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나에게
김아리 지음 / 보름달데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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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앞 표지아래에 쓰여진 김아리잡문집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 옵니다. 한 번에 이 책은 저자의 삶과 관련하여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회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온 어느 한 사람처럼 저자도 33년간 열심히 살아왔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 동안 내색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모든 생각과 마음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책은 표류하다, 어른아이, 현실괴담 그리고 사랑하며의 총 네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 속에서 누구나 겪을 수 없는 특별한 이야기에 나라면 어때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독일에 거주하면서, 바로 전날까지도 통화를 하였던 한국의 부모님이 밤중에 화재로 인하여 돌아가시게 된 후의 이야기 입니다. 화재와 사망 소식을 전달 받고,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친한 친구에서 전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제 삼자처럼 바라보았던 신비한 경험을 하였다고 합니다. 사망 소식을 들었음에도,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고 카톡도 보내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항상 돈 이야기만 하던 자식의 모습과 항상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부모님과의 대화내용, 엄마의 폰에 저장된 음성통화 파일 내용에서 느끼는 감정은 어떠했을까. 얼마나 큰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그런 상황이 되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저자의 말대로 찰라의 순간에 견고한 울타리가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이렇게 남동생을 둔 K-장녀의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책 속에서는 세 컷짜리 그림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그림이었지만, 그 속에 담긴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절제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살아온 절제된 삶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몇몇 그림에서는 아직 인생의 내 공이 부족하여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힘이 든다면, 이런 그림을 통해서라도 표현하면 삶의 무게가 조금 가벼워 지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첫 페이지에 쓰여진 이 새대의 장녀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친구로 까지는 대부부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였을 것입니다. 선생님, 연주자 및 작가가 아닐지라도 각 자의 지위와 신분에 맞는 삶을 살았을 것이며, 저자와 같이 하고 싶은 말이나 하고 싶었던 것을 참고 살았을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오랜 시간 닫고 살아왔던 스스로의 본심을 만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특별하고 위대하다고 말할 수 없더라도, 누구나 원하고 바라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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