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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
정명섭 지음 / 은행나무 / 2016년 1월
평점 :
이 책은 조선 영조시대를 배경으로 외지부(현재의 변호인과 비슷한 일을
하는 존재)로 있다가 몰락하여 선술집에서 중노미(주점 직원)로 일하고 있는 주찬학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역사 법정 소설이다. 정명공주와
혼인한 풍천 홍씨 집안이 인조대왕으로부터 하사 받은 하의삼도(하의도,
상태도, 하태도)에서 대대로 섬 주민들에게 수탈을
일삼으며 살고 있는 상황이 소송의 원인이 된다.
홍씨 집안은 인조대왕으로부터 4대가 지나가면 소유권이 없어지는 ‘무토사패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법을 무시하고 오히려 횡포를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섬주민들이 20년 넘게 갯땅쇠(갯벌을 간척하여 만든 땅) 마저도 홍씨 집안이 섬에 속한다며 모두 빼았고 말았다. 전광도 관찰사나
나주목사에게 정소를 하거나 상소를 하였지만 왕실을 상대로 하기에 묵살을 당하고 오히려 보복까지 당하며 억울하게 살고 있다. 이에 따라, 영조 6년 5월에 하의도 주민 3명(윤민수, 임성찬, 이차돌)이 홍씨
집안의 마름(부자집의 하인) 놈들의 감시를 피해 섬을 탈출하여
영산포로 간다. 그 후 그들은 홍씨 집안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하여 외지부를 찾았지만 왕실을 상대하기에
모두 거절을 당한 후 소문을 듣고 한때 한양에서 최고 외지부로 이름이 알려진 주찬학을 찾아가면서 이야기가 본격 시작된다.
주찬학은 조정에 출사한 관리가 열 명이 넘는 홍씨 집안을 상대로 소지는 무리라고 거절하지만, 홍씨 집안의 의뢰를 받은 마포 무뢰패 주목 애꾸가 그들을 잡으러 다는 상황을 우연히 알게 된다. 그들끼리 찾아간 한성부에서 서리로부터 소지접수를 거부당하는 순간 주찬학이 나타나면서 소지를 접수하고 뎨김을
받으면서 소송이 시작된다.
많은 사건 사고와 흥미진진한 과정을 거치면서 소송은 진행되었고 판결은 어떻게 이루어 질까? 왜 한성판윤은 결송을 하지 못하고 사헌부로 이송시켰을까? 사헌부와
더불어 언론 삼사라고 하는 홍문관 으뜸인 대제학으로 홍유한이 있는데 과연 결송은 어떻게 진행될까? 또
다른 외지부 조외수와 주찬학의 관계는? 그리고 7년전 윤민수의
아버지와 주찬학의 관계는 어떻게 연관되어 있을까? 임금앞에서 직접 사연을 고할 수 있는 ‘격쟁’이라는
방법까지 윤민수 일행은 그들이 뜻 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조선시대에도 노비까지도 억울함을 소송으로 판결 받는 과정이 있고, 그
사이에 외지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법정 소설을 오랜만에 읽은 것 같다. 역사적 지식을 덤으로 배우게 된 것도 즐거움을 더 해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