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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아이들의 특별한 이야기 - 특수아동과 함께 하는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외 지음, 이인경.서혜전 옮김 / 이너북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 때 우리 반에는 다리가 불편한 친구도 있었고, 시력이 정말 좋지 않아 책에 거의 얼굴을 붙이고 책을 읽는 친구도 있었으며, 어머님께서 항상 같이 다니며 돌봐주셨던 친구도 있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그런 친구들에 대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느낌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 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나는 그런 친구들을 안 좋게 대하는 몇몇 못된 아이들의 행위에 정말 무서울 때가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너희들 이게 뭐 하는 짓이니?' 하고 쏘아붙일 수 있었을텐데 그 때는 그러지도 못 했던, 아직은 어린 학생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우리 가족은 이사를 갔는데, 그 때 같은 아파트에 장애를 가진 친구가 살았다. 같은 고등학교에 다녀서 가끔 마을버스에서 만나기도 하고, 학교에서 만나기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같은 버스에 타면 아는 척도 하고 꽤나 친하게 지냈다. 그 친구는 술래잡기를 엄청 좋아해서, 가끔 엘레베이터에서 만나면 '우리 술래잡기 하자'고 제안을 했다. 그 말은, 1층에서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면 다른 사람은 뛰어 나가서 숨어있고, 남은 한 명이 1부터 10을 세고 천천히 내린 뒤에 숨어있는 사람을 찾자... 는 얘기다. 나는 항상 그 친구와 친하게 지냈지만, 어느 순간 학원에 과외에 여유롭지 못 한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술래잡기 오늘은 못 해' 라고 말을 할 때 마다 설명을 해주었지만 이해를 못 하는 그 친구 때문에 섭섭하기도, 부럽기도 했다.
어쨌든 1, 2학년 때는 꽤나 친하게 지냈던 그 친구와는 고3이 가까워져 갈 수록 점점 멀어져갔고, 그 친구는 학교에서나 동네에서 나를 보면 '흥' 하고 토라져 가버렸다. 아마 '너 이제 나랑 술래잡기 안 해주지? 나 삐쳤어' 정도의 의미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친구는 또래인 고 3 아이들이 아닌 1, 2학년 후배들과 어울려 놀았다.
그 당시에는 막... '저 아이는 수능에 대한 스트레스도 없겠지', '쟤네 엄마는 어느 대학교 가라는 잔소리도 안 하겠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많이 했었다.
수능을 1달 여 앞두고 교회에 갔던 어느 날, 그 친구네 어머님께서 단상 위에서 말씀을 하시다가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았다. 어릴 때 아이에게 병이 있다는 말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고. 그 순간 내가 처음 태어났을 때, 손가락 발가락을 제일 먼저 확인했다는 엄마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리고 어릴 때는 조금만 아파도 엄마 마음이 철렁 했다는 말씀도 떠올랐다. 다른 또래 아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고.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았는데, 어렵게, 어렵게 만번씩 반복해서 가르쳐 결국에는 아이가 해내는 모습을 보면 그 이상의 행복과 보람은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따라 울었다. 그리고 겨우 '수능점수 떨어져도 스트레스 안 받겠지', '엄마가 뭐라고 안 하겠지' 이런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어쨌든 나는 수능을 봤고, 그 친구와는 또 1, 2학년 때 처럼 가깝게 지냈다. 그 다음 해, 그 친구네 가족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 까지는.
그 친구 덕에 나는 '장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대학교 다닐 때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아이들이 서로에게 '야, 너 왜 이것도 모르냐, 너 장애인이냐?' 는 말을 하곤 했었다. 솔직히, 그런 표현은 그 때 그 아이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표현이다. 뭔가... 사람들은 '장애'라는 말을, 마치 욕 처럼 사용하고 있다. 외국 영화에서도 똑같다. 그 때 나는 그 아이들을 모아놓고 '장애인'이라는 단어는 절대 욕이 될 수 없다는 설교를 늘어놓았다. 당시 나는 겨우 대학생이었고, 나의 수업에는 전문성도 없었고, 가끔은 아이들의 어려운 질문에 쩔쩔 거리기도 하고... 참 못 했지만 ;) 그 때 그 아이들에게 그 말은 참 잘 해주었다고 생각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특별하지 않은 아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더불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다. 그러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질병이 있는 아이를 처음 키우기 시작하는 부모가 느끼는 두려움(하지만 곧 welcoming으로 바뀌었지만), 그런 아이들을 통해서 느끼는 따뜻함, 때로는 웃음과 재미, 그리고 감동까지 두루두루 나와있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것 중에 가장 개인적인 issue가 되었던 것은 바로 '장애'를 가진 이 아이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강하고, 훨씬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장애'라는 단어를 굳이 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냥 이들은 우리와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냥 똑같은 사람들이다. 또 한 가지 issue는 이들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존과 함께한 수영 수업>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부터 수영을 해왔고, 나도 한 때 개인강습을 10대에게 받았던 기억이 나서 더 기억에 남은 것 같았다. 자폐가 있는 잭슨을 수영 수업을 받게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잭슨은 10대 수영선생님 존을 만난다. 잭슨 어머님은 잭슨을 자신의 손이 아닌 타인의 손에 맡기는 것에 대해 굉장한 불안을 느꼈지만, 잭슨과 존은 재미있게 잘 해나갔다. 무엇보다 잭슨에게 수영 수업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읽어내리는데 정말 마음이 짠 해지는 것을 느꼈다. 아마 책에 나와있는 것 이상으로 잭슨에게는 큰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에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는지 살짝 본 적이 있다. 그 때, 같은 학교에 다녔던 동네친구인 그 아이와 그 아이의 어머님이 생각났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점점 어머님께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날 교회에서 울음을 보이셨던 어머님이 이 책을 읽으면 정말 힘이 많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