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고래잡이 - 라말레라 부족과 함께한 3년간의 기록
더그 복 클락 지음, 양병찬 옮김 / 소소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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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위하여 고래잡이는 전세계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일본만이 연구목적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식용으로 고래를 불법사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인 ‘마지막 고래잡이’처럼 전문 포경선이 아닌 민간인에 의한 고래잡이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이 책의 배경은 인도네시아 남쪽의 동쪽 끝 지역의 티모르와 가까이 위치한 소로르 군도의 라말레라 지역이라고 합니다. 책의 목차 뒤에는 라말레라 사람들에 대한 정보가 실려 있으므로, 이들의 이름과 서로의 관계를 먼저 파악한 다음에 책을 읽는다면 내용 파악이 더 쉬울 것입니다. 사냥이 시작되었다는 현지어인 발레오! 발레오! 를 외치며 항구에 들어오는 선원의 고함소리를 시작으로 향유고래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라말레라 마을 전체에 전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노를 젓는 열 척 이상으로 구성된 선단들은 수 시간 동안 향유고래를 쫓으며 사냥하게 됩니다. 배의 맨 앞에는 작살잡이인 라마파가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서로 차지하려는 맨 앞 자리에서 노를 젖는 사람인 베파제는 가끔 작살잡이를 돕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작살잡이가 되고 싶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최신 모터나 엔진 그리고 창살 대포가 있는 배가 아닌 수시간 노를 저으면서 추격하고, 뱃머리와 끈으로 연결된 5미터짜리 대나무 작살을 고래등에 직접 올라타면서 쑤셔 넣은 방법으로 잡는다는 것은 놀라웠습니다. 고래와 연결된 3개의 로프를 통해 긴 싸움이 일어나고 그 과정이 너무 사실감 있게 설명되어 있어, 마치 실제 고래잡이하는 모습을  보는 듯 하였습니다.


현대적인 모터가 달린 배와 폭발형 작살 그리고 이를 발사하는 대포를 이용한 고래잡이까지 발전하게 되었고, 유자망 어업이나 황새치, 황다랑어, 가오리 등도 사냥하게 됩니다. 또한, 더 비싼 어종이지만, 고기의 양을 더 중요시하여, 이빨, 꼬리, 지느러미가 없는 상어와 교환하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다른 지역의 어장이 고갈되면서 아시아 전역의 어선들이 라말레라 부족의 전통적인 사냥터까지 오게 되고, 불법적인 어류 약탈도 발생합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가 동부의 천연자원으로 국민 경제를 살린다는 대선공약도 겹치면서 어장은 쇠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조상으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전통을 지키려고 하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라고 합니다.


책에는 실제 라말레라 사람들의 전통적인 고래잡이 현장을 담은 컬러 사진들이 실려 있습니다. 상업용이 아닌 그들의 생존을 위한 전통적인 사냥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은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이들이 지구상의 마지막 고래잡이가 아니길 바라며, 생생한 현지 이야기를 잘 표현한 저자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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