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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도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ㅣ 손 안의 미술관 4
김영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는 미술관에 가는 것이 너무 지루했다. 그림은 멀리서 전체적으로 한 번 보면 끝나는 것이고, 특별한 색채나 인물이나 배경 등 내 눈을 자극하는 대상이 없으면 기억에 별로 남지도 않았다. 조금 크고 나서 미술관이 조금씩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지만, '이 그림 내 방에 어울리겠다', '이 그림 예쁘다' 정도의 코멘트를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아마 내가 미술관에서 정말 작품을 '즐겁게' 본 것은 프라도 미술관이 처음이었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어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이란 작품은 어릴 적 내가 봤다면 그냥 예쁘장한 공주와 기타 등등 다른 사람들이 그려진 작품 정도로 봤을 것이다. 그런데 프라도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이 작품을 통해서 한 작품 안에 등장하는 각 인물들이 누구인지, 지금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내가 그림 속 장면의 어느 위치에 있는 것 처럼 느껴지는지, 누가 그렸는지, 이 그림이 그려질 때의 시대적 상황은 어땠는지 기타 등등 작품의 디테일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빡빡한 유럽여행 일정 중에 미술관 한 곳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프라도 미술관 정도로 규모가 큰 미술관이면 더더욱 그렇다. 게다가 장소가 부족하여 보유하고 있는 작품들 중 일부만 공개할 정도인데, 그 공개된 작품만 해도 어마어마하니 미리 알고 가지 않으면 제대로 볼 수도 없는 지경이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에서는 이런 일정 속에서 프라도까지 갔으면 이 정도는 보고 오라고 할 수 있는 지침서다. 보기 쉽게 작가별로 정리를 해두었고, 마치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는 양 각 작품을 디테일하게 분석해두었다. 물론, 그 작품을 그린 작가의 인생과 시대적 배경도 함께 말이다. 특히 특정 작품들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프라도가 아닌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의 목록이 책 마지막에 나와 유용했다.
<프라도 미술관>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그곳에서 봤던 작품들을 머릿 속으로 정리해둔다 생각하면 좋을 것 같고, 아직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라면, 미리 읽어보고 내가 프라도에 간다면 꼭 이것만은 보고 오겠노라고 우선순위를 정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