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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산에 산다
최성현 지음 / 시루 / 2020년 9월
평점 :
옛날 같았으면, 도시에 산다, 농촌에
산다, 바닷가에 산다처럼 산에 산다라고 하면, 그냥 살고
있는 집에 산속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산에 산다라고 하면, 문명이 있는 도시를 떠나,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특별한 느낌이 듭니다. 먼저 이 책은 2006년도에
출간한 책의 개정판입니다. 몇 편은 빠지고, 더 많은 글이
추가되었으며, 글의 순서도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버스로 큰 산을 넘어서 내린 뒤에도 십 리의 마을 길을 지나서, 절 한 채 정도 지나치는 오 리의 산길을
걸어야 나오는 작은 집에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방 두 개에 부엌 하나 있는 외딴집에서
저자는 2008년까지 무려 20년 넘게 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강원도의 산에서 자연농법으로 논밭을 일구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같은 자연속에서의 삶과 느낌이지만, 저자는 나름 다섯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먼저 저자는 산에 살며 느끼는 두가지 즐거움이 있다고 합니다. 자신을 찾아오거나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풀, 나무, 새, 벌레, 짐승 등을
만나는 재미와 가끔 찾아오는 손님이라고 합니다. 그들과 나누는 이야기,
함께 하는 식사나 자연을 즐기는 것이 포함될 것입니다. 저자도 사람인지라, 가끔 농사지은 선물을 들고 서울을 찾기도 하니, 완전히 문명과 차단하여
고립된 삶을 사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사람을 위한, 배추힌나비를 위한 그리고 산토끼를 위한 세 종류의 배추밭이 있다고 합니다. 배추힌나비
애벌레를 직접 잡아서 그들만을 위한 옆밭 배추밭에 옮겨 주고, 집 뒷밭은 산토끼에게 양보하니, 자연스럽게 앞밭에는 배추힌나비도 산토끼도 얼씬하지 않는 다니 신기할 만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대게, 농촌이나 산촌에 가보면, 사용한
자재들을 주변에 오랫동안 모아두고 방치하거나 땅 속에 묻기도 합니다. 또한, 한 곳에 모아서 불태워 버리기 마련인데, 저자는 먼저 살았던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지게를 지어 먼 거리를 오가면 트럭 두 차 분량을 깨끗하게 치웠다고 합니다. 진정한 자연과
함께 하려는 마음이 없고서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오리 길에 있는 나이드신 보살님과의 인연이 온
세상을 도장이자 도량으로 보게 하였고, 자신이 사는 그 곳도 도량으로서 청소를 깨끗이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책 속에서 저자는 초기에 자신의 집을 찾아오는 손님들 속에서 한울님을 찾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항상 손님이 떠난 뒤에는 뛰어난 연기를 보인 한울님의 겉모습에
속았다는 후회가 있었고 안참 뒤 깨달음을 통해 손님으로 찾아온 손님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던 그 사람을 영접하고 맞아야 하는 것을 알고 그 마음을
잃지 않으려는 도인의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문명 생활에 찌든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산 속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 책을 통해 산에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느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