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입었으나 갈 곳이 없다 (Jewel Edition) 연시리즈 에세이 1
이제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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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이제가 쓴 산문집입니다. 산문집의 특성상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짧은 글로 표현하였고, 이런 글은 읽는 이들에 따라 차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감정을 느끼는 점에서 소설이나 자기계발서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책을 읽고 남기는 서평에도 해석에 대한 개인차가 있으니, 책 속에 담긴 저자의 고귀한 글을 직접 만나는 것을 적극 추천 드립니다.


저자가 파도를 타고 예고도 없이 찾아 오는 해풍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파도를 탄다는 상상할 때는 습관적으로 모래 사장이 있는 해수욕장이나 갯바위에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이 먼저 연상되었던 마음이 벽을 넘어서는 느낌이었습니다. 폐가라는 말만 들어도 뭔가 모르는 위험이 존재하는 것 같아서 다가가기 꺼려하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저자가 학기가 끝나서 모두 떠나가고 홀로 일 주일 정도 더 머무르게 되는 폐가는 기숙사입니다. 학기 중에는 매일 드나들던 친구와의 만남의 장소이며, 하루의 피곤을 씻어내는 고마운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에는 깨끗한 폐가로 잠시 변신한다는 생각이 기발합니다. 고마운 안식처와 폐가의 이미지를 겹쳐 상상할 수 있고, 이러한 자연스럽지 못한 환경에서 취약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글에서,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이나 공장도, 사람들이 모두 퇴근하는 저녁에는 소름끼치는 공간으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같은 건물이지만, 사람들이 많은 공간과 어둠만이 남는 공간이 다른 것이 아닌 동일한 것이며, 폐가에 가지는 두려움은 반대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책을 처음 펴 보았을 때, 여느 책과 달리 인쇄된 글들이 기울어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작과정의 실수가 있었나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인터넷 서점의 미리 보기를 확인하고 나서야, 처음부터 의도된 기획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올바른 모양새가 아닌 것이 잘못이지 않을까라는 선입견을 너무 쉽게 가져버린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다수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답이고 좋다는 것을 굳이 지키지 않아도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것 느낌 또한, 이 책이 전해준 또 하나의 보너스라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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