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 매일의 기분을 취사선택하는 마음 청소법
문보영 지음 / 웨일북 / 2020년 7월
평점 :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서 너무나 풍족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삶의 주체에 대한 불안이 사라진 반면, 몰라도 괜찮을 정보를 너무 많이 알기 때문에 그리고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나이든 노후생활이 길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또한, 과거처럼 정녕이 보장되지 않고 중년만 되어서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 빠른 트랜드 변화로 인해 현재 운영하는 자영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불안감, 건강검진의 보편화와 의학의 발달로 발견되는 몸의 이상에 대한 건강 염려 등 오히려, 과거보다 더 많은 불안이나 트라우마들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삶의 무게가 버거울 때, 무언가를 버리는 행동을 통해
기억의 무게, 슬픔의 무게,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를 조금은
덜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욕심이든 미련이든 버리지
못하고 있던 것들을 막상 버리고 나면, 그것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총 4부에 걸쳐 버리면서 불안을 줄이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어릴 때부터 선물을 받았을 때 사용된 포장지를 버리지 않고 수집하였다고 한다. 포장지에서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는 특별한 감성도 있습니다. 선물 자체 보다는 선물을 푸는 장면이 선물과 함께 하는 행복이라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포장을 뜯지 않는다면 계속 선물로 남아있도록 하는 역할 일지도 모릅니다. 남들에게는
쓰레기로 보이는 버릇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남에게 포장지를 선물하고 싶은데 그냥 주기 뭐하니까 다른
물건을 포장하여 준다는 저자의 생각에 어느새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라면 2인분 끓이기 훈련 이야기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요리를 못하는 사람도 자신만의 라면 레시피가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라면을 좋아하지만 라면 끓이는 기다림이나 과정을 좋아하지 않는 특이한 사람입니다. 찰라 일수도, 긴 시간일 수도 있는 물이 끓어 오르는 시간 동안에
시집을 읽는 행동, 길 잃은 영혼과의 이야기 그리고 1인분에
익숙한 경험으로 2인분 끓이기에 도전하는 이야기 등에서도 불안을 찾아내는 일상이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곳에서도 불안이 존재하는 만큼, 그 불안이
실제로는 불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의 내면에서 만들어지는 불안은 스스로 창조한
만큼 스스로 없앨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