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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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손에 잡힌 시집이기에 한껏 감성을 끌어 올려서 저자의 마음을 읽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세 번째 시집이라고 하니, 나름 중견 작가에 속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책 속 시에서 등장하는 나그네는 이 시집의 작가를 뜻한다고 하니, 여유를 찾아다니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저자를 상상하며 읽으면 좋을 듯 합니다.


각 시에는 2021 6월부터 2022 7월까지 언제 쓰여졌는지 제목 옆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해당 날짜쯤의 절기를 상상하며 읽는다면 더욱 느낌이 피부에 와 닿을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저자의 시는 글자수가 제법 있습니다. 짧은 호흡으로 느껴지기 보다는 핵심만 표현하는 짧은 수필처럼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뒷모습이라는 글에는 나이가 많이 들었음에도 누군가가 그립고, 누군가의 위로가 고맙고, 그럼에도 아직도 표현이 서툰 현실의 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느덧 중년과 노년의 경계에 있는 저자도 언젠가 한 번쯤은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보자고 합니다. 산전수전 다 겪고,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이 원하는데로 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들은 살아온 시간과 상관 없이 오로지 자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과 이야기 해 본적이 거의 없었을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혼자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다른 사람에서 찾으려고만 했지, 스스로와 즐거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색하기 좋은 이번 가을에에 또 다른 나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하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아주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시집은 저자가 자신을 위로하는 글이란 것을 작가의 딸이 쓴 서문을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수술과 사고를 겪은 뒤 아픔을 극복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저자의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힘든 사회생활 이후에 인생 후반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아버지의 마음은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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