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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겨울나무
김애라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3월
평점 :
기나긴 일본의 아베정권은 지금도 과거의 군국주의 시절에 젖어있는 듯 합니다. 동북아
국가들과 평화롭고 화합하며 지내기를 거부하고, 과거 군사력을 멋대로 휘두르던 국가의 모습을 만들려는
노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책의 시작은 지우고 싶은 일제치하의 시대부터 저자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저자는 일제 말기인 1938년에 압록강 근처인
평안북도 강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일제시대와 6.25사변을
모두 경험하였던 세대입니다.
저자의 아버지는 의사였기에 나름 엘리트였고 어머니는 부잣집 딸에 신교육을 받은 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와는 재혼이였고 전처의 자식들과 전처가 같은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황당한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분노한 이모에 의해 별거를 하게 되었지만, 식음을 전폐하고 죽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다시 강계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와 삼촌들이 어머니를 때리 등 고부간의 갈등은 계속 있었다고 합니다. 어찌 되었든, 세 여동생이 더 태어나는 등 그 곳에서 월남하기까지 7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래도 강계는 저자에게 어린 날의 추억이
깃들고 즐거웠던 마음의 고향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어린시절이야기는 우리의 할머니로부터 들을 수 있는
과거를 대신 해 주는 듯 했습니다.
저자는 고등학교때 전교 1등을 했지만, 목표였던 서울 법대는 낙방하고 이화여대 영문과를 진학하였고, 졸업
후에는 미국 유학을 지원하는 국가시험에도 합격하는 수제였습니다. 유학 준비중에 당시 한국의 상류사회에
유행이었던 사진 결혼을 하였다고 합니다. 처음 알게 된 사진 결혼이란 것을 저자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사진 한 장만 보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였지만, 기대와
다른 미스터 문과 그 곳의 생활 모습은 한 순간에 한 사람의 삶이 180도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의 자존심, 아버지의 자존심, 신고
결혼 후의 미국 결혼 생활은 처음의 유학이란 꿈을 포기하고, 완전히 새로운 삶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곳에서 자식을 키우며, 우리와 비슷하게 크고 작은 사건 사고를
겪으며 살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40대 중반에 신학교에 진학하였고,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노력 끝에 뉴저지 연회 역사상 최초의 동양인 여자 목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후의
목사로서의 삶에서는 과거의 삶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는 것 같았습니다.
긴 저자의 삶에서 큰 이벤트만 추리려 해도, 워낙에 심적으로 큰 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남자인 저로서도 저자와 같은 큰 심적인 일을 겪는다면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가부장적이고 불안정한 시대에 한국 최고 수준의 엘리트 여성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당시에 미래의 방향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새삼 요즘 시대의 한국 여성들은 큰 복을 받고 있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