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의 신화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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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필명 최인 작가님의 단편소설을 모아 출간된 신간 단편집입니다. 10편의 단편소설 실려 있으며, 저자는 머리말에서    공통점으로 현대인의 일그러지고 왜곡된 자화상, 기형화되고 병들어 가는 시대상을 그리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 스스로 책에 실린 작품들 중에는 과거 유명한 소설의 시리즈 또는 현대식으로 쓴 소설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경찰서 형사과에서 잡일을 담당하는 미스 오의 이야기는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경찰서 내부의 정의를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으며, 그 속에서도 정의롭지 않은 또 다른 사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스 오는 피의자환경조사표를 통해 내부에서 일하는 동료들의 일상 행동 속에서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있을 법한 강자와 약자, 갑과 을의 관계를 평범한 일과 속에서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세연 남편에 대한 약점을 가진 심형사의 협박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잘못된 관계, 그 속에서 고민하고 스스로 심판을 하려고 마음먹을 때까지의 오세연의 심리는 남의 이야기처럼 가십거리가 될 수 있지만, 정작 본인에게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크게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그리고, 밀월 모텔의 화재와 5층에서 발견된 불에 탄 남자의 시체로 인해 그녀의 계획은 실행도 하지 전에 이야기가 끝나 버리는 반전, 짧은 이야기이고, 외적으로 정의를 구현하지만 내부에서는 다를 바 없는 경찰이 모인 경찰서 내부에서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짧은 이야기 속에서 장면의 흐름에 비하여 심리적인 부분들은 복잡하고 빠르게 흐르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이런 빠른 흐름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심리적 이야기를 볼 때는 이야기의 반전이 있을 것 같지만, 큰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긴장을 높였다 낮추었다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책에 실린 소설들의 주인공이 모두 극한 상황에 놓여 있었고, 기저에 인간회복에 대한 갈망을 품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서두에서 언급 때문에, 나라면 극한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미리 주인공에 대입해 보면서 읽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소설마다 상황이 달랐기에 전개 과정을 거의 예측하지 못하였지만, 오히려 예측할 수 없었기에 더 재미있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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