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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을 경영하다 - 투자자들은 왜 'vegan'에 집착할까?
조은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1월
평점 :
도시락 컵라면에는 귀여운 사이즈의 동그란 콩고기가 들어있다. 어렸을 때는 고기인 줄 알고 콩부터 건져 먹었는데. 지금도 가끔 옛 생각이 나면 도시락 컵라면을 한 번씩 사 먹는다. 고기의 식감과 맛을 내는 콩으로 만들어진 동그란 녀석은 여전히 씹히는 맛이 최고다. 팔도라면은 시대를 앞서간 건가? 최근에 비건 라면도 출시했던데 잘 됐으면 좋겠다.
비건을 경영하다
투자자들은 왜 'vegan'에 집착할까?
조은희 저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왜 육식 위주의 식단을 대체 또는 대용식품을 통해 해결해야 할까?
위 물음이 말하는 심각성은 대부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나 건강에 대한 문제를 넘어 지구를 지켜내는 데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요구한다.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먹기 시작한 시대에는 말 그대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였다. 땅에서 나는 식물은 물론 물속에서 팔딱거리는 물고기, 숲을 뛰어다니는 짐승들까지. 그 시대의 식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먹고사는 걸로 생명을 위협받지 않는다. 바뀌지 않고 계속 이어진 식습관이 역으로 우리의 생명줄을 붙잡고 있다.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가 환경을 지키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우리의 식생활이 미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안다면 말이다.
비건만이 기후 위기에 맞서는 건 아니다. ‘비건’ 시장이 아니라 ‘대용 단백질’ 시장으로 명명되고 있는 이유도 여기서 연유한다. 비건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이미 넘어섰다. 비거너도 아닌 저자가 ‘대용 단백질’을 주제로 책을 쓴 것은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주목해서라고 한다. 전 지구적 위기에 맞서 다음 세대를 염려하며, 그들에게 기대를 거는 지성인이라면 ‘대용 단백질’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미래 식량을 책임지는 일원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비건 스타트업을 비롯해 투자자, 생산자, 소비자 등 시장 주체들을 위해 필요한 가이드가 되고자 필드를 뛰어다니며 열심히 국내외 여러 비건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 및 지혜의 소산이 바로 『비건을 경영하다』이다.
이 책은 비건 시장이 주목받게 된 배경에 빌 게이츠의 지속적인 투자 이야기를 시작으로 비건 시장과 관련된 용어의 개념 및 의미를 쉬운 이야기와 함께 풀어 놓았다. 이어서 비건 시장의 현재 상황과 경영적 관점에서 비건 시장이 지닌 비전을 제시한다. 먹고사는 일이 본질적으로 삶 자체와 연관될 수밖에 없고 자본주의 시장과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불편한 주제일 수도 있지만, 최대한 흥미롭게 전개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인다.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100억 인구를 바라보는 근 미래의 지구는 인류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식단의 재정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식물기반, 발효기반, 세포기반, 곤충기반의 ‘대용 단백질’ 시장이 그 솔루션으로 등장했다. 시장의 공동 참여자인 소비자, 생산자, 투자자, 모두가 건강식단을 훼손한 산업형 자본의 세법을 바꾸어야 할 시점이다』
비건 시장은 비거너를 위한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지만 ‘대용 단백질’ 시장이라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이다. 일부를 위한 식품이 아닌 모두를 위한 식품을 만든다는 개념으로 접근함이 옳다. 그리고 대체육은 맛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대체’(비건)를 강조하지 말고 도시락 라면처럼 라면이면 라면, 만두면 만두로 승부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
한 개인의 건강, 더 나아가 지구 환경은 끊임없는 문제와 해결 방안에 부딪힐 것이다. 비건이야말로 이 두 문제를 이끌어나갈 중심에 서 있으며 관련 분야의 투자와 경영은 미래의 부를 쌓는 데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2000년도 IT버블 때보다 비건 시장이 더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투자의 방향성과 미래 전망에 대해 알고 싶다면 『비건을 경영하다』를 펼쳐 보길 바란다.
“최후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힘이 센 사람이나 영리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변화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입니다.” - 찰스다윈
*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생각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