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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빅터 챈 지음, 류시화 옮김 / 오래된미래 / 2004년 9월
평점 :
그러고보니 독서후를 쓴지도 되게 오래되었다.
그동안 이윤기 그리스로마신화 5권과 아라비안나이트 2권을 읽었다.
그 후기는 너무 오래되서 못 쓰겄네..ㅋㅋ
요즈음 약간 고민이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시정을 해달라고 요구를 할 때
그 사람의 인격을 비난하지 않고 그냥 나의 요구만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
그 사람의 인격을 의심하지 않고 그냥 나의 요구만 담담히 이야기할 수는 없을까?
항상 감정이 문제다. 다른이의 감정을 묘하게 건드릴 수 있는 요러한 천재성! (왜 하필 이런 인생에 도움안되는!)
빅터챈의 '용서'를 다 읽었다.
하루만에 다 읽을 정도로 열심히 읽었는데 왠지 이 책을 읽다보면 좀 안타깝네...
훌륭한 생각과 실천을 갖고 있는 사람곁에 있으면서도 자기자신일 수 있을까?
그에게 전적으로 배우길 희망하면서도 그것을 딛고 독자적이고도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는 새 축이 될 수 는 없을까?
그에게 자극받으면서도 거꾸로 '훌륭한 그'가 '노력하는 나'를 더 사랑하게 할 수는 없을까?
인간은 다 다르다. 누구나 자기의 길이 있다. 남과 같이 가려고 하면 나를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
이 책을 읽으면 달라이라마에 대해 좀더 알게 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것이 이 책의 목적이고 그 목적은 잘 이루어졌다.
그걸로 된 것이다.
그러나 난 좀 아깝다. 그는 철저히 일반인의 관점에서 달라이라마를 보고 썼고,
그 훌륭한 분과 교제하면서 일어난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다.
달라이라마도 이 책을 위한 그와의 정기적 만남을 빅터챈이 마무리할 무렵, 빅터챈에게 물었다.
"당신은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했습니다. 당신은 달라졌다고 생각하나요?"
나는 궁금했다. 빅터챈에게 긍정적인 변화, 이를테면 달라이라마의 모토인 그래, 책 제목인 '용서'하는 마음이 조금은 생겼을까? 그에게 변화가 생겼다면 '나 같은' 일반인도 어느정도 노력하면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그런 경지는 달라이라마와 같은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가능한 수행인 것일까
빅터챈은 농담조로 말한다.
"글쎄요, 다시한번 달라이라마와 이런 책을 쓰게 된다면 내게도 가능성이 조금 더 열리겠지요."
분명 쉽고 가까운 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난 달라이라마가 그에게 그런 대답을 원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것은 때안맞는 겸손같았다.
빅터챈은 너무 서구적이다. 어쩌면 문체까지도 너무 서구적이다.
나라면 좀금 더 나에게 도전을 해볼 것 같다.
용서도 해보고 마음을 태산같이 해보고, 명상도 뭣도 해보아서 날 먼저 구제하고 행복해지려 달라이라마의 경험과 말씀과 힘을 빌어 노력할 것 같다.
물론 빅터도 그랬을 것이다. 안적어놓았을 뿐이겠지만.
어쨌든 달라이라마의 공적인 일상, 사적인 장소에 대해 충실히 적어놓은 이 책을 단숨에 읽었다.
조금은 그를 가깝게 느꼈으며
나도 명상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명상이 뭔지도 모르지만 일단 나름대로 해보겠다.
나도 '용서'를 하고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얻겠다.
(요즘 월든, 에밀을 읽다보니 눈이 넘 높아졌는지,....빅터가 이 글을 읽을 수 없다해서 너무 뭐라한 거 아닌지? 내가 그에대해서 뭘 안다고? 그러나 나는 썼다.)
그러고 보니 책 내용을 하나도 안 썼네.
요지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미움도 뭣도 다 버리고 서로 용서하면 무엇보다 내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내가 한 용서는 돌고돌아 내게로 돌아온다. 뭐 이런 얘기다. 말로만 아무리 듣고 읽어도 소용없다. 생각하고 사색하고 경험하고 실제로 내가 해보아야 한다.
사색의 힘...
이런 산골에 살아도 막상 사색할 시간이 없다. 사색을 하려면 여러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일단 할일이 없어야 한다.
산골에 살아도 주부로서 하루 세끼차려먹고 등등, 거기다 어학공부도 해야하고 아이랑 놀아도 줘야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풀도 뽑아야 하고 고기도 잡아야 하고 올챙이 밥도 줘야하고 빨래도 해야하고...ㅋㅋ
어쩌다 혼자서 산책을 하다보면 비로소 사색이란 걸 하게 된다.
그나마도 자연탐구에 빠져버리면 못한다.
어제는 전깃줄 위에서 온몸을 드러내고 빠르게 지저귀는 쇠박새를 봤다. 아, 저 울음소리가 쇠박새 울음소리였구나!
새를 바라보면 새가 참 부러워진다.
어쩔때는 개미들을 바라본다. 돌을 들어올리면 개미들이 깜짝놀라서 희뿌옇고 길쭉한 알들을 황급히 옮긴다.
시험삼아 집 문구멍을 막고 조금후에 가 보면 먼저보다 문구멍이 더 잘 뚫려 있다.
물가 한적한 곳에서는 하루살이들이 제자리날기를 하고 있다. 난 하루살이들이 어느정도 높은 대기중으로 올라갔다가 활강하다가 다시 날개를 쳐올리며 나는 줄 몰랐다. 왜 그럴까? 벌새들은 꿀을 빨려고 그러는데 쟤네들은 뭐하는 걸까?
어젯밤에는 명상이란 걸 해보려고 하다가 그냥 잤다. 왜나면 화두를 못정했기 때문이었다.
인터넷이고 뭐고 찾아보면 명상하는 방법이 나올 테지만 난 나대로 일단 해보고 싶다.
중국어단어도 다 잊어버리고 일단 숨쉬는 거에 집중하자..고 아까 정했다.
생각은 하는만큼 나의 가슴은 더 성숙해지는 것은 같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내어줄 수 없음을..
너무 속세적인 사람이여...더 버려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