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어 - 여행에서 찾은 외식의 미래
이동진 외 지음 / 트래블코드 / 2019년 10월

이 책은 기존의 ‘퇴사준비생의 도쿄’. ‘퇴사준비생의 런던’ 시리즈에서 파생된 스핀오프 콘텐츠입니다. 따라서, 콘텐츠의 구성방식과 서술방식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관점에서 관찰하는 서술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차이점은 도시별 구성으로 다양한 업종을 다룬 것이 아니라, 반대로, 여러 도시의 식음료업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책에서는 뭘 할지는 모르지만 아무거나 하긴 싫을 때, 여행이 필요한 이유로, 일상과 단절로 인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차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기존의 고정관념과 생각의 틀을 깨기 위해서는 머무는 공간이 바뀌는 여행지에서 생각이 숨을 쉴 수 있는 구멍이 생긴다고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4가지 관점으로 여행을 떠나 기획을 새롭게 하는 생각의 재료를 수집하려고 합니다. 4가지는 과거를 재해석해 보는 것, 고객 경험을 바꿔 보는 것, 고정관념을 부수어 보는 것, 미래 기술을 도입해 보는 것입니다. 각각의 관점에 대해서 3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 중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디저트와 차를 공짜로 대접하는 타이베이의 디저트 가게 입니다. ‘춘수당’은 최근 인기를 끌면서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버블티를 최초로 개발한 원조 업체이기도 합니다. 원래 이름은 ‘쩐주나이차’로 불리우며 밀크티에 타피오카로 만든 버블을 넣은 음료로서 타이베이의 국민 음료가 된 것입니다. 버블티 중에서도 춘수당은 원조이면서 가장 고급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이 곳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버블티를 직접 만들고 즐길 수 있는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으며 고급화와 대중화를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곳입니다. 버블티 음료와 함께 타이베이의 대표적인 과자로 파인애플 소가 있는 펑리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소의 구성요소와 함량에 따라 5개 정도 있지만 그 중에서 최고급 브랜드는 ‘써니힐즈’라고 합니다. 이 곳에서는 주중 주말을 가리지 않고, 아침 오픈부터 오프까지 관광객은 물론이고 현지인들까지 줄 서서 먹는 곳이라고 합니다. 다른 곳 보다 3개 이상 비싼 곳인데도 인기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곳에서의 시식은 특별한 방법을 이용합니다. 매장에 들어오는 분들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포장도 뜯지 않은 펑리수 한 개와 따뜻한 우롱차를 쟁반 위에 무료로 서빙해 준다고 합니다. 펑리수를 먹는 즐거운 경험을 각인시켜 집에서도 펑리수를 먹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판매시에는 낱개로는 팔지 않고 세트로만 팔기 때문에 객단가가 높게 나오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음식에 최고 좋은 공인한 재료와 알맞은 요리 방법을 사용하는 원칙이 존재하며, 재료의 핵심인 파인애플을 생산하는 팔괘산 지역 주민과 상생하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전략이 경쟁업체와의 차별을 만들고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 생각되었습니다.

흔한, 음료수와 과자에서도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가지고, 나라를 대표하는 업체가 되고, 나아가서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아이템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지역의 업종에 대한 글들도 좋은 내용이 많았지만, 현재 한국을 강타하고 인기가 상승중인 업종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되어 즐거웠습니다.^^