 실용화가 가까워지면 니즈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아주 신나게 만화책 보듯 집중해서 읽었다. 트렌드를 미리 알면 사업 전망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한편으로 인간의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사실에 먹먹함이 전해져 온다. 이를 이용하여 편의를 추구하고 돈 벌 궁리를 해야 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라고 할 수밖에.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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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 팔로우 리벤지 스토리콜렉터 105
엘러리 로이드 지음, 송은혜 옮김 / 북로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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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그릇에 시리얼만 부어줘도, 욕조 안에서 익사시키지만 않아도, 조용히 시킬 수만 있다면 온종일 유기농 감자칩을 먹여도 좋은 엄마다. 염탐자의 해석은 오직 스틸컷에 보기 좋게 장식된 엄기꾼(엄마사기꾼)인 에미를 비아냥거리듯 늘어놓는다. 그리고 필터링된 완벽한 허구의 세계라고 깎아내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라이크 팔로우 리벤지
엘러리 로이드 저 / 송은혜 역 | 북로드 | 2023

“진솔함이 저의 브랜드랍니다. 저는 항상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니까요.”

‘저건 완전 개소리’

『미국의 철학자 해리 프랭크퍼트는 거짓말과 개소리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거짓말은 속이려는 의도를 가진 말이지만, 개소리는 진실이나 거짓 자체에 관심이 없는 말이다』

그녀의 남편 댄은 생략과 날조, 그리고 반쪽 진실이 난무하는 에미의 강연을 하도 많이 들어 이제는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거짓인지 헷갈릴 정도다. 왜곡 또는 완전한 날조를 가늠해 보려고 애쓰는 현실이 작가인 댄에게 심적으로 불편함을 주지만, 엄청난 수입과 사랑하는 딸이 있는 한 에미의 세상에 협조적일 수밖에 없고, 끊임없는 타협점을 찾기 바빴다.

‘처음에는 한참 모성 호르몬이 충만해진 아기 엄마들이 새벽 4시에 수유하며 보낸 몽글몽글한 메시지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메시지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더니 즉각적인 답장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 어느샌가 나에 대한 가십 사이트가 생겨났고, 타블로이드지에는 우리가 진짜 연예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우리의 싸움이나 실수에 대한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에미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할 때는 마치 자기를 편집하는 일처럼 여겼다. 매번 포스팅을 할 때마다 새로운 잡지 페이지를 꾸민다고 생각했으며, 예쁜 사진과 웃는 얼굴만 주고받는 친근한 공간이었다. 그러나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변화는 너무 천천히 일어나서 처음에는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긍정적인 응원 메시지로만 도배되던 댓글에 언제부터인가 부정적인 내용도 섞여 들어오기 시작한다.

‘r의 윗부분, d의 끝부분, 한 칸 뛰고 대문자 N의 윗부분. 포즈를 취한 가족의 머리 뒤에 걸린 크고 낡은 거울 옆에는 창문이 있었고, 창문에 걸린 블라인드 너머로 거울에 반사된 글자가 보였다. 그건 그들이 사는 집 맞은편에 있는 펍의 이름이었다. ___rd N______.’

예리한 염탐자의 시선은 사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집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기에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 기사를 보기 전까지는. <선데이 타임스>를 집어 들고 에미의 인터뷰 사진 속 펍과 스크린에 나타난 펍의 외관을 비교한다. 똑같다. 마우스를 움직여 펍의 맞은편에 있는 집의 모습을 살펴본다. 새 커튼을 단 창문, 어두운 회색으로 페인트칠한 깨끗한 현관문, 블라인드. 그리고 소름 돋는 인사를 한다.

‘안녕, 에미.’


인플루언서가 나르시시스트이거나 소시오패스인지 미리 알아보려는 성격 테스트를 하는 이유가 평범한 사람과는 계약하고 싶지 않은 일종의 광끼를 요구하는 세상이라 소름이 돋았다. 돈벌이 수단을 위해 평소와는 다른 페르소나를 입어야 한다는 사실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SNS나 인플루언서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가져야 하는데 그 이면에 열광이 있다는 게 조금은 무섭다. 사람들이 너무 순진한 방식으로 냉소적이라는 것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새벽이다.


‘거짓말로 호감을 사는 게 진실을 말하고 미움받는 것보다 낫다.’

에미 아버지의 철학이 그녀에게도 닿은 걸까? 어느 쪽이 더 나은 삶일까? 아니 어느 쪽이 더 불행한 삶일까? 이 소설의 끝을 잡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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